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타임(1TYM)의 <Hot 뜨거>
작사/작곡 테디
안녕하세요?
오늘 <가사실종사건> 주인공은 '원타임(1TYM)'입니다.
아래 노래 들으시면서 글 보시는 걸 추천합니다.^^
Hot 뜨거뜨거 Hot 뜨거뜨거 Hot
쉬지 않고 뛰는 내 심장 이
Hot 뜨거뜨거 Hot 뜨거뜨거 Hot
불타오르는 나의 젊음이
Hot 뜨거뜨거 Hot 뜨거뜨거 Hot
여기 내 손에 쥐고 있는 MIC
Hot 뜨거뜨거 Hot 뜨거뜨거 Hot * 2
- 원타임의 <Hot 뜨거> 가사 중 -
원타임(1TYM)은 1998년 데뷔했습니다. 남성 4인조 래퍼로 이루어진 힙합 그룹이죠. 그룹명은 '1(One) Time for Your Mind'의 약자입니다. 테디, 오진환, 송백경, 태빈이 멤버입니다. YG엔터테인먼트 소속인데요. 빅뱅이 나오기 전에 YG기둥을 받치고 있던 그룹이죠. 양현석 씨는 지누션의 앨범에 당시 7명의 연습생들을 모아 데뷔를 시켰는데요. 거기서 3명이 이탈하면서 최종 4명으로 원타임이 만들어졌습니다.
1집은 <1TYM>이 타이틀곡이었고요. 2000년 발매한 2집에서는 <One Love>와 <쾌지나 칭칭>이 많은 사랑을 받았고 3집은 미국 영주권 문제로 제대로 활동을 못했습니다. 오늘 소개해 드릴 곡은 2003년 4집에 실린 타이틀곡으로 멤버인 테디가 작사작곡을 했습니다. 2005년 5집을 발매했지만 이들의 활동은 거기까지였죠.
한국 음악 역사상 인기를 구가한 힙합 그룹을 꼽으라면 꼭 들어가는 그룹입니다. 발음도 잘 들리고 리듬감도 중독성이 있는 곡들 위주죠. 특히 멤버였던 테디는 YG의 초창기를 함께 하며 탁월한 프로듀싱 능력으로 이후 빅뱅, 2NE1, 블랙핑크 등 YG의 부흥에 기여한 인물입니다.
해체 이후 테디와 대니는 각자 솔로 활동으로, 오진환과 송백경은 카레집을 함께 개업합니다. 이후 테디는 YG엔터테인먼트 산하 레이블의 대표이사를 맡고 있고 대니는 미국에서 생활을 하고 있으며, 송백경은 2019년 KBS 전속 성우에 최종합격했다고 하네요. 다들 파이팅!
자. 본업인 가사 속으로 함께 들어가 보실까요? 제목이 'Hot 뜨거'입니다. 제목만 봐서는 무슨 이야기를 하고 싶은 건지 감이 안 오죠? 일명 '핫하다'는 말은 '요즘 사람들에게 관심을 한 몸에 받고 있다' 정도의 뜻이죠. 화자가 말하는 핫한 부분은 어디인지 같이 가사 여행을 떠나 보시죠.
'남이 했던 건 안 해 뭐든지 간에/ 외모 보단 우리 음악에 반해/ 노래고 랩이고 제대로 할래/ 원한다면 언제든지 말해/ 고개를 흔들어 박자에 맞게/ 더 이상 뭘 더 바라/ 다들 아시다시피/ 우리 음악은 Hot 뜨거뜨거 Hot 뜨거뜨거 Hot'가 첫 가사입니다. 차별화를 팀의 생명줄로 삼고 있다는 말로 들리고요. 언제든지 노래고 랩이고 들려줄 준비가 되어 있다고도 말합니다. 자신들의 음악이 핫하다면서요.
'엉덩이에 살짝 걸친 청바지/ 목걸이 길게 배꼽까지/ 모자는 삐뚤어지게 좀 크게/ 내 신발은 항상 깨끗하지/ Afro.cornRole 때론 빡빡이/ Doorag 두건 난 Hip Hop 날라리/ 내 스타일은 머리부터 발끝까지/ Hot 뜨거뜨거 Hot 뜨거뜨거 Hot' 부분입니다. 이번엔 힙합룩을 과시하고 있습니다.
2절을 볼까요. '수많은 아름다운 아가씨/ 그녀들에게 오늘도 반하지/ 몸매는 팔자 그 코는 가짜/ 상관없소 예전보다 낫다/ 이 세상 그 어딜 아무리 가도/ 미모는 한국여자가 최고/ 날 보고 웃어주는 환한 그 미소/ Hot 뜨거뜨거 Hot 뜨거뜨거 Hot' 부분입니다. 한국 여자의 외모를 칭찬하고 있죠. 성형미인들을 저격하기도 하고요.
