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의 <슬픈 얼굴>
작사 김태희 작곡 박제
안녕하세요?
오늘 <가사실종사건> 주인공은 'A.R.T'입니다.
아래 노래 들으시면서 글 보시는 걸 추천합니다.^^
https://youtu.be/cEbsCd5_KbE? si=g-EZ0 KX_ctMi1 e9 x
바람에 흩어지는 회색 먼지처럼
그렇게 난 잊혀져 가겠지.
기억해줘
네게 머물다간 어떤 사람이 있다는 걸.
마지막 부탁이야
힘들지 않도록 슬픈 얼굴 보이지 말아 줘.
어둠이 날 덮어 깊은 잠에 들면
내가 편히 쉴 수 있도록
- A.R.T의 <슬픈 얼굴> 가사 중 -
A.R.T는 보이그룹으로 1997년 데뷔했습니다. 데뷔 시에는 4인조였습니다. 리더이자 레퍼였던 김민수, 보컬 박성준, 서브보컬 류종현, 래퍼 김형렬이 멤버였죠. 팀명인 A.R.T는 'All Radio Televison'의 약자로 모든 방송가를 섭렵하겠다는 포부를 담았다고 하네요. 가수 태진아 씨의 진아 기획 소속이었습니다.
오늘 소개해 드릴 곡은 그들의 첫 앨범의 타이틀곡입니다. 1998년 두 번째 앨범을 냈지만 멤버 박성준이 불미스러운 일에 엮기자 소속사에서 팀을 해체시키죠. 이후 류종현과 김형렬이 팀을 탈퇴하고 새로운 멤버인 김성찬 씨가 합류하여 2001년 3인조로 다시 나서는데요. 이미 팬들의 마음이 떠난 뒤였죠.
지난해 김민수와 박성준이 트렌드엑스 엔터테인먼트와 전속계약을 체결했는데요. 2인조로서 활동을 준비하고 있다고 하네요. 박성준 씨는 슈가맨 출연 이후인 2020년 그룹 태사자의 메인보컬 김영민 씨와 듀엣 활동을 해 왔었다고 하네요. 가수 리치가 직접 작사, 작곡, 프로듀싱을 해서 디지털 싱글앨범을 내기도 했습니다.
김민수 씨는 일본의 유명 라멘 매장을 한국에 열며 사장님도 되었다고 하네요. 하하하. 평소 라멘을 좋아해서 다양한 라멘 맛집을 찾아다니다 일본 후쿠오카의 '코우짱 라멘'을 접하고 그 맛에 매료되었다는 후문입니다. 후쿠오카 갈 때 꼭 찾아서 먹어봐야겠어요. 크하하.
자. 본업인 가사 속으로 함께 들어가 보시죠. 제목이 '슬픈 얼굴'입니다. 이별의 현장에서 슬픈 얼굴을 안 할 재간이 있을까요? 말이 좋지 웃으며 상대를 떠나보낸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죠. 왜 화자는 떠나는 상대에게 이런 무리한 주문을 한 것일까요?
'마지막 부탁이야/ 힘들지 않도록/ 슬픈 얼굴 짓지 말아 줘/ 어둠이 나를 덮어/ 깊은 잠에 들면/ 편히 쉴 수 있도록'이 첫 가사입니다. 화자는 마지막 부탁으로 상대에게 슬픈 얼굴을 하지 말아 달라고 합니다. 고급스럽게 표현한 듯 하지만 그래야 발 뻗고 잠에 들 수 있을 것 같다는 내용이죠.
'꿈이었길 바래/ 내 앞에 다가선 이 현실들/ 가끔씩 눈물이 나/ 널 두고 가야 하는 생각에/ 내 손을 잡아 줘/ 마지막 너를 느끼고 싶어/ 어제에 내 모습은/ 언제나 너의 곁에 있을 꺼야' 부분입니다. 화자는 지금의 현실이 너무도 괴로워서 차라리 꿈이었으면 하고 바라 봅니다. 마지막으로 상대의 체온을 느끼고 싶은 마음에 손을 잡아 달라고도 하죠. 상대와의 추억이 담긴 과거가 계속 남아 있을 거라는 것은 잊지 못한다는 의미겠죠.
이 노래의 하이라이트는 '바람에 흩어지는 회색 먼지처럼/ 그렇게 난 잊혀져 가겠지/ 기억해줘 네게 머물다간/ 어떤 사람이 있다는 걸/ 마지막 부탁이야/ 힘들지 않도록/ 슬픈 얼굴 보이지 말아 줘/ 어둠이 날 덮어 깊은 잠에 들면/ 내가 편히 쉴 수 있도록' 부분입니다. 첫 가사로 나왔던 부분이 하이라이트 부분의 끌어다 쓴 거였네요. 잊힘이라는 허무함 혹은 무상을 느끼는 것 같죠. 이별로 인해 자신의 존재가 지워지는 것이 못내 아쉬운 듯 함께 했었던 자신을 기억해 주었으며 합니다.
