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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GAVAYA Aug 07. 2023

노라조의 <형>

작사 이영준 / 작곡 이상준

안녕하세요?

오늘 <가사실종사건> 주인공은 '노라조'입니다.

아래 노래 들으시면서 글 보시는 걸 추천합니다.^^

https://youtu.be/mniUft8RYsQ

삶이란 시련과 같은 말이야

고개 좀 들고 어깨 펴 짜샤

...

세상에 혼자라 느낄 테지

그 마음 형도 다 알아 짜샤

...

형도 그랬단다

죽고 싶었지만

견뎌 보니 괜찮더라

...

더 울어라 젊은 인생아

져도 괜찮아 넘어지면 어때


살다 보면 살아가다 보면

웃고 떠들며 이날을

넌 추억할 테니


- 노라조의 <형> 가사 중 -

 



고개 들어

니 맘 형도 다 알아서 하는 말이야


삶이란 시련의 연속이어서

세상에 혼자라고 느낄 때가 있지


그래서 죽고 싶은 마음이 들곤 하지

근데 견뎌 보니 괜찮더라


누군가를 믿고 헤어지는 일

다 겪는 일이야 너만 피해가진 않아


넘어지고 부딪히고 깨지면 어때

다시 일어나면 되지

소주 한잔에 타서 털어버려


세상이 널 아무리 흔들어도

살아남아야 다음을 기약하지


내일은 내일의 해가 뜰 거야

먼 훗날 웃고 떠들며

이날을 넌 추억할 거야


그게 인생 아니겠니

젊음이란 게 그런 게 아니겠니




노라조는 남성 2인조 듀오입니다. 조빈(조현준)과 원흠(조원흠)이 멤버죠.  2005년 데뷔했고요. 데뷔해서 12년간은 조빈과 이혁이 활동을 했는데 2017년에 이혁이 노라조를 탈퇴하면서 중국에서 10년간 활동해 온 원흠을 영입했습니다. 이 노래는 2010년 발표된 곡으로 조빈과 이혁이 활동한 기간에 낸 곡입니다.

조빈은 워낙 기괴한 의상으로 우리에게 웃음을 주죠. 머리에 빈 깡통 같은 것으로 데코를 하잖아요. 이혁 씨는 솔로로도 경쟁력이 있을 만큼 고음이 매력적인 가수입니다. <슈퍼맨><고등어><카레> 등 제목부터가 범상치 않은 곡들로 박장대소를 주는 듀오 그룹입니다. 대체로 빠르고 비트 있는 곡으로 우리를 신나게 하죠. 이번 노래는 락발라드로 기존 노래들과는 차별화되네요. 자 그럼 본업인 가사로 들어가 보시죠.

전체적인 가사 내용은 형이 동생에게 인생의 쓰디씀에 대해 말해주면서 격려하는 내용이죠. 아마도 동생이 사기를 당했든지 아니면 여자로부터 시련을 당한 상황이 아닌가 추정됩니다. 가사 중에 '사람을 믿었고 사람을 잃어버린 자/ 어찌 너뿐이랴'가 그런 추론을 가능케 하죠.

동생이 시련에 빠지자 형이 위로를 시작합니다. 고개를 들고 어깨를 피라고요. 울고 싶으면 맘껏 울라고요 그러면서 죽고 싶더라도 억지로라도 버티라고 말하죠. 왜일까요? 내일이 있는 젊음이기 때문입니다. 형도 유사한 경험을 했다고 고백하죠. 그래서 형은 삶이란 게 시련과 같은 말이라고 말하면서 위로를 하고 있죠.

삶의 시련은 바람으로 흔들고 소나기로 적시며 우리를 힘들게 한다고요. 일어서려는 우리를 매번 땅바닥에 패대기치는 거라고요. 그리고 말합니다. 너만 그런 게 아니다. 져도 괜찮다. 넘어지면 어떠냐라고요. 누구나 세상에 살다 보면 혼자가 된 것 같은 순간이 적지 않게 찾아온다고 말합니다.

삶의 고단함을 묵묵히 견뎌온 형이 동생에게 전하려는 최종의 메시지는 '내일은 내일 해가 뜰 테니' 꿋꿋하게 버터 내라는 것입니다. '살다 보면/ 살아가다 보면/ 웃고 떠들며 이 날을 추억할 테니'라는 가사도 나옵니다. 시간이 지나고 나면 추억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닌 별 것 아닌 일이 된다고 말하죠.

푸시킨의 말이 떠오릅니다.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노여워하거나 슬퍼하지 말라'는 말이요. 믿었던 누군가나 신념이 어김없이 산산조각 나는 것이 우리 인생이죠. 그럴 땐 소주 한잔 하며 취기에 '1등만 기억하는 더러운 세상'이라고 공중에 내뱉어 버리는 것 밖에 특별히 할 수 없는 게 우리의 인생인 거죠.

우리가 무언가를 특별히 잘못했거나 잘해서 인생의 시련이 닦치는 것은 아닙니다. 권선징악 같은 이야기 서사는 현실에서 적용되지 않는 경우가 너무도 많습니다. 권선징악이 현실에서 너무도 잘 드러난다면 우리가 그런 영화를 보면서 그리도 통쾌해하며 카타르시스를 느끼겠습니까.

아마도 노래 속의 형은 그런 인생의 오묘함을 십분 이해하고 있는 것이 아닐까 합니다. 그러니 그걸 모르는 젊은 동생이 안타까우면서도 그 상황을 극복하는 게 젊음이고 누군가가 대신해 줄 수 있는 것도 아니라는 것을 동생을 사랑하는 마음을 담아 남자답게 조언하고 싶었지 않나 싶습니다.

마지막 가사로 '넌 멋진 놈이야'라는 가사가 눈에 띕니다. 우리는 힘든 상황을 맞으면 자신이 쪼그라드는 체험을 하게 되죠. 나만 불행한 거 같고 내가 제일 못난 것 같이 느껴집니다. 한 사람에게는 여러 가지 모습이 있는 건데 그 순간에는 특정한 부분만 도드라져 보이는 거죠. 그래서 형이 원래 넌 멋진 놈인데 지금 네가 이러고 있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다며 그러지 마라고 말하는 것 같거든요.

여러분들은 살다가 이런 인생의 쓴 맛을 언제 느끼셨나요? 그때 주변에 노래 속의 형과 같이 먼저 인생을 경험한 선배의 도움을 받으셨나요? 피는 물보다 진하다는 말이 떠오르는데요. 그런데 요즘은 가끔 보는 형보다 자주 보는 주변 사람들이 더 중요해진 시대가 아닌가 하는 생각도 해 봅니다.

누가 되었건 인생을 살면서 이런 멘토 한 사람 정도 두고 사는 것도 참 큰 행운이 아닐까 합니다. 그게 불가능하다면 본인이 멘토가 되어 보는 것은 어떨까요?


PS. 마침내 <가사실종사건> 듀오 편 10곡이 채워졌네요. 내일부터는 남자 그룹과 여자 그룹 편을 번갈아서 올려드리려고 계획하고 있습니다. 혹시 궁금해하실 분이 있을 것 같아서 말씀드리면 저는 노래를 미리 써서 저장해 놓지 않습니다. 퇴근해서 집에 오면 운동 가기 전 후다닥 적습니다. 그래서 오타가 수시로 나옵니다.(이 부분은 양해 바랍니다.) 시간을 두고 탈고를 하는 편이어서요. 적을 때는 막힘없이 적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다 보니 그만. 그동안 <가사실종사건> 듀오 편을 사랑해 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의 인사를 드리면서 마치겠습니다. See you. Coming Soon~ (NO.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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