'자꾸 까불어대는 너희너희/ I'ma knock out 조심해 니 머리머리/ 마치 뜨거운 화산이 폭발하듯이 나 열받으면 아주 Dirty Dirty/ 난 낮잠을 자고 있는 온순한 사자 코털을 건드리는 자가 너무 많아/ 한국남자 우리 성질은 Hot 뜨거뜨거 Hot 뜨거뜨거 Hot' 부분입니다. 여기서 너희너희는 외국인들을 말하는 것 같네요. 한국남자들 건드렸다간 큰코다친다는 말을 하고 싶었던 걸까요?
3절을 볼까요? '나의 말을 잘 들어/ 우린 되는대로 만들어/ 지금 나의 랩을 잘 들어/ 여기 이 노래는 Hot 뜨거/...yo!젊음이 가득한 도시는 Hot 뜨거/ 토요일밤은 언제나 Hot 뜨거/ 저 하늘 높이 솟은 붉은 태양은 너무 Hot 뜨거 뜨거/ 열기로 가득 찬 무대로 Hot 뜨거 Teed Hot 뜨거 Danny Hot 뜨거/ 누가 뭐래도 꺽지 못해 살아 숨 쉬는 나의 꿈은 Hot 뜨거 뜨거' 부분입니다. 토요일밤 도시의 어딘가에서 자신들이 선 무대를 상상하며 여기가 가장 핫 플레이스라고 말하는 것 같군요.
이 노래의 하이라이트는 /Hot 뜨거뜨거 Hot 뜨거뜨거 Hot/ 쉬지 않고 뛰는 내 심장/ 이 Hot 뜨거뜨거 Hot 뜨거뜨거 Hot/ 불타오르는 나의 젊음이/ Hot 뜨거뜨거 Hot 뜨거뜨거 Hot/ 여기 내 손에 쥐고 있는 MIC/ Hot 뜨거뜨거 Hot 뜨거뜨거 Hot * 2' 부분입니다. 계속 반복되는 훅 부분이죠. 심장+젋음+ MIC, 바로 원타임을 뜻하는 것이 아닐까 하는데요. 이 노래는 결국 자신의 팀에 대한 나르시시즘이 아닐까 싶네요. 하하하.
음. 오늘은 첫 가사인 ''남이 했던 건 안 해 뭐든지 간에'에 대해 썰을 좀 풀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일종의 반항 같기도 하고요. 자신의 뜻을 굽히지 않는 소신 같기도 합니다. 모두가 Yes라고 할 때 No를 외치는 TV 광고 카피가 생각나기도 하고요. 아주 좋은 말로는 Differentiation(차별화)라고 할 수 있죠.
여러분들은 소신파인가요? 띠라 장이인가요? 그 중간 어디에 있으시다고요? 네. 대부분이 그럴 겁니다. 예를 하나 들어 보죠. 중국집 가서 자신이 먹고 싶은 메뉴 시키시는 분은 소신파고요. 남들 시키는 거 보고 의사 결정하시면 따라 장이라고 뷴류한다면 너무 과한 걸까요? 하하하.
사춘기 때가 바로 이 말을 몸으로 실천하고 있는 시기가 아닐까 싶은데요. 수많은 인생 경험이 담긴 조언을 해도 귀뚱으로 듣지 않고 다른 길로만 가려고 하죠. 그 조언이 맞는지 안 맞는지는 중요하지 않은 것 같고 자신의 정체성을 외부의 간섭 없이 세우고자 하는 데만 혈안이 되는 시기가 아닐까 합니다.
우리 사회는 유독 쏠림이 심합니다. 워낙 웹환경이 발달되어 있어서 정보의 유통 속도가 빠른 것도 있고요. 무엇보다도 좁은 땅떵어리에서 다닥다닥 붙어서 살아서 그런 것도 있습니다. 그래서 유독 '남들이 뭐 하나?' 혹은 '남들은 뭐에 관심이 있나?'에 신경을 곤두세우고 살게 되죠.
그 과정에서 삐뚤어지면 사춘기의 아이처럼 남의 갔던 길이라는 이유로 좋은 길은 놔두고 고생을 사서 하는 사람들도 종종 나타나게 되죠. 어떤 것을 따라서 하고 어떤 것을 자신의 방식대로 할 것인지를 잘 나눠볼 수 있어야 하는데 우리 인생이 그렇듯 그걸 잘 구분하는 게 쉽지 않습니다.
