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레미 주커(Jeremy Zucker)는 미국의 싱어송라이터로 2015년 데뷔했습니다. 음악가 집안에서 태어났고요. 고등학교 시절부터 음악을 제작하기 시작했습니다. 콜로라도 칼리지에서 분자생물학을 전공하여 2018년에 졸업했는데요. 음악을 본격적으로 제작하기 전에 그의 직업은 스노보드 강사였다고 하네요.
2015년 첫 미니앨범 <Beach Island>를 발매하죠. 2016년과 2017년 두 번째와 세 번째 미니앨범을 발매합니다. <Bout It>이라는 노래가 마니아층에서 조금 알려지기 시작합니다. 2017년 4번째 미니앨범에는 <take is overrated>가 실렸고 인지도를 조금 더 쌓는 데 성공합니다.
이런 식으로 계속 미니앨범만 내다가 2018년 7번째 미니앨범에 오늘 소개할 노래가 미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에서 사랑을 받으며 유명세를 탑니다. 2022년 가수 츄와 이 노래를 함께 부른 영상이 너튜브에 업로드되어 있더라고요. 그는 대학을 졸업하고 음악에 집중해서 2020년 첫 정규 앨범을 발매합니다. 그리고 2021과 2024년에도 2집과 3집을 선보이고요.
2022년과 2023년 한국을 방문해 내한 공연을 합니다. 제레미 주커의 음악은 계속 들어도 질리지 않은 귀에 달콤한 것이 특징이죠. 인터뷰에서 그는 자신의 노래 테마를 위로라고 말한 바 있습니다. 코로나와 겹쳐 데뷔 활동이 화려하지 않았지만 앞으로 활동이 점점 늘어날 것으로 보이네요.
자. 본업인 가사 속으로 함께 들어가 보실까요. 제목이 'Comethru'입니다. 우리말로는 '오다'라고 번역됩니다. 상대에게 화자 자신에게 오라고 말하고 있는 거죠. 상대는 어디론가 떠난 걸까요 아니면 화자에게 관심조차 없는 걸까요? 화자의 사연을 쫓아가 보시죠.
'I might lose my mind 제정신이 아닌가 봐/ Waking when the sun's down 해가 지고 나서야 일어나/ Riding all these highs 한참 파티를 즐기곤/ Waiting for the comedown 다시 일상으로 돌아올 준비를 하지/ Walk these streets with me 나랑 이 거리를 걷자/ I'm doing decently 난 꽤 잘하고 있어
Just glad that I can breathe, yeah 그냥 숨 쉬고 있는 것도 감사하거든'가 첫 가사입니다.
망가진 삶의 모습이죠. 무언가를 일부러 피하려는 몸짓으로 보이기도 합니다. 점점 정신을 차려 갑니다. 스스로를 격력 하는 말도 건네죠. 무엇보다 모든 것을 내려놓은 듯이 살아있음에 감사하는 마음도 보입니다.
2절을 볼까요. Ain't got much to do 할 일이 없었어/ Too old for my hometown 동네가 조금 지루해/ Went to bed at noon 대낮부터 자러 갔어/ Couldn't put my phone down 핸드폰을 못 놓겠더라/ Scrolling patiently 하염없이 스크롤만 내렸어/ It's all the same to me 나에겐 다 똑같아 보여/ Just faces on a screen, yeah 그냥 화면 위에 얼굴들일뿐' 부분입니다.
의욕 없는 일상의 모습을 그리고 있죠. 지루하고 무료한 일상과 주변 환경에 치를 떨고 있습니다. 그런 현실을 떠나기 위해 온라인 세계로 시선을 돌려보지만 거기 역시 현실을 흉내 낸 모습만이 존재하죠. 화자가 바란 것은 그런 것이 아니었죠.
