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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일리의 <보여줄게>

작사 강은경 / 작곡 김도훈 이현승

by GAVAYA



안녕하세요?

오늘 <가사실종사건> 주인공은 '에일리'입니다.

아래 노래 들으시면서 글 보시는 걸 추천합니다.^^

https://youtu.be/xOCExy2671o

너를 아무리 지울래도

함께한 날이 얼마인데

지난 시간이 억울해서

자꾸 눈물이 흐르지만


보여줄게 완전히 달라진 나

보여줄게 훨씬 더 예뻐진 나

바보처럼 사랑 때문에

떠난 너 때문에 울지 않을래


더 멋진 남잘 만나 꼭 보여줄게

너보다 행복한 나

너 없이도 슬프지 않아

무너지지 않아


Boy you gotta be aware




내가 사준 옷과 향수로 치장을 하고

넌 다른 여자를 만나 웃고 있겠지


얼마나 더 잘해줘야

니가 나를 배신하지 않았을까


너와 함께 한 날이 억울해서

자꾸 눈물이 흐르지만

너를 지워내고 잊어볼 거야


니가 줬던 반지와 편지를

버리고 찢어버렸어

머리를 바꾸고 화장을 하고

하이힐에 짧은 치마도 입었어


완전히 달라지고

훨씬 더 이뻐진 나를

너에게 보여줄 거야


너 보다 더 멋진 사람을 만나

난 누구보다 행복해질 거야


우연히라도 너를 만나

눈부시게 웃음 짓는 걸 상상해 봐


꼭 보여줄게

Boy you gotta be aware(너도 알게 될 거야)





에일리는 '한국의 머라이어 케이'라고 불릴 만큼 파워풀한 보컬을 보유했습니다. 미국에 살다가 한국 가요계에 정식으로 대비한 것은 2012년입니다. <드림하이 2>에 조연배우로 출연했고 그 때 가수 캐릭터의 배역 이름이 '에일리'였다고 하네요. 저도 오늘 처음 알았답니다. 같은 해 디지털 싱글 <Heaven>을 발매했고 같은 해 12월에 1집을 발매했는데 <보여줄게>는 여기에 실린 곡입니다.

에일리 노래는 질척거림 없이 당당한 여성의 모습을 드러내는 가사가 압권입니다. <U&I>를 비롯해 <노래가 늘었어> 등 히트곡도 꽤 많습니다. 드라마 <도깨비>의 주제곡인 <첫눈처럼 너에게 가겠다>와 같이 서정적인 노래도 잘 소화하는 가수입니다. 자 그럼 본업인 가사로 들어가 보시죠.

처음 가사가 '내가 사준 옷을 걸치고/ 내가 사준 향수를 뿌리고/ 지금쯤 넌 그녈 만나/ 또 웃고 있겠지'입니다. 남자의 바람을 인지하고 있는 여성의 복수심이 불타는 장면이죠. 여자가 한을 품으면 오뉴월에도 서리가 내린다고 하잖아요. 마치 폭풍전야처럼 느껴집니다. 오메 무서워라. 하하하

그렇게 최선을 다해서 잘해주었던 상대방에게서 받는 배신감의 크기는 말도 못 하죠. 그래서 묻습니다. '얼마나 더 어떻게 더 잘해야 하는 거냐고요' 당연히 사람이니까 그동안의 사간이 주마등처럼 지나갈 겁니다. 그리고 결과를 아는 지금에서 보면 당연히 억울한 마음도 들 겁니다.

분해서인지 슬퍼서인지 눈물이 흐르겠죠. 여기서부터 이 노래의 본편에 해당됩니다. 보통은 어떤 이유로든 이별을 하고 나면 울고불고 매달리며 너 없이는 난 살 수 없다 버전이 펼쳐지잖아요. 그런데 이 노래의 대화법은 그 반대 방향으로 향하고 있어 색다르다고 해야 할까요. 울고 짜는 여자의 모습은 보이지 않습니다.

오히려 당당하게 배신의 감정을 본인을 가꾸고 그 남자보다 더 잘 사는 모습으로, 복수를 꿈꾸는 당참을 보여주죠. '너 때문에 울지 않을래, 너를 지울래'라고 선언하고 곧바로 행동으로 옮깁니다. '산뜻하게 머리를 바꾸고/정성 들여 화장도 하고/ 하이힐에 짧은 치마/ 모두 날 돌아봐' 헤어짐을 겪었다고는 믿기지 않을 만큼 당당한 여전사의 모습으로 거듭나죠.

그 결과는 '우연히라고 널 만나면/ 눈이 부시게 웃어주며/ 놀란 네 모습 뒤로 한 채/ 또각또각 걸어가려 해'라고 말합니다. 완전히 달라진 마음 그리고 눈이 부시게 바뀐 외모와 함께 뒤 이어 나오는 더 좋은 남자의 팔짱을 끼고 걷는 듯한 모습으로 삼중콤보를 탑재하고 전 남자 친구를 농락하는 거죠. 생각만 해도 통쾌합니다.

여러분들은 누군가에게 배신을 당한 적 있으신가요? 그때 여러분들은 어떻게 대응하셨나요? 복수의 칼날을 갈아 그누마를 언젠가 잡아 족치리라 이렇게 절차탁마를 하셨나요? 아니면 '그래 네가 나를 떠나, 얼마나 잘 사는지 두고 보자. 네가 나랑 있는 게 정말 얼마나 복에 겨운 일인지를 모른단 말이지' 정도로 생각하셨나요?

네 누군가에게 하는 복수의 방법은 여러 가지 일 겁니다. 막장 드라마에서 나오는 것처럼 이에는 이, 눈에는 눈으로 갚아주는 방식도 있고요. 그 몇 배를 리턴하는 경우도 있겠죠. 최소한 이 노래의 주인공은 헤어짐의 아픔에 젖어 허부적 거리면서 도움을 요청하기보다는 더 나은 삶을 만드는 것으로 복수를 꿈꾸고 있는 듯합니다. 전자보다는 이 방식이 훨씬 세련되고 효과도 좋으리라고 생각되네요.

살다 보면 좋은 일도 이렇게 뜻하지 않는 나쁜 일도 발생됩니다. 저는 그 자체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해석의 과정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흔히들 '전화위복'이라고 하잖아요. 위기를 기회를 삼는다는 의미지요. 나쁜 일이 오히려 좋은 일로 바뀌는 놀라움의 반전은 어디서 생기는 걸까요?

이 노래 가사처럼 이별의 아픔을 추진력으로 그 이후에 주인공 여성이 어떤 모습의 삶을 만들어 갈 것인가의 문제 말입니다. 그래서 삶은 꿈보다 해몽이라고 말하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오늘은 이것으로 마칩니다.


PS. 글 쓰는 환경이 아주 안 좋은 곳에서 휴대폰만으로 어렵사리 글을 썼었는데, 조작 미스로 글이 삭제되고 말았습니다. 뭐 이런 날도 있는 거죠. 하하. 그 덕에 좀 더 아까 글보다는 정제된 글을 올릴 수 있었으니 불행 중 다행이라고 해야겠네요. <그럼에도 불구하고>라는 표현이 알맞은 하루였습니다. 다들 편안함 밤 보내셔요. See you. Coming Soon- (NO.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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