안녕하세요?
오늘 <가사실종사건> 주인공은 '노이즈'입니다.
아래 노래 들으시면서 글 보시는 걸 추천합니다.^^
오늘 나는 우연히 널 보고 말았어
나에 상상 속에 그리던 널
나의 눈이 너와 마주치던 그 순간
나는 굳어버렸지
할 말도 잃어버린 채
- 노이즈의 <상상 속의 너> 가사 중 -
노이즈는 4인조 남성 그룹으로 1992년 데뷔했습니다. 1990년대 중반을 수놓았던 그룹입니다. 천성일, 한상일, 홍종구, 김학규가 멤버입니다. 총 7집까지 발매를 했는데요, 원년 멤버는 2집까지 활동했고, 3,4집은 김학규 대신 홍종호가 투입되었고, 5집은 다시 홍종호가 빠지고 6집은 한상일까지 이탈하며 2인체제였죠. 7집은 한상일, 권재범으로만 활동했습니다. 참고로 한상일은 서태지와 아이들 멤버로 제안을 받았으나 "노는 게 좋다"며 고사했다는 후일담이 전해집니다.
노이즈는 신승훈, 김건모, 박미경, 클론 등과 함께 라인 음향 소속이었는데요. 여기 프로듀서가 김창환 씨라서 그가 작사, 작곡을 맡았죠. 오늘 소개해 드릴 곡은 1995년 발매된 3집 앨범에 실린 곡으로 타이틀 곡은 아니었습니다. <어제와 다른 오늘>이 타이틀 곡이었죠. 하지만 인기는 이 노래가 더 많았던 걸로 기억됩니다. 이 노래 외에도 <너에게 원한 건> <내가 널 닮아갈 때> 등 히트곡도 적지 않습니다.
이들의 근황은 이렇습니다. 홍종구는 가수 은퇴후 연예인 매니지먼트와 음반 제작을 했는데 그 과정에서 영화배우 고수를 발굴한 것으로 유명합니다. 천성일 씨는 작곡가로 활동하다가 IT 회사에 근무하고 있다고 전해지고요. 안무를 맡았던 한상일은 현재 무역업에 종사하고 있다고 하고요. 김학규는 엔터테인먼트 회사 대표이고 홍종호는 쇼핑몰을 운영 중이라고 하네요. 하하하. 모두들 각자의 방식으로 잘 사시고 있는 듯요.
자. 본업인 가사 속으로 함께 들어가 보실까요? 제목이 '상상 속의 너'입니다. 제목만 봐선 이상형이 떠오르기도 하고요. 혼자만의 짝사랑을 하고 있는 것 같기도 합니다. 화자가 말하는 상상 속의 너는 어떤 모습일지 가사를 따라가 보시죠.
이 노래는 랩으로 시작하죠. '나는 가끔 이런 생각들을 했어/ 내가 사랑할 수 있는 누군가도/ 지금 나와 같은 생각으로/ 나의 모습들을 가끔씩 그려보는지/ 이런저런 상상 속에 많은 시간들은/ 나를 외롭게 만들었지만/ 나는 기다렸어 /그날이 오기를 바로 오늘을' 부분입니다.
이런 상상 한 번씩 해 보시죠? 솔로일 때 세상 어딘가에 내 짝이 있고 지금 어디서 무얼 하고 있을까 하고 말이죠. 그래서 TV 같은 데서 보면 미래의 짝에게 영상 편지를 보내는 걸 시키는 어처구니 없는 일도 있고요. 내가 미래의 상대를 생각하는 것처럼 상대도 나와 만나는 날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고 믿고 있는 것일까요? 화자는 그런 생각으로 긴 시간을 지나왔고 꿈인지 생시인지 오늘 그 상대를 만나게 됩니다.
2절에서는 '너무 오랫동안 나는 기다렸어/ 나의 친구들은 애인이 있는데/ 나만 혼자라는 외로움에/ 가끔 나는 나 자신을 미워했었지만/ 그래 한번 참아보는 거야/ 어디까지 그댈 기다려야 하는지/ 나의 인내심은 그대를 만났어/ 바로 이 순간'이라는 가사가 나옵니다.
친구들은 다 애인이 있는데 자신만 없는 상황. 비혼주의를 선포했으면 모르겠지만 셈이 날만도 하겠죠? 능력 없어 보이는 자기 자신이 미워 보이기까지 합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아무나 하고 사랑을 할 순 없는 노릇이니 참고 참고 또 참습니다. 그 인내심에 하늘도 감탄한 것일까요. 바로 오늘 그녀가 화자의 앞에 나타납니다.
'오늘 나는 우연히 널 보고 말았어/ 나에 상상 속에 그리던 널/ 나의 눈이 너와 마주치던 그 순간/ 나는 굳어버렸지/ 할 말도 잃어버린 채' 부분입니다. 그토록 바라던 상상 속의 상대를 만났으니 얼마나 기뻤겠어요. 하지만 너무 긴장한 탓인지 눈이 마주치는 순간 온몸이 굳어버렸네요. 그 심정은 충분히 이해가 가지만 쯧쯧.
