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사 타블로, 미쓰라진 / 작곡 타블로
안녕하세요?
오늘 <가사실종사건> 주인공은 '에픽하이'입니다.
아래 노래 들으시면서 글 보시는 걸 추천합니다.^^
https://youtu.be/dl6U-u9 lNSo? si=dIijjHhBaZszn74 E
Fly (My Baby) 세상이 뭐라고 말해도
Fly, fly, get em up high, 누가 뭐래도 가라고 go go
Fly (My Baby) 사랑이 널 두고 떠나도
Fly, fly get em up high...
- 에픽하이의 <Fly> 가사 중 -
에픽하이는 2003년 데뷔한 3인조 얼터너티브 힙합 그룹입니다. 그룹명인 'Epik High'는 '서사적인 높음'이라고 번역되는데, '약에 매우 취약한 상태'라는 부수적인 의미도 있습니다. 타블로와 투컷, 그리고 미쓰라가 멤버입니다. 1집을 준비하던 중 이들은 사기를 당하고 빚더미에 안게 되죠. 그래서 PC방, 술집, 옷가게, 영어강사 아르바이트를 하며 재기를 노립니다.
우여곡절 끝에 울림 엔터테인먼트와 계약을 하고 첫 앨범을 발표하죠. 다음 해 멤버들이 직접 프로듀싱에 참여한 2집이 발매되고 예능도 출연하면서 인지도를 쌓게 됩니다. 그리고 그들을 알린 3집이 발매되는데요. 오늘 소개해 곡이 바로 3집의 타이틀곡입니다. 동방신기를 꺾으며 음악방송에서 1위를 차지하죠.
2007년 발매한 4집은 타이틀 Fan과 후속곡 Love Love Love가 많은 사랑을 받았습니다. 2008년 5집에는 <우산>이라는 명곡이 수록되어 있습니다. 윤하 씨가 피처링으로 참여했죠. 2009년 울림 엔터테인먼트에서 독립하여 독자적인 힙합 레이블 <맵터소울>을 운영합니다. 이 과정에서 6집을 발매하기도 하죠.
여러 구설수 끝에 YG로 소속사를 옮겨 신보를 발표합니다. 3번의 해체 위기를 극복 끝에 7집 앨범을 발매하게 됩니다. 2014년 새 앨범 <신발장>이 좋은 반응을 얻게 됩니다. YG와 계약 기간이 만료되며 9집을 발매했는데요. 2021년에는 정규 10집을 내놓았고요. 현재까지도 꾸준히 음악 활동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20년이 넘는 기간 동안 꾸준한 음악 활동을 보여준 것으로도 에픽하이의 음악에 대한 진심은 인정해줘야 할 것 같네요.
자. 본업인 가사 속으로 함께 들어가 보실까요? 제목이 'Fly'입니다. 자유롭게 하늘을 나는 장면을 떠올려 볼 수 있는데요. 살면서 아무리 힘든 일이 있더라도 포기하지 말고 두 팔을 활짝 펴고 날아 올라라 정도의 응원가라고 보시면 무난할 듯합니다. 랩이 많아서 가사가 긴데요. 핵심만 짚도록 하겠습니다.
'힘들죠? (힘들죠) 오늘도 잔인한 세상은 너를 비웃고/ 거울 앞에서도 기죽고 또 홀로 술잔을 비우고/ don't know where to go 단 한 번의 실수로 모든 것을 잃고/ 고개를 숙일 땐 손을 모아 날개를 피고 You can fly'가 첫 가사입니다. 하는 일마다 잘 풀리지 않는 순간이라도 좌절하지 말라는 가사입니다.
'눈을 뜨며 맞는 아침 똑같은 방향뿐인 삶의 나침반/ 만만한 세상에 쉽게 무릎 꿇고 쉴 새 없이 신세/ 타령만 아련한 옛 꿈을 좇던 가련한/ 두 팔로 화려한 날개를 피고' 부분입니다. 한 때 대단한 일을 할 것 같은 바람은 사그라졌고 지금 내 앞에서는 호락호락하지 않은 현실만이 놓여 있습니다. 이제 제대로 날 수 있을까요?
