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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브&장혜진의 <그 남자 그 여자>

작사/작곡 류재현

by GAVAYA

안녕하세요?

<가사실종사건> 오늘의 주인공은 '바이브&장혜진'입니다.

아래 노래 들으시면서 글 보시는 걸 추천합니다.^^

https://youtu.be/EeMT7 kKNOSE? si=sqy4 yB5 mpcpS2 kq-

모든 걸 다 주니까 떠난다는 그 여자(남자)


내 전부를 다 가져간 그 여자(남자)


한때는 내가 정말 사랑했던 그 여자(남자)


다 믿었었어 바보같이


여자(남자)는 다 똑같나 봐


- 바이브&장혜진의 <그 남자 그 여자> 가사 중 -




바이브와 장혜진은 각각 소개드린 바가 있습니다. 바이브는 포맨 1기 멤버 출신의 윤민수와 류재현, 유성규가 멤버인 3인조 남성 보컬 그룹으로 출발했고요. 2005년부터 유성규 씨가 탈퇴하며 이때부터 2인조로 활동하게 됩니다.

오늘 소개해 드릴 노래는 2006년에 발매된 정규 3집에 있는 곡입니다. 이 앨범에는 <술이야>라는 곡도 담겨 있습니다. 장혜진 씨와 만나서 소위 대박을 터트린 노래죠. 노래는 류재현 씨가 만들고 노래는 윤민수와 장혜진이 멋들어지게 부르며 삼박자가 잘 맞았습니다.

이 노래가 대박을 터트려서인지 2019년 다시 한번 입을 맞춥니다. <술이야> <그 남자 그 여자>에 이은 <술이 문제>라는 노래입니다. 들어보셨죠? 절대로 흔들리거나 흥분할 것 같지 않은 장혜진 씨의 목소리에 성난 야수가 되어 울부짖는 윤민수의 조합이 기가 막힌 노래들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듀엣곡들이 꽤 있지만 이 노래도 빠지면 서러워할 곡입니다. 남녀 간의 호흡도 꽤나 잘 맞아야 하는 곡이고요. 특유의 서정적인 멜로디가 강점인 것 같아요. 한국적 정서라고 해야 할까요. 남자와 여자가 서로에게 독백의 형태로 말하는 듯한 구성도 꽤 괜찮은 듯하고요. 하하하.


자. 본업인 가사 속으로 함께 들어가 보시죠. 제목이 '그 남자 그 여자'입니다. 그 남자와 그 여자 사이에는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요? 심히 궁금해지네요. 그들의 이야기를 따라가 보시죠.

'혹시 니가 다시 돌아올까 봐/ 다른 사랑 절대 못해/ 남잘 울렸으면 책임져야지/ 니가 뭘 알아 남자의 마음을' 부분이 첫 가사입니다. 1절은 남자가 부르는 가사죠. 그 여자를 사랑한 그 남자는 지금 헤어진 상태이지만 그 여자가 돌아올지 몰라 다른 사랑은 엄두도 못 내고 있습니다. 그 남자는 눈물이 퍽이나 많았던 것일까요? 그 여자 앞에서 닭똥 같은 눈물을 보였나 봅니다. 하지만 그 여자는 휑하고 떠나버렸죠. 그 남자는 조금 억울한 마음이 듭니다. 자신의 마음을 전혀 몰라주는 듯한 그 여자에 대해서 말이죠.

2절은 1절 가사의 남자가 여자로만 바뀌어 있습니다. '혹시 니가 다시 돌아올까 봐/ 다른 사랑 절대 못해/ 여잘 울렸으면 책임져야지/ 니가 뭘 알아 여자의 마음을' 이렇게요. 그 여자 역시 그 남자와 헤어진 뒤 마음이 다르지 않죠? 그 여자 역시 섭섭합니다. 그 남자가 자신의 마음을 전혀 몰라준다고 느끼거든요.

이 노래의 하이라이트는 '모든 걸 다 주니까 떠난다는 그 여자(남자)/ 내 전부를 다 가져간 그 여자(남자)/ 한때는 내가 정말 사랑했던 그 여자(남자)/ 다 믿었었어 바보같이/ 여자(남자)는 다 똑같나 봐' 부분입니다. 그 여자와 그 남자는 각각 사랑을 위해 모든 걸 던졌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걸 상대가 다 가져갔다고도 여기고요. 그만큼 상대를 절대적으로 믿었습니다. 하지만 지금에 와서 생각해 보니 너무나 바보 같은 행동이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 여자와 그 남자는 이성에 기대가 무너져 내립니다.

'우린 미치도록 사랑했었지/ 우린 미치도록 사랑했었지/ 모든 걸 다 주니까 떠난다는 그 남자/ 내 마음 하나 몰라주는 그 남자/ 한때는 내가 정말 사랑했던 그 남자/ 다 믿었었어 바보같이/ 그땐 사랑이 이별인 줄 모르고/ 그런 줄도 모르고 다 믿었었어/ 우리 둘이' 부분입니다.

마지막은 남자로 끝나는 듯하다가 우리 둘이로 마치고 있습니다. 미친 사랑을 했던 그 남자 그 여자지만 그때는 사랑 안에 이별이 있는 인 줄도 몰랐다고 말하네요. 몰랐기에 더 용감해질 수 있었나 봅니다. 이별을 상정하지 않는 사랑처럼 멋진 경험과 추억거리도 없죠. 하하하.


음. 오늘은 가사 중 '여자(남자)는 다 똑같나 봐'와 '그땐 사랑이 이별인 줄 모르고'가 눈에 들어오네요. 후자는 많이 언급했으니까 오늘은 전자를 픽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이성은 다 똑같나 봐'. 하하하. 여러분들은 이 표현에 동의하시나요?