'어떡해야 그대에게 말을 건넬까/ 나의 맘은 두근거렸지만/ 내게 슬쩍 눈길을 주며 웃는 그댈/ 이젠 사랑할 수밖에 없어' 부분입니다. 어떻게 얻은 기회인데 그냥 날려 보낼 순 없었겠죠. 눈은 그녀에게서 쉽사리 떨어지지 않는 상황인데 눈웃음으로 화답하는 그녀를 보고 화자는 오해할 수밖에 없었을 겁니다. 바로 금방 사랑에 빠지는 금사빠의 면모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진짜 그녀가 상상 속의 너가 맞을까요? 하하하.
음. 오늘은 '이상형'에 대해 썰을 좀 풀어보겠습니다. 우리는 심심풀이든 아니면 진지하게든 서로가 어떤 스타일의 이성을 좋아하는지 물어보곤 합니다. 딱히 없다는 사람부터 연예인 아무개 같은 스타일이 좋다는 사람까지 천차만별이죠? 여려분들은 어떠세요?
'이상형'은 말로만 존재하는 거라고 말하는 분들도 있습니다. 연예인의 경우 떡 줄 사람은 생각도 안 하는데 혼자만 좋아하는 형국인 것이죠. 흔히들 쉽게 결혼에 골인하지 못하는 분들을 거론할 때 '눈이 높다'는 표현을 하곤 하는데, 비교적 이상형에 가까운 배우자를 찾기 때문이죠.
'이상형'의 반대는 '현실형'입니다. 소개팅에서 봤던 새침하고 여성스러운 모습 혹은 말끔하고 남성스러운 모습과 대조되는 방귀를 뀌고 트림을 하고 머리가 떡지고 등등등. 이런 게 싫어서 결혼은 안 하고 연애만 하겠다는 분들이 있는지도 모르겠네요.
전 이상형 하면 그림 우화가 떠오릅니다. 어떤 동물이 다른 동물들의 멋있는 부분만을 가져다가 붙여서 몬스터와 같은 모습이 되는 내용이죠. 이상보다는 조화가 더 우선해야 한다는 교훈을 주고 있습니다. 이상을 추구할수록 현실과는 괴리를 보이면서 짝을 찾기 어려워지는 현상을 설명해 주고 있죠.
나에게 이상형이 있다면 상대에게도 이상형이 있을 겁니다. 자신은 이상형과 거리가 먼 스타일이면서 상대가 자신의 이상형에 가깝다면 그 관계는 오래가지 못할 겁니다. 자신의 이상형을 고수하는 만큼 상대도 그만의 이상형을 중요시할 테니까요. 이상형과 이상형이 만나는 건 하늘에서 별을 따는 것만큼 어렵죠.
이상형은 '완벽' 혹은 '완전'이라는 단어와 결을 같이 합니다. 뭐 하나 빠지는 게 없이 딱 들어맞는 상황을 연상시키죠. 과연 실수로 얼룩진 인생을 사는 인간들에게 이상형이라는 타이틀이 어울리나 한 걸까요? 결혼정보업체의 증언에 따르면 이상형을 찾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여자보다 남자가 더 많답니다. 믿거나 밀거나.
이상형 월드컵이라는 게임이 있습니다. 서로 다른 유형의 이성 얼굴을 2개씩 보여주고 그중 마음에 드는 한쪽을 선택하게 해서 최종 하나를 남기는 방식이죠. 재미 삼아해 보면 괜찮습니다. 대부분은 연예인이나 유명인들로 그 사진이 꾸며져서 현실에서는 고른 이상형과 만날 확률이 거의 없다는 게 단점이지만요.
세바시 강연 중에 팝 칼럼니스트 김태훈 씨 강의를 보면 '이상형은 운이 없어서 만나지 못하는 것이 아니라 존재하지 않는 것을 찾기 때문이다'라는 내용이 있습니다. 문자 그래도 봐도 이상형은 현실에는 없는 것이죠. 그런 의미에서 재미를 넘어 현실에서 이상형을 찾아 헤매는 것은 부질없는 일일지도 모르겠네요.
이 노래 '상상 속의 너'의 화자는 이상형을 찾진 않았습니다. 언제가 나타날 자신의 짝을 기다렸을 뿐이죠. 만약 화자가 이상형을 기다렸다면 독수공방의 길을 걸었을 겁니다. 다행히도 화자는 솔로인 자신에게도 언젠가 짝이 생길 거라는 희망, 다시 말해 일정한 선을 유지했기에 현실에서 그녀를 만나게 되었습니다.
우리가 이상형을 논하는 건 아마도 자신이 선호하는 성격이나 외모 등을 가늠해 보기 위해서 일 겁니다. 현실에서는 그중 어느 하나 혹은 대부분에 해당되나 기준치에는 못 미치는 수준에 그치고 말죠. 이상형에 대한 환상을 깨고 현실형을 찾는 과정 속에 사랑의 성공 공식이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오늘의 브런치는 이것으로 마치겠습니다.
PS. 전 이상형이 매번 바뀝니다. 드라마나 영화를 볼 때마다 극 중 여주인공이 예뻐 보이면 이상형을 바로 교체하곤 하죠. 줏대가 없는 것인지 아니면 특별한 이상형이 정해지지 않아서인지 알 수 없지만 그럽니다. 현재는 <사랑한다고 말해줘>에 출연한 신현빈 씨가 저의 이상형입니다. 하하하. 세상에 없는 이상형이다 보니 비슷한 걸 볼 때마다 이상형이라고 말하고 다니는 것은 아닐까 싶기도 하네요. 오늘은 이만^*. See you. Coming so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