'You can fly Higher 저 하늘 위에 새들보다/ You Can Fly Higher 단 하나뿐인 그대와 나/ Fly (My Baby) 세상이 뭐라고 말해도/ Fly, fly, get em up high, 누가 뭐래도 가라고 go go/ Fly (My Baby) 사랑이 널 두고 떠나도/ Fly, fly get em up high...' 부분입니다. 사랑이 있다면 함께, 사랑마저 떠나는 악조건이라도 개의치 말고 날갯짓을 계속하자고 말하고 있습니다. 이어지는 가사는 ''Fly 그대가 가진 것은 없어도/ You Can Fly 사랑이 차갑게 널 버려도/ You Can Fly 아픈 가슴에 숨이 멎어도/ You Can Fly You got to fly sky high!'
'눈을 뜨고 바라봐도 빛은 없고/ 꿈을 꾸며 살아가도 길은 멀고/ 내 뜻대로 가도 숨을 몰아 쉬었고/ 진실을 말해도 돌아섰죠/ 아직도 찾는 것을 못 찾았고/ 아무도 너를 사랑하지 못한다고/ 낙오감에 빠져도 Never die/ 날개를 피고 Let's go everybody Fly!' 부분입니다. 어떤 고난과 시련이 와도 희망을 끈을 놓지 않는 것을 말하고 있는 듯 보입니다. 아마도 그 끈의 정체는 이어지는 가사에 말하는 꿈인 것 같네요.
'You Can Fly (누가 뭐래도)/ higher (나는 절대로)/ 저 하늘 위에 새들보다 (내 꿈을 포기 못해)/ You Can Fly (누가 뭐래도)/ Higher (나는 절대로)/ 하나뿐인 그대와 나 (내 꿈을 포기 못해)' 부분이죠.
'괜한 한숨에 지워지는 단 한 번의 꿈/ 몇만 번의 시도 위에 갈라서는 문/ 눈을 뜨며 살아감에 보여 희망의 연기가/ 모두 털어 날려버려 비관의 먼지 다/ 역시 나도 때론 괜한 겁이 나/ 천천히 가 왜 꿈을 쉽게 버리나/
때론 낮게 나는 새도 멀리 봐/ 어두운 밤일수록 밝은 별은 더 빛나' 부분입니다. 꿈을 부둥켜안고 있는 한 살아갈 희망은 있다고 말하는 것 같죠? 허황된 꿈일지라도 모른다는 생각에 두렵기도 하지만 말이죠.
음. 오늘은 가사 중 '눈을 뜨며 맞는 아침/ 똑같은 방향뿐인 삶의 나침반'에 대해 썰을 좀 풀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여러분들은 이 가사를 보면서 어떤 느낌이 드시나요? 저는 이 지구의 수많은 직장인들의 아침 출근길 모습, 그리고 자본주의가 심어놓은 '돈이 최고' 뭐 이런 우리네 가치관 같은 게 떠올랐습니다.
우리는 저마다 다른 개성과 삶의 궤적을 지니고 있다고 말하지만 사실 일상을 뒤적거려 보면 천편일륜적인 부분도 적지 않습니다. 각기 다른 가치관과 세계관을 가지고 있지고 있으면서도 먹고사니즘을 위해 아침에 눈을 뜨면 일터로 무거운 몸을 이끌고 나아가죠. 자기다움을 최대한 숨기고 짜인 틀 안에서 연기 아닌 연기를 하며 하고 있는 듯한데요. 이 노래에서 말하는 꿈이란 바로 세상에 보여주지 않고 있지만 자기 안에 움트고 있는 바로 자기다움을 향한 끊임없는 여정을 뜻하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여러분들의 꿈에도 이런 모습이 반영되어 있는지 궁금하네요.