'I'm trying to realize 이제 좀 알아가는 중이야/ It's alright to not be fine on your own 항상 괜찮다고 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 Now I'm shaking, drinking all this coffee 지금 난 커피 한통을 타 먹고 있어/ These last few weeks have been exhausting 요 몇 주간 좀 지쳤었거든/ I'm lost in my imagination 나만의 세상에 빠져 살고 있어/ And there's one thing that I need from you 그런데 하나가 부족해, 네가 필요해' 부분입니다.
그토록 현실을 보지 않으려고 했던 자신을 발견합니다. 힘든 것을 인정하지 않으려고 그토록 도망 다녔던 것이죠. 커피 한 잔을 정성 들여 내리고 생각의 전환을 도모해 보죠. 최근에 자신에게 닥친 상황을 복귀해 보면서 스스로를 힘들 게 했다는 것도 알게 되고요. 멀어진 상대가 없어서는 안 될 존재라는 것도 말이죠. 이 노래의 하이라이트는 'Can you come through, through 내게 와 줄 수 있어/ Through, yeah 나한테/ And there's one thing that I need from you 너한테 하나 부탁할 게 있어/ Can you come through? 와 줄 수 있어' 부분입니다.
그래서 상대에게 와 달라 간청합니다. 자신에게 와달라고 말이죠. 사귀는 중에 그냥 보고 싶은 마음에 건네는 말이 아니라 일정한 거리를 두고 진지한 성찰 후라서 인지 '내게 올래?'라는 말이 어감이 사뭇 다르게 느껴집니다. 과연 화자의 제안을 상대는 받아들였을까요?
음. 오늘은 가사 중 'I'm lost in my imagination 나만의 세상에 빠져 살고 있어'에 대해 썰을 좀 풀어보겠습니다. 우린 화가 나거나 시간이 촉박할 때 종종 다른 것들을 볼 엄두조차 못 내곤 합니다. 그런 상황이 해체된 다음에서야 내가 그때 왜 그랬지라는 자기반성을 하죠.
진화인류학에서도 인간은 생각을 안 하는 쪽으로 발전해 왔다고 하죠. 그래야 에너지를 덜 쓰게 되니까요. 그래서 자신의 생각을 검증하거나 바꾸려는 시도는 자연스럽지 않은 행동이죠. 영상매체가 그 어느 때보다도 위력을 펼치는 지금 꼿꼿이 앉아서 장시간 집중해야 하는 책 읽기가 어려워진 건 어찌 보면 당연한 일입니다.
누군가는 책 읽기의 효용성을 언급하면서 책 한 권을 읽을 때마다 자신이 세상을 보는 창에 창문을 하나씩 내는 일과 같다고 말씀하신 걸 들었는데요. 책 역시 나만의 세계에 빠지지 않는 방법이라고 볼 수 있는 것이죠.
시뮬레이션 우주론에 대해 들어보셨나요?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우주가 사실 실재하는 세계가 아닌 가상에서 구현된 거대한 시뮬레이션이라는 가설이죠. 여러분은 여기에 동의하시나요? 우리의 사고와 상상이 없는 것을 만들기도 하고 반대로 보잘것없는 속성을 가진 것에 주목하게 되네요.
같은 시대와 같은 장소를 살아도 무엇을 보고 어떻게 사고하는지에 따라 같은 세계 속 다른 세계를 살아가게 됩니다. 절대다수가 꼭 답이라고 할 수 없지만 그들과 유리되어 자신들의 세계관을 구축하고 전혀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을 하는 사람들을 보면 딴 세상 사람들인가? 어떻게 저런 생각을 하지라는 말이 자동으로 내뱉어지죠. 최근에 국회에서 백골단을 언급한 사건이나 계엄을 합리화라는 언사 등이 그렇습니다.
그들은 한 가지 생각밖에 못 하는 것일까요? 안 하는 것일까요? 한 사람의 인생에서 불행한 일들은 많고 많겠지만 저는 자신만의 세상에 빠져 세상과 유리되는 사람들이 가장 불쌍하다고 생각합니다. 잘 산다의 의미를 '세상을 바라보는 균형 잡힌 시선'이라고 생각하고 있기 때문이죠.
