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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GAVAYA Aug 05. 2023

먼데이키즈의 <가을안부>

작사 강은경 / 작곡 Lohi, 한상원, 이진성

안녕하세요?

오늘 <가사실종사건> 주인공은 '먼데이키즈'입니다.

아래 노래 들으시면서 글 보시는 걸 추천합니다.^^

https://youtu.be/jOXFut1PlJo?si=FaEn82hNkI5OzvDp

....

새벽녘엔 제법 쌀쌀한 바람이 어느덧

니가 좋아하던 그 가을이 와


사랑도 그러게 별 수없나 봐

언제 그랬냐는 듯 계절처럼 변해가

....

우습지 잘살길 바라면서도

막상 날 잊었을 널 떠올리면 서글퍼

...
그리워져 미치도록 사랑한

그날들이 내 잃어버린 날들이

...

너를 닮은 눈부신 가을이 오면

니가 떠올라 그리움이 차올라

눈물로 너를 앓는다


밤새 또 너를 앓는다.


- 먼데이키즈의 <가을안부> 가사 중 -




어김없이 가을이 발 밑까지 왔네요.

니가 좋아하던 가을이기에

이번 여름을 보내고

가을이라는 계절을 맞이하는 게

유난히도 힘들네요.


계절이 변해가는 것처럼

우리 사랑도 별수 없이

변해가는 것이겠죠.


나를 잊고 잘 살고 있나요

잘 지내길 바라면서도

한편에서는 내 기억도 지워질까 봐

서글픈 감정이 드네요.


우리 사랑했던 그날들이

미치도록 그리워져요

그때 그 시절의 니가 떠올라

밤새 머릿속을 떠나지 않아요 


너를 닮은 가을이 오면

마음 한 곁이 빈 것처럼

늘 가슴이 시려요

 

추억은 짐이 아니라

살게 하는 힘이라는 것을

알게 해 줘서 고마워요


나는 아직도

너라는 계절 안에 살아요


너를 닮은 눈부신 가을이 오면

너에 대한 그리움이 차올라

아직도 나는 눈물로 너를 앓아요 




먼데이키즈는 2005년 데뷔한 남성 듀오 보컬그룹입니다. 왜 팀명이 먼테이키즈인지 아시나요? 원년멤버였던 김민수 씨와 이진성 씨가 처음 노래를 맞춰 본 날이 '월요일(먼데이)'였답니다. 하하하. 거기에 어렸을 때니까 '키즈'라는 단어를 붙인 거겠죠. 이런 식이면 튜즈데이, 웬즈데이 같은 그룹도 얼마든지 가능하겠네요. 하하하. 날이 더워서 제가 이런 아재 개그를 하다니. 용서해 주십시오.

원래 2인조 그룹이었는데 2008년 멤버 중 한 분이었던 김민수 씨가 불의의 사고를 당하면서 현재는 이진성 씨 혼자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그룹 중에 이런 경우가 적지 않아서 참 애석할 따름입니다. 팀 내 불화 따위도 눈살을 찌푸리게 하지만 활동을 하려고 해도 할 수 없는 상황이 되는 거니까요.

그래서 사실 이 노래를 솔로곡으로 봐야 할까 하고 좀 고민을 했더랬습니다. <가사실종사건>을 하다 보니 나름 원칙을 세워야 하는 것이  두 개가 아니네요. 그래서 팀명을 그대로 쓰고 있으면 데뷔 당시의 모습을 기준으로 하기로 했고 이번에 듀오 편에 포함시키게 되었네요.

이 노래는 2017년 발매되었습니다. 거리 노래방 같은 곳에서 이수 노래와 같이 가창력을 뽐내는 곡으로 자주 등장하곤 합니다. 그만큼 노래 부르기가 어렵다는 말입니다. 서두가 길었네요. 자 그럼 본업인 가사로 들어가 보시죠.

사랑에도 계절이 있습니다. 꽃이 피는 봄, 모든 것이 탈 것 같은 뜨거운 여름, 울긋불긋한 낙엽이 물드는 가을, 그리고 하얀 눈으로 덮인 겨울처럼요. 개인적으로 저는 여자친구가 있다가도 크리스마스 때면 늘 혼자가 되는 징크스를 가지기도 했습니다. 그런 이유로 겨울이 유독 싫었던 적도 있었죠. 하하.

노래의 화자는 가을이 그런 경우인 듯합니다. 모든 것이 식어가는 가을이 오면 가을을 유독 좋아하던 그녀가 떠오르며 그리워지죠. 여러분들의 이별 다이어리에는 특정 계절과 관련된 사연이 있나요?