흔히 말하는 돈은 자기다움을 실현하기 위한 가장 기본적인 환경입니다. 하지만 그 환경이 때론 목적 그 자체 되는 경우가 있죠. 돈을 많이 벌면 지금 사는 문제가 다 해결될 것 같지만 부자들이라고 해서 인생에 대한 고민과 갈등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부자일수록 나는 누구이고 어디에서 와서 어디로 가는지를 묻는 인문학에 더 심취하는 것을 보면 딱히 돈이 그것에 대한 해결책이라고 말할 순 없을 것 같네요.
아마도 삶을 윤택하게 하는 돈을 많이 벌고자 하는 건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을 하고 하기 싫은 것을 덜 하려는 자유를 확보하기 위해서 일 겁니다. 돈에 대한 걱정이 없다면 그다음부터는 자신이 하고 싶은 것과 하기 싫은 것이 무엇인지를 구체적으로 잘 알고 있어야 하는 것이죠.
그런데 일반인들의 경우 부자가 되면 무엇을 하고 싶으냐를 물으면 하고 싶은 것이 아니라 사고 싶은 것을 말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집, 차, 명품 뭐 이런 것들 말이죠. 부자가 될 가능성이 낮으니 그렇게라도 설움을 날려보는 것일 수도 있다 생각하면서도 막연한 것은 안 한다는 것과 마찬가지일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하면 안타깝죠. 마치 로또 되면 뭐 할래라고 물었을 때 보이는 반응과 대동소이합니다.
자본주의에서는 나의 소비가 곧 나라는 말이 있죠. 소비는 사고 싶은 것을 사는 것이지만 그 속에는 자신이 하고 싶은 것들이 담겨 있습니다. 돈을 통한 소비는 수단이고 그걸 통해 자신이 하려는 진짜 목적 같은 게 있다는 말씁입니다. 그런데 흔히 언급되는 집, 차, 명품의 목적은 자기만족이라고 할 수도 있지만 과시 욕구가 크죠. 문제는 그걸 나만 할 수 있는 게 아니라는 점인데요. 더 큰 부자는 언제가 있으니까요.
그래서 다시 꿈이라는 단어를 들여다보게 됩니다. 그 꿈에는 자신만의 고유성이 탑재되어 있어야 한다는 말씀이죠. 그래야 가사에서 말하는 똑같은 방향뿐인 삶의 나침반을 벗어날 수 있게 될 겁니다. 만약 남들과 똑같은 나침반을 쓴다면 어느 순간 순위가 매겨지고 자신보다 위에 위치에 사람들을 보며 낙담하게 될 겁니다.
하지만 자신이 삶의 나침반을 아무도 없는 방향으로 놓았다면 누구의 간섭도 시선도 의지하지 않고 자신만의 속도로 뚜벅뚜벅 걸어갈 수 있게 되죠. 아침에 눈을 뜨며 지겨운 일상에 대한 욕으로 시작하는 것보다 오늘도 맡은 바 소임을 다하겠다는 자세로 임하는 게 좋겠죠. 하지만 거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먹고사니즘을 벗어나 자신의 길을 어떻게 꾸밀지를 생각해 보는 것도 반드시 병행하는 것이 필요하리라 생각되네요.
강력한 자기장이 작동하는 세상에서 그 힘에 끌려가지 않기란 쉽지 않은 일입니다. 조금만 정신을 딴 곳에 팔면 자신도 모르게 N과 S극에 끌려갈 겁니다. 그 나침반의 방향을 거부하며 자신만의 길을 걷는다는 건 날개가 없는 인간이 맨몸으로 자유낙하를 하겠다고 다서는 것만큼 무모해 보일 수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런 길을 포기하지 않고 꿈꾸는 것이 바로 'Fly 정신'이 아닐까 싶네요. 일상에서 번지를 시도해 봅니다. 오늘의 브런치는 이것으로 마치겠습니다.
PS. 비가 흠뻑 온 뒤라 하늘이 화장하네요. 기분이 좋아집니다. 주말에는 거르지 않고 브런치를 하겠노라 말씀드린 바 있는데 이번 주는 성공했네요. 모두들 즐거운 일요일 되시길 바라면서 오늘은 이만^*. See you. Coming so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