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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swear

Song by All-4-One

by GAVAYA

안녕하세요?

오늘 <가사실종사건> 주인공은 'All-4-one(올포원)'입니다.

아래 노래 들으시면서 글 보시는 걸 추천합니다.^^

https://youtu.be/5 As3 A2 GhqoE? si=mAubjcWHAGksZI5 p

I swear by the moon and the stars in the sky

저 하늘의 별과 달에 맹세해

And I swear like the shadow that's by your side

너를 곁에서 그림자처럼 있겠다고


For better or worse, 'til death do us part

기쁠 때나 슬플 때나 우리를 갈라놓을 때까지


I'll love you with every beat of my heart

내 심장이 뛰는 한 당신을 사랑해요


I swear

난 맹세해요


- All-4-one(올포원)의 <I swear> 가사 중 -




All-4-one(올포원)은 4인조 R&B 그룹으로 1993년 데뷔했습니다. 전설적인 아카펠라 그룹으로 꼽히는 보이즈투맨보다 약간 데뷔가 늦어서 아류라는 오해를 받기도 하는 그룹이죠. 우리나라 가수로 빗대면 HOT와 젝스키스 같은 관계라고 할까요. 알프레드 네바레즈, 제이미 존스, 토니 보로위액, 딜리어스 케니디가 멤버입니다.

오늘 소개할 곡은 1994년에 발매된 두 번째 싱글입니다. 그들의 대표곡이자 최대 히트곡이죠. 이 곡은 컨트리 가수 존 마이클 몽고메리의 노래를 리메이크했습니다. 완전히 장르를 바꿔버린 것이죠. 빌보드 핫 100에서 11주 연속 1위를 달성했고요.

이 노래 외에도 첫 싱글이었던 <So Much in Love>과 1995년 2집에 실린 <I Can Love You Like That> 등이 많은 인기를 얻었죠. 1999년 3집 앨범과 2002년부터 2015년까지 4개의 앨범을 발매하지만 크게 성공하진 못했습니다. 이전 가수를 리메이크하는 방식의 곡이 주여서인지 새로운 노래를 만들어서 히트시키는 노하우가 없어서 그런 것 같아요.

플라이투더스카이가 부른 <그대는 모르죠>는 All-4-one(올포원)의 <Not Ready 4 Goodbye>라는 노래를 리메이크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한 때는 R&B + 아카펠라 형태의 감미로운 노래가 유행하기도 했는데 요즘은 그런 그룹이 잘 안 보이네요. 스윗소로우 혹은 팀 구성으로는 그룹 노을이 생각나기도 하네요.


자. 본업인 가사 속으로 함께 들어가 보시죠? 제목이 'I swear'입니다. 난 맹세해라는 뜻이죠. 맹세는 '일정한 약속이나 목표를 꼭 실천하겠다고 다짐'하는 것을 뜻하는데요. 제목에는 무엇에 대해 맹세한다는 내용이 생략되었죠. 가사를 살펴보면서 맹세의 대상을 짚어 보시죠.

'I see the questions in your eyes 당신이 궁금해하는 게 보여요/ I know what's weighing on your mind 당신이 무엇을 혼란스러워하는지 알아요/ You can be sure I know my part 내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 잘 알고 있어요/ 'Cause I stand beside you through the years 해가 지나도 난 너의 곁에 있을 거예요/ You'll only cry those happy tears/ 당신은 행복의 눈물을 흘릴 거예요/ And though I make mistakes, I'll never break your heart 실수일지 모르겠지만 널 아프게 하지 않을 거예요' 부분입니다.