최근에 JMS(기독교복음선교회)의 총재 정명석 씨가 여신도 성폭행 죄로 17년형을 확정받았죠. 이런 사이비 종교 역시 그들의 기상천외한 활동에 앞서 그들만의 세계를 구축하고 다른 생각을 하면 처단하는 방식으로 조직이 유지되곤 하죠. 공산주의의 대명사인 매카시즘도 빨갱이 딱지를 씌워 사람들을 골로 보내는 아주 전형적인 외골수 타입의 전략을 구사해 왔었고요.
인간의 뇌는 자유로운 사고가 가능해야 합니다. 하지만 자신의 특정한 경험 혹은 주변의 영향 등으로 '자유로운 사고'가 '편협한 사고'로 전환되며 강화되죠. 정치나 종교 문제로 타인과 언쟁을 하지 말라는 격언은 서로가 절대 양보하지 않는 평행선을 달리기 때문이죠. 자신의 의사를 정해놓고 시작해서 일 겁니다.
자신만에 세계에 빠져 있다는 것은 자신은 옳고 남들은 그르다는 생각이 확고부동한 상황일 겁니다. 자신이 신도 아닌데 늘 옳을 수는 없죠. 백 번 양보해서 특정 분야에서 옳을 수 있다손 친다면 남들 역시 다른 부분에서는 옳은 바가 있다고 봐야겠죠. 한 마디로 뇌가 치유불가능할 만큼 망가진 것이라고 볼 수 있죠. 그래서 전 이런 뇌를 가진 이들이 아무리 사회적 지위가 높고 돈이 많다고 해도 하나도 부럽지가 않습니다.
우리의 삶 속에서 철학이 필요한 이유는 바로 '자신만의 세계'에 빠지지 않기 위함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철학은 기존의 믿음을 송두리째 뽑아 집어던지고 새로운 믿음을 언급할 수 있는 학문이지요. 절대라는 말을 함부로 쓰지 못하게 금기어로 삼는 것이죠. 바로 내가 틀렸을 수도 있다. 내가 보는 세계가 다가 아닐 수 있다고 자꾸 성찰하고 반성하라고 권하고 있습니다.
몸뚱이만 튼튼하다고 건강한 사람일 수는 없습니다. 몸은 비록 건강과 거리가 좀 있더라도 자유로운 사고가 가능한 상태인지가 진정한 건강의 척도라고 할 수 있죠. 자유로운 의사 표현 뒤에는 자유로운 사고가 있어야 하지만 자유로운 의사 표현을 주장하며 편협한 사고를 뒤에 숨기고 있는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나만의 세계에 자신의 생각을 가두지 않도록 우린 살아 있는 동안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해 나가야 합니다. 전문가나 책의 위력에 밀려 혹은 가족이나 지인들의 관계에 밀려 자신의 자유로운 생각을 저당 잡혀서는 절대 안 되죠. 다행히도 이 노래의 화자는 짧은 시간에 이전 모습으로 돌아온 것처럼 보이죠? 자신의 목숨을 내어주는 한이 있어도 생각을 내어주는 것이 더 위험한 일임을 기억합니다. 오늘의 브런치는 이것으로 마치겠습니다.
PS. 예전엔 안 하던 시사적인 이야기를 조금씩 반영하고 있습니다. 시국이 이래서 그런 것도 있고요. 예전에도 말씀드린 바 있는데 제가 하는 일과 관련해서 워낙 뉴스 소비가 많다 보니 이걸 그냥 흘려보내는 게 안타까운 마음에 그리 되었네요. 하하하. 500회를 지나고 보니 조금씩 그런 변화도 필요하지 않나 하는 생각도 해 보게 됩니다. 즐거운 주말 보내시고요. 오늘은 이만^*. See you. Coming so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