가장 먼지 짚어볼 가사는 '사랑도 그러게 별 수없나 봐/ 언제 그랬냐는 듯 계절처럼 변해가'입니다. 네 우리는 영원한 변치 않는 사랑을 꿈꾸지만 그런 건 현실 속에 없는 거죠. 봄, 여름, 가을, 겨울이 무한 순환하듯이 사랑도 설렘, 열정, 멀어짐, 잊힘 이런 식으로 순환을 하죠. 그래서 사랑도 별 수 없다고 말하는 것이 아닐까요. 아마도 화자는 멀어짐의 초입에 와 있는 듯합니다. 그래서 다가올 겨울이 걱정이죠. '우습지 잘살길 바라면서도 / 막상 날 잊었을 널 떠올리면 서글퍼'라고 말하죠. 잊힘을 걱정하는 거죠. 잘 산다는 것은 날 잊어야 하는 거고 날 잊은 모습을 떠올리면 서글퍼지고. 도대체 어쩌라는 건지.

여기서 법륜 스님의 우스개 이야기가 떠오르네요. 좋은 남편과 나쁜 남편이 있었습니다. 다 때가 되어서 이승을 떠났죠. 장례식장에서 두 남편의 아내가 각각 한탄을 합니다. 좋은 남편의 아내는 '아이고아이고 나는 어찌 살라고. 먼저 가' 이렇게 말했습니다. 나쁜 남편의 아내는 '아이고 이렇게 금방 갈 줄 알았으면 그 좋아하는 술 맘대로 먹게 나둘 걸' 이렇게 말했답니다. 감이 오시나요. 좋은 남편과 살던 부인은 남편 사후에 본인 걱정을 하고 나쁜 남편의 아내는 남편을 걱정하는 아이러니가 생기는 거죠. 살아 있을 때 잘해야 할까요? 못해야 할까요? 하하하.

'아프도록 설렌다'는 가사도 눈여겨봐야 하는 대목입니다. 요 부분은 좀 설명이 필요합니다. 화자에게는 가을이 두 가지 모습인 것 같습니다. 상대방이 너무도 좋아하던 계절이자 함께 사랑을 나누던 아름다운 시간인 동시에 이별 후에는 자신의 그리움이 극대화되는 아프고 힘든 시간이죠.

그런 배경 때문인지 가을을 아프도록 설렌다라고 표현한 듯합니다. 개인적으로 작사가에게 박수를 보내고 싶은 부분입니다. '(너와 함께 할 수 없는 시간이어서) 아프지만 (너와 함께한 시간이 떠올라) 설렌다' 정도로 해석해야 맞지 않나 생각해 봅니다.   

마지막으로 '추억은 짐이 아니라/ 살게 하는 힘이라는 걸/ 그르쳐 준 너니까' 부분인데요. 누군가가 떠난 후 처음의 감정은 그리 좋지 않은 게 대부분입니다. 그래서 대부분은 다 머릿속에서 관련 추억을 삭제하려고 발버둥 치죠. 그런데 상대를 지우는 것은 곧 자신의 삶을 지우는 것과 같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같이 찍은 사진에 반쪽을 오려낸다고 그 추억이 사라지지 않는 것처럼요.

시간이 흐르면서 이렇게 해봐도 저렇게 해봐서 잘 안 되는 걸 알고 우리는 인정의 단계로 들어갑니다. 그래 사귀는 건 사귄 거고, 이별을 했으니(인정) 이젠 나도 내 갈길을 가야지 하고요. 그런 마음이 좀 더 성숙한 단계로 진화하면 '너와의 추억은 아름다웠어. 와 함께 한 시간을 기억할게. 나의 삶에 잠시라도 들어왔다 간 너에게 너무 고마워' 이런 심보로 바뀌게 되죠. 화자는 아마도 시간이 상당한 흐른 후라 이런 감정의 영역에 있는 것처럼 보입니다. 다만 그런 단계와는 배치되게 너무 그리움이 절절해서 좀 당황스럽긴 하지만요. 하하. 오늘은 이것으로 마치겠습니다. 꾸벅


PS> 날씨가 너무 더우니 여름을 한 방에 보낼 선선한 가을이 유독 그리워집니다. 물론 여름 그놈도 계절의 변화 앞에서는 별 수없지만요. 그래서 말복이 먼저 기다려집니다. 말복이 지나면 아침저녁으로는 그래도 살만해지는 날씨가 되니까요. 이렇게 타 들어가는 뜨거운 여름을 좀 벗어나 보고자 선택한 노래였답니다. 그럼. Coming Soon- (NO.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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