상대는 아직 '확신'을 갖지 못하는 모양입니다. 그 불안을 걷어내는 것이 화자가 해야 하는 일이죠. 사실 이 노래는 확신을 갖지 못한 상대에게 보내는 구애가라고 봐야 할 것 같습니다. 상대의 확신을 방해하는 것은 무엇일까요? 화자와의 사랑이 얼마 못 가 꼬꾸라지는 것이 아니었을까 합니다. 이에 대해 화자는 실수일 수도 있지만 행복의 눈물을 흘리게 할 거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2절을 살펴볼까요. 'I'll give you everything I can 내가 줄 수 있는 모든 걸 줄게요/ I'll build your dreams with these two hands 두 손으로 너의 꿈을 실현시켜 줄게요/ We'll hang some memories on the walls 우리 추억의 앨범을 벽에 걸고/ And when (And when) just the two of us are there 이 사진엔 우리 두 사람이 있고/ You won't have to ask if I still care 더 이상 의문을 가지지 않아도 돼요/ 'Cause as the time turns the page 시간의 책장이 넘어가도/ My love won't age at all 내 사랑은 늙지 않으니' 부분입니다.

화자와 같이 있으면 뭐가 어떻게 좋은지를 설명하고 있다고 보이네요. 자신을 희생해서라도 상대의 꿈을 적극 지원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고요. 같이 지내는 공간에 두 사람의 추억이 담긴 앨범을 걸어놓는 이미지를 그려보면서 의심을 내려놓으라고 하고 있죠. 자신의 사랑에는 시간도 피해 갈 거라면서요.

이 노래의 하이라이트는 'And I swear by the moon and the stars in the sky 저 하늘의 별과 달을 두고/ I'll be there 거기 있을 거예요/ I swear like the shadow that's by your side 당신의 곁에서 지켜주고 그림자가 되어 줄게/ I'll be there 거기 있을게/ For better or worse, 'til death do us part 기쁠 때나 슬플 때나 우리를 갈라놓을 때까지/ I'll love you with every beat of my heart 내 심장이 뛰는 한 당신을 사랑해요/ And I swear 맹세해요' 부분이죠.

우린 변하지 않는 무언가를 걸고 맹세를 하곤 합니다. 여기서는 하늘에 떠 있는 별과 달을 걸었습니다. 그림자처럼 곁에 있겠다고요. 죽는 순간까지 상대를 사랑하겠다고 말이죠. 말로 하는 맹세가 과연 상대의 마음을 움직였을까요? 상대의 선택이 심히 궁금해지네요. 하하하.


음. 오늘은 '맹세'에 대해 썰을 좀 풀어볼까 합니다. 삼국지에서 나오는 '도원결의' , 유비, 관우, 장비가 복숭아나무 아래에서 의형제를 맺은 것에서 유래된 말이죠. 일반적으로 가벼운 느낌은 약속으로 무거운 느낌은 맹세를 쓴다는 것으로 알려져 있죠.

단어의 뜻을 분명히 하기 위해서 한자어 찬스를 써 봅니다. 한자 '맹(盟)'은 위에 밝은 명과 아래 그릇 명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누군가와 맺은 약속을 큰 소리로 말하고 이를 어길 시 저주를 받겠다는 뜻으로 그릇에 담긴 희생의 붉은 피를 마신다는 다소 살 떨리는 의미라네요. 한자 세(誓)는 위에는 손 수와 도끼 근을 합쳐 꺾을 절이 되고 아래는 말 언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나무를 도끼를 잘라 두 동강을 낸다는 뜻으로 전장에 나가기 전에 쓰이던 말이었다고 하네요. 말로 한 약속을 못 지키면 손가락이라도 자를 기세가 느껴지시나요?

한자어로 본 맹세에는 '지키고자 말겠다는 굳은 마음'과 '이를 어길 시 어떤 벌이든 달게 받겠다'라는 의미가 들어 있습니다.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시간 약속은 어기기 일쑤고 언어로 하는 약속도 뒤집으면 그만일 수 있지만 맹세를 했다면 무르는 것도 어렵고 처벌도 각오해야 한다니 맹세를 함부로 하면 안 되겠네요.

그런데 말입니다. 과연 사랑에 대해서 맹세를 한다는 것이 옳은 표현일까요? 결혼할 때 혼인서약서라는 것을 낭독합니다. 엄밀히 말해 맹세가 아니라 약속이죠. 혼인신고서를 내고 법적으로 부부라는 것을 인정받으면 그때부터는 성실의 의무를 다하지 않을 시 법에 저촉 즉 벌을 받게 되고요.