시절이 바뀌었는데도 과거의 방식을 답습하는 사람도 문제고 시대가 바뀌었으니 과거지사는 다 소용없다고 말하는 것도 문제입니다. 제사나 이전부터 내려오던 전통문화 같은 것을 아직도 옛날 방식으로 유지하려고 하시는 분들도 있고요. 우리 정치를 보면 진영이 바뀌면 이전 정권에서 했던 것들은 깡그리 0으로 돌려버리는 일이 비일비재하죠. 미국 역시 작금의 상황이 그런 거고요.
이처럼 예전의 것을 얼마만큼 지금에 반영할 것인가의 문제는 늘 설왕설래가 있을 겁니다. 그래서 저는 이 말이 예술의 영역에 딱 어울리는 말이라는 생각입니다. 예술가는 창의성을 기반으로 하는 사람들이니까 당연히 남이 안 했던 일을 하는 것이 미션이죠. 글도 예술의 한 종류일 테고요.
그래서 예술은 어렵습니다. 남이 했던 것을 따라 하는 건 쉬운데, 남이 했던 걸 안 하는 것은 어렵기 때문이죠. 엄밀히 말하면 안 하는 데 머물지 않고 다른 것, 새로운 것을 하는 것이 어려운 것이죠. 심지어서는 당시 사람들은 그 예술을 보며 이해가 안 된다고 쓰레기라고 혹평을 하기도 합니다. 그 설움을 딛고 어떤 길을 가는 것이 예술의 속성이죠. 특히 순수 예술이 그렇습니다. 대중 예술이야 시대상을 반영한다고 하지만 순수 예술은 일반인의 입장에선 난해한 측면이 다분하죠.
이런 차별화는 Unique(유일함)과 연결되어 있습니다. 이 노래에서 '그 코는 가짜'라는 가사가 나오는데요. 차별화가 안 된 기성품, 나도 할 수 있고 너도 할 수 있는 것을 동원하면 결국 가짜로 판명되는 것이죠. 이 세상에 유일하게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는 의미일 겁니다.
가수를 포함한 예술가들에게 대중이 바라는 것도 바로 차별화 혹은 유일함이죠. 그래서 다른 노래를 베꼈다는 사실이 밝혀지면 예술가로의 자질을 의심받는 것이고요. 처음엔 신선할지 몰라도 너무 똑같은 패턴의 노래만 부르면 음악 소비자들은 귀신 같이 알아보고 다른 가수로 눈을 돌리기도 합니다.
예술하는 사람뿐만 아니라 우리의 일상생활에서도 '남이 했던 건 안 해 뭐든지 간에'라는 반항심이 있어야만 창의성도 무럭무럭 자리는 것이 아닐까 싶어요. 사사건건 안티로 변신해서는 곤란하겠지만 머릿속으로라도 안티를 하는 습관을 들여야 '역발상'이나 '참신성' 이러한 단어와 만나게 될 테니까요.
'남이 했던 건 안 해 뭐든지 간에' 안 한다는 정신이 힙합 그룹이 갖추어야 하는 제1의 덕목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고요. 그 까닭에 이 그룹이 꽤 긴 시간 리스너들의 사랑을 받았지 않나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자신만의 길을 가려면 남이 했던 걸 안 보는 것이 아니라 그걸 보고도 다른 길을 만들어갈 수 있어야 하죠.
브런치나 글이 그런 것 같아요. 수많은 사람들이 글을 쓰지만 남들이 쓴 대로는 안 써야 하는, 안 쓰고 싶은, 안 쓸 수 있는 우리를 지향하는 것일 테니까요. 여러분들은 타인의 글에서 무엇을 남기고 무엇을 버리며 새로운 무엇을 담을 생각이신가요? 하하하. 오늘의 브런치는 이것으로 마치겠습니다.
PS. 어제 거미 공연을 보고 왔습니다. 한 마디로 노래 잘합니다. 많이 웃고 왔습니다. 웃느냐고 노래 감상으로 들어가는 과정이 몇 번 버벅거렸습니다. 전 공연 가면 박수 잘 안 치고 눈 감고 듣기만 할 때가 많습니다. 대부분은 무대 위의 인물들과 호응하는 것을 추구하지만 전 가사와 목소리에 집중해서 그런 것 같습니다. 그분들이 절 보면 '저러려면 왜 비싼 돈 들여 공연을 보지?'라고 물어보실 것 같습니다. 하하하. 오늘 다룬 '남이 했던 건 안 해 뭐든지 간에'라는 말을 답변으로 돌려드림 어떨까요? 하하하. 오늘은 이만^*. See you. Coming so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