이 노래에는 중간중간 랩 가사가 나오는데요. 1절 랩은 ' 여자들이란 현재에 충실할 뿐/ 내가 떠나가면 넌 곧 날 잊겠지/ 긴긴밤 지새우며 내게 했던 맹세는/ 모두 거짓이 되겠지/ 그러니 됐어 아무 말도 하지 마/ 알아 그 눈물의 의미를/ 넌 나를 위로하려 하지 않아도 돼/ 그냥 나를 두고 그만 떠나가' 부분입니다. 재미있는 가사인데요. 지금은 눈물을 흘리며 화자를 위로하는 상대지만 여자들의 냉정함을 알기에 돌변할 걸 알기에 아무것도 하지 말고 그냥 떠나가라는 내용이죠. 하하하.
2절에 나오는 랩은 '다시는 돌아올 수 없는/ 그 먼 곳으로 여행을 떠나는 거라고 생각해/ 너 혼자 남겨두고 떠나야만 하는/ 내 마음은 더 아파/ 하지만 어쩌겠니/ 정해진 시간은 이미 끝났는 걸/ 아무리 잡으려 해도/ 잡히지 않는 떠나간 내 시간들/ 좋은 기억들은 슬픈 추억으로 묻고/ 이제는 떠나가 미련 없이 너는 너의 갈 길을 가/ 이제는 너는 내 모든 것을 흙으로 재로 날려 보내 줘/ 내 사진도 내 향기도' 부분입니다. 상대에 대한 체념 이 느껴지죠. 현명해 보이긴 하는데 한편으로는 매정해 보이기도 하네요.
마지막으로 '내 눈물에 가려/ 희미해져 가는 모든 것들/ 웃으며 갈 수 있게/ 조금만 나에게도 시간을 줘' 부분입니다. 화자 역시 지금의 상황을 무척 괴로워합니다. 센 척을 해 보았지만 쉽게 발걸음이 떨어지질 않죠. 그래서 가슴을 추스를 조금의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하고 있는 것 같아요.
음. 오늘은 제목에 착안해서 '얼굴'에 대해 썰을 좀 풀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얼굴에는 눈, 코, 입, 귀 등 시각, 후각, 미각, 청각 기관이 모여 있습니다. 다른 곳은 대부분 가리고 다니지만 얼굴만큼은 늘 노출되어 있죠. 물론 한 겨울에는 모자를 푹 눌러쓰고 마스크까지 할 수 있지만요.
그리고 인간의 감정을 표현하는 기능도 가지고 있습니다. 이 노래의 제목이 '슬픈 얼굴'인데요. 얼굴에 슬픔이라는 감정을 담을 수 있다는 말이죠. 웃음을 보면 기가 막혀서 웃는 경우도 있고 웃픈 경우도 있겠지만 대체로 즐거운 일이 있다고 여겨지죠. 반대로 눈물을 흘리면 슬픈 일이 있겠거니 합니다.
어떤 사람을 기억할 때 우린 얼굴을 가장 많이 떠올립니다. 그만큼 한 사람을 상징하는 첫 번째 이미지는 얼굴에서 나오는 것이 아닐까 합니다. 그래서 필러 등 각종 성형 수술을 통해 얼굴을 타인들이 보기 좋은 상태로 만드는데 혈안이 되어 있는 것인지도 모르겠네요.
얼굴은 비슷할 수 있지만 똑같을 수는 없습니다. 그래서 안면 인식 같은 기술로 진화하기도 하죠. 인간의 감정을 학습시킨 로봇도 몇 가지 감정 표현은 흉내 낼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되네요. 하지만 인간의 감정이 너무도 복잡다단하듯이 아무리 정교한 로봇을 만들어도 그걸 100% 재현해 내기는 쉽지 않을 겁니다.
인간은 얼굴근육 혹은 안면근육의 미세한 조절을 통해 상대에게 감정을 전달할 수 있다고 하는데요. 이런 표정을 지을 수 있는 능력은 포유류에게만 있다고 하네요. 생각해 보니 뱀 같은 파충류가 어떤 표정을 짓는 모습이 상상이 되질 않네요. 하하하.