사랑은 약속이지 맹세는 아닌 것 같군요. 왜일까요? 맹세가 언제 주로 쓰이는지를 생각해 보죠. 독립투사가 애국을 다짐하면서 손가락을 깨물어 피로 쓴 글자 정도는 되어야 맹세가 어울리는데요. 목숨을 각오하고서라도 임무를 완수하겠다는 굳은 의지가 돋보이는 지점이죠. 임무의 달성 여부와 상관없이 자신의 의지가 매우 중요한 부분이 아닐까 싶습니다.

그에 반해 사랑은 상대적입니다. 내가 누군가를 사랑한다고 해도 상대가 그 사랑에 화답할 이유가 1도 없죠. 사랑이 이루 어지 않는다고 사랑이 깨졌다고 자신의 목숨을 거는 일은 흔치 않습니다. 그래서 우린 약속이 못 미더워 상대에게 술 안 먹겠다고 담배 안 피우겠다고 일찍 들어오겠다고 맹세를 강요하곤 하죠.

맹세는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 이루어지기도 하고요. 자신 스스로에게 하기도 하죠. 여러분들은 자기 자신과 어떤 맹세를 하셨나요? 새해마다 소망하는 일, 약속하는 일, 맹세하는 일 중 어디에 방점을 찍고 있으신가요? 소망보다는 약속이 약속보다는 맹세가 본인 의지를 크기를 나타낸다는 것은 잘 아시리라 생각되네요.

이 노래에서도 나왔지만 맹세는 영구히 변하지 않는 대상과 짝을 이룹니다. 산, 바다, 별, 달 뭐 이런 것들이죠. 왜 새해가 되면 사람들이 해돋이 하려고 바다로 산으로 가잖아요. 이런 의미가 담겨 있는 게 아닐까 싶네요. 다만 소망이나 약속에만 머무르는 것이 약간 아쉽다고 해야 할까요.

위대한 어른이 된다는 것은 다름이 아니라 자신과의 약속을 넘어 자신과의 맹세를 실천하는 일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 보게 됩니다. 약속은 불가피한 상황이나 환경을 근거로 파기할 수도 있지만 맹세란 건 한 번 정해진 뜻을 어떤 일이 있어도 끝까지 밀고 나가야 한다는 의미일 테니까요.

우리 주변에는 누군가가 꺼낸 말들이 지켜지지 않은 채 떠돌아다니고 있습니다. 누군가는 그 말들이 그냥 한 번 해 본 말일 수도 있고 누군가와의 약속일수도 있고 자신과의 맹세일 수도 있죠. 그 결속력과 강제력이 얕은 깊든지 간에 그 말들이 허공을 떠돌게 아니라 말한 당사자의 실천으로 이어진다면 지금보다는 훨씬 살기 좋은 세상이 될 것 같습니다.

아쉬울 때는 간과 쓸개를 다 빼 줄 것처럼 맹세 수준의 언어를 구사하다가 좀 살만해지면 약속 정도라고 그 수위를 낮추고 심지어는 지나가는 말이었다고 변명하고 더 나아가서는 기억이 잘 안 난다고 발뺌하는 모습을 우린 너무도 자주 목격하며 좌절하고 있죠.

다른 이들이야 어찌 되었건 간에 자신에게 건내는 말에는 그 수위를 선택하여 의지의 정도를 담는 일에 좀 더 정교함이 필요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여러분들 자신에게 한 말은 약속이었나요? 맹세였나요? 하하하. 오늘의 브런치는 이것으로 마치겠습니다.


PS. 전 쉽게 맹세를 하지 않으렵니다. 후환이 무서워서요. 하하하. 위대한 성인이 되긴 글러먹은 모양입니다. 하지만 그보다 낮은 수준의 약속은 잘 지키려고 노력해 보렵니다. <가사실종사건> 브런치를 쓰는 일도 그런 일 중 하나라고 생각하고요. 약속을 지키지 않으면 주변의 신뢰를 잃지만 맹세를 지키면 거의 매국노 수준이 된다는 점을 상기하면서 오늘은 이만^*. See you. Coming s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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