너무 이성을 골라서 짝을 못 찾는 상대에게 우린 '남자나 여자 다 거기서 거기'라는 말을 합니다. 또 결혼을 해서 어떤 이성과 긴 기간을 산 사람 역시 그와 비슷한 말을 하죠. 우린 사랑하는 누군가를 만날 때 이런 착각을 합니다. 이 사람 같은 사람은 다시는 없다는. 하하하. 진짜 그럴까요?

사랑을 하다가 이별의 문을 두드리는 순간에는 이런 생각을 하죠. '그래 너도 똑같지'라고요. 잠시 내가 눈이 삐였던 것이라고 못난 자신을 나무랍니다. 수많은 이성 중에 유독 눈에 띄었던 그 사람인지라 그 사람은 다른 이성들과 뭔가 다른 느낌이 들었기 때문일 텐데요. 한 마디로 착각이었던 것이죠.

'000은 다 그렇지 뭐. 000은 다 그래, 000은 다 똑같아'라는 말에는 000이 갖고 있는 공통 속성이 묻어 있습니다. 실제 마음과 다른 다르게 계속 빼는 상대방을 보면서 그런 말을 할 수도 있고요. 뻥카를 엄청나게 치는 상대방의 본케가 탈로 나는 순간도 그러하죠.

네. 분명 세상에는 유사성으로 묶을 수 있는 것들이 참 많습니다. 하위 개념으로 갈수록 공통점은 더 많아지죠. 살아 있는 생물과 살아 있지 않은 무생물로 나눌 수 있지만 그것들을 묶어서 물이라는 상위 개념을 놓는 식입니다. 여자와 남자 역시 사람이라는 상위 개념으로 놓을 수 있죠.

거꾸로 내려가 보면 머리 긴 여자와 머리가 짧은 여자가 있을 수 있고 성인이 된 여자와 성인이 안 된 여자로도 나뉠 수 있습니다. 군대 갔다 온 남자, 군대를 아직 못 간 남자, 남성스러움이 많은 남자와 그렇지 못한 남자처럼 뭘 기준으로 높으냐에 따라 하위개념은 생성됩니다.

여자와 남자라는 개념은 꽤나 상위 개념에 속합니다. 그러니 그 속에는 다양한 하위개념들을 포괄하고 있죠. 그중에 몇 가지를 골라서 여자는 어떻다 남자는 어떻다 말하는 것은 성급한 일반화의 오류가 될 가능성이 큽니다. 이 노래에서 역시 이성과 사랑을 나누다 헤어지는 슬픈 결말로 향하는 두 사람에게 그 하위 개념을 볼만한 마음적 여유는 없을 것이기 때문에 하나로 묶어 보는 것이 아닐까 싶기도 한데요.

그런데 말이죠. 우린 누군가를 사랑할 때 그 사람이 여자라서 혹은 남자라서 사랑에 빠지지는 않습니다. 여자인데 어떤 여자라서, 남자인데 어떤 남자라서 마음이 동하죠. 그렇지 않나요? 물론 여자가 너무도 없는 산골부대나 남자가 너무도 없는 특수한 환경이라면 모르겠습니다만 현실은 그렇진 않죠.

그러나 이별의 순간이 오면 자신이 사랑했던 '어떤'이 사라지고 '남자나 여자'라는 이성만이 덩그러니 남습니다. 사랑할 때는 어떤이 무엇보다도 중요했는데 헤어지는 시점에는 그런 하위 개념보다 상위개념인 이성이라는 단어만 보이는 것이죠. 더 이상 관계의 지속이 이루어지지 않기에 어떤이 무용화되는 까닭일까요?

돈이 많은 사람도 돈이 없는 빈털터리도 사랑을 하고 이별을 합니다. 돈이 많은 사람이라고 사랑만 하고 이별이 없을 수 없는 것이죠. 결국 그 여자라서 혹은 그 남자라서 이별을 하는 게 아니라는 말이죠. 사랑 뒤엔 이별의 그림자가 늘 짝을 이루고 있으니 그 남자든 그 여자든 이별을 피해 갈 순 없는 겁니다. 그러니 그 여자든 그 남자든 다 똑같게 될 수 밖엔 없는 것이죠.

똑같지 않은 것을 찾다간 홀로 늙어 죽을 겁니다. 끝은 똑같을 수 있나 그 시작과 과정이 남다르게 우린 사랑을 하는 것이죠. 그 사람이 아니면 안 되는 사랑 말이죠. 그래서인지 이별까지 남다르게 안 진행됐으면 하는 바람을 가질 수 있으나 안타깝게도 그런 건 세상에 없습니다.

사랑을 하려면 수많은 이성 속에서 다름을 찾듯이 이별을 하려면 사랑했던 이성에게서 같음을 찾아야 하는 것은 아닐까요? 이 노래의 1절과 2절은 같은 가사로 남자와 여자가 부르는 데는 그런 이유가 있는 것은 아닐까요? '저를 비롯한 여러분도 다 똑같다고요' 하하하. 오늘의 브런치는 이것으로 마치겠습니다.


PS. 요즘 다소 컨디션 난조를 겪고 있습니다. 한동안 인생살이에 대해 큰 걱정거리 없이 살아왔다 생각했는데 발에 피가 나서 아래를 내려다보니 돌부리에 걸렸더라고요. 하하하. 예전과 유사하게 늘 하루 해야 할 일을 하는데도 뭔가 채워지지 않는 것 같은 불만족감이랄까. 제 경험상 이 기간이 쉬이 가지 않는데 가고 나면 큰 힘이 되더이다. 그래서 좋지도 싫지도 않습니다. 사람 다 똑같은 거겠죠? 하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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