자주 쓰는 얼굴 표정에 따라 나이가 들어 얼굴 피부의 탄력이 떨어지면서 그곳이 주름이 생긴다고 하는데요. 자주 웃고 살았던 사람과 찡그리는 일이 많았던 사람의 주름의 위치와 모양은 다를 겁니다. 특히 미간의 주름에 주목해 봅니다. 눈이 안 좋은데도 안경을 안 쓰면 자동적으로 미간을 찌푸리게 되고요. 장기간 그렇게 얼굴 근육을 쓰면 미간 모양이 망가지죠. 신경질을 자주 많이 내는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
어찌 보면 한 사람의 얼굴에는 그 사람의 감정이 기록된다고 봐야 할 것 같습니다. 살면서 자신이 가장 많이 감정이 표정으로 표출되었을 테니까요. 20세까지의 얼굴은 부모나 환경이 만들고 40세까지는 스스로 얼굴을 만들고 40세 이후로는 그 얼굴에 책임지며 사는 것이라는 격언이 괜한 말은 아니겠죠.
얼굴이 잘 생기면 여러 모로 유익한 것은 사실입니다. 채용 등에서 다른 이유가 없는데도 1점이라도 더 받을 확률이 높죠. 관련 연구 결과도 상당히 많습니다. 얼굴만으로 사람을 판단하는 우를 범하지 않기 위해서 마음이 이뻐야 여자지 라는 반대 표현도 있습니다. 비주얼이 인비주얼에 비해 직접적으로 다가오기에 그 영향력에서 자유롭기는 쉽지 않을 겁니다.
얼굴에는 좌우 대칭이 중요합니다. 다들 아시겠지만 좌측과 우측의 얼굴 모양은 조금씩 차이가 납니다. 거울에 자신의 얼굴을 응시하다 보면 눈의 크기나 모양이 같지 않다는 사실을 어렵지 않게 알 수 있죠. 어느 한쪽이 비교우위를 가진다는 것을 간파한 누군가는 사진 찍을 때 그 방향으로 카메라를 갖다 댑니다. 하하하.
얼굴의 옛 표현이 낯빛이죠. 생김새도 중요하지만 얼굴의 밝고 어두움도 큰 비중을 차지합니다. 얼굴이 울긎불긎하면 다혈질로 오해받을 수 있고요. 여자분들의 경우 백옥과 같은 하얀색이 선호되죠. 일부러 건강미를 위해 썬텐을 해서 검은 구릿빛 피부로 변신을 하는 사례도 있습니다.
얼굴만 보고 사람을 판단하면 안 된다는 격언이 있지만 얼굴을 통해 우린 꽤나 많은 정보를 수집합니다. 어떤 사람의 최근 삶이 평온한지 아니면 어지러운지를 얼굴만 보고도 파악할 때도 있죠. 혼자 눈물을 흘리다가 들키지 않으려고 빨리 눈물을 닦아내도 뻘겋게 부은 눈동자는 어찌할 재간이 없죠.
부처님 귀를 가진 사람도 있고, 부자를 암시하는 코도 있고 입 모양으로 사주를 보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중에서도 으뜸은 눈이 아닐까 하는데요. 인간의 검은색 눈동자 흰자를 가진 것은 상대에게 가장 잘 보이기 위한 진화의 결과였다는 내용을 본 기억이 있습니다. 그만큼 자신의 감정을 전달하기에 효율적인 기관인 셈이죠. 물론 눈만으로는 제한적이겠지만 다른 부위와 합동 작전을 펼치면 다양한 감정을 표현하는데 용이합니다.
마무리해야겠네요. 같이 사는 사람은 얼굴도 표정도 닮는다는 말이 있죠. 공통 경험과 같은 감정을 공유해서가 아닐까 하는데요. 자신의 얼굴을 가꾸는 방법은 좋은 감정을 자주 느끼도록 하는 게 아닐까 싶네요. 이 노래에서 상대는 이별 현장에서 어떤 감정을 동원해야 슬픈 표정을 짓지 않을 수 있었을까요? 하하하. 오늘의 브런치는 이것으로 마치겠습니다.
PS. 우스개 이야기로 이성을 볼 때 어디를 먼저 보냐는 질문을 하곤 합니다. 당연 1등은 얼굴이죠. 이쁘고 잘생기면 다 용서된다는 건 만국공통이 아닐까 싶은데요. 얼굴만 믿다간 된통 당할 여지도 있습니다. 사기꾼들이 얼굴에 사기꾼이라고 쓰고 다니지는 않으니까요. 저는 얼굴에 느낀 호감을 어조, 톤 앤 매너 등으로 재검증해 볼 것을 강력하게 주장하는 바입니다. 얼굴은 고쳐도 말을 고치긴 쉽지 않을 테니까요. 오늘은 이만^*. See you. Coming soon-.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