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시의 <그때가 좋았어>
작곡 케이시 / 작곡 조영수
안녕하세요?
오늘 <가사실종사건> 주인공은 '케이시'입니다.
아래 노래 들으시면서 글 보시는 걸 추천합니다.^^
봄처럼 따뜻했던
그때가 좋았어
너 하나로 충분했던
그때가 좋았어
헤어지고 나서야
깨닫게 됐어
참 좋았구나
참 예뻤구나 우리
지난날에 그때가 참 좋았어
사랑했던 우리가 참 그리워
그때 그때
그때 그때 음
- 케이시의 <그때가 좋았어> 가사 중 -
늘 곁에 있으니
소중함을 잊고 살았나봐
이젠 작은 설렘도
함께 웃는 일도 사라졌어
너무 멀리 와 버렸어
노력해도 안 될만큼
언제부터였을까
이젠 너를 더 볼 자신이 없어
그때가 예쁘고 좋았어
봄처럼 따뜻했던 지난날
서로를 사랑했던 마음 외엔
더 이상 필요한 게 없었지
그때 그걸 알았더라면
더 사랑하고 안아줄 걸
그 때가 참 그리워.
케이시는 본명인 김소연의 영어 이니셜 'KSY' 중간에 'a'와 's' 를 붙여서 만든 이름이라고 하네요. 케이시는 목소리가 예뻐서 가이드 보컬을 많이 한 것으로 알려져 있구요. 다른 가수의 노래도 커버해서 유투브에 많이 올라와 있습니다. 저와 같은 지역인 청주에서 학창시절을 보냈네요. 간만에 고향 사람 만나니 반갑네요. 하하
2015년 디지털 싱글 앨범을 발표하면서 데뷔했고 최근에는 <골 때리는 그녀들>이라는 예능에도 출연했답니다. 원래는 아이돌 걸그룹을 준비하다가 목소리가 좋아서 솔로로 전향했습니다. 좋아하는 가수가 '윤미래'일 정도로 랩에도 높은 관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번 곡은 2018년에 발매했구요. 작곡가로 유명한 조영수씨가 참여했네요. 자 그럼 본업인 가사로 들어가 보실까요?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과거의 특정 시점인 '그때'가 좋았다고 말하는 것을 봐선 지금은 이별 후인 상황임을 암시하고 있습니다. 사랑의 감정이 정점을 찍던 그때를 회상하며 그리워하는 마음을 표현하고 있습니다. 전체적으로 외롭고 적적한 감정인 '쓸쓸함'이 느껴지네요.
첫 가사는 '이젠 편하니/ 작은 설렘조차 욕심이겠지...반복되는 시간에 지쳐가/ 더 이상 함께 웃을 일도 없겠지'입니다. 너무 익숙해진 나머지 서로 권태의 단계에 진입한 것이 아닐까 합니다. 설렘과 웃음은 두 사람의 관계를 이어나가는 동아줄 같은 것이었는데 그것이 끊어져 버린 상황이죠.
'돌이킬 수 없이 멀리 왔다는 거/ 억지로 더 노력해도/ 안 되는 건 어쩔 수가 없더라' 부분을 보면 동아줄을 다시 이어보려고 애쓴 흔적이 보이죠. 하지만 사람의 감정이라는 게 노력한다고 생기는 게 아니듯이 이미 때가 훌쩍 지나버렸음을 시인하고 있습니다. 종점을 맞이하고 있는 관계에 대한 착찹한 마음이라고 해야 할까요.
'우린 언제 이렇게 됐을까/ 더는 너를 만날 자신이 없어' 라는 가사도 나오는데요. 답답한 마음에 '어디서부터 어떻게 잘못된거지'하며 복기를 해보죠. 하지만 원인이 무엇인지를 따지는 것은 이제 의미가 없는 상황입니다. 상대방과 더 이상 관계를 유지해 나갈 동력이 상실되었기 때문이죠. 그렇게 둘은 헤어졌습니다.
같이 있을 땐 평생 함께 할 줄 알고 그때의 소중함에 무뎌졌다가 헤어지고 나니 지난날이 좋았다는 걸 깨닫게 되죠. 그래서 그때를 추억하고 그리워합니다. '너 하나로 충분했던''봄처럼 따뜻했던''행복해서 눈물 나던' 그때가 좋았다구요. 그 때를 만든 두 주인공의 모습도 '참 좋았고 참 예뻤구나'라고 말합니다.
'가진 것도 없고 초라했어도/ 서로만으로도 충분했으니까 우린'에서 보듯 사랑에 눈이 멀면 다른 것들은 다 중요해 보이지 않죠. 그러면서 자조섞인 후회를 합니다. '그때 알았더라면/ 더 사랑할 걸/ 더 안아줄 걸/ 후회가 돼'라고요. 있을 때 잘 하는 게 참 이렇게 어려운 일인가 봅니다. 언제까지 함께 할 줄을 몰라서 그런 게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드네요.
전체적으로 무난한 가사로 되어 있습니다. 노래 가사도 모두가 주제로 한결같이 향하고 있고요. 그래서 딴 이야기를 좀 해 볼까 합니다. 우린 과거를 보면서 '그때가 좋았어'라는 말을 종종 합니다. 그런데 그때는 그게 좋은지 모른다는 게 아이러니입니다. 다른 사람 눈에는 그리도 잘 보이는데 본인 눈에만 안 보이는 거죠. 상대방이 나이를 밝히면 '그때가 좋은거지'라고 말하잖아요. '그때'란 놈 참 얄궂지 않나요?
'그때가 좋았어'라는 말은 현재보다 과거가 비교우위를 갖는다는 의미도 내포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 표현에는 그때처럼 다시 한번 살아보고 싶다는 바람과 (그때로 돌아갈 수 없으니) 추억이라도 하자는 그리운 마음이 녹아 있죠. 아니면 현실의 고단함을 달래보려는 시도일 수도 있구요.
그 때를 자주 떠올리는 삶을 산다는 건 좋은 것일까요? 그 반대일까요? 저는 '그때가 좋았어'라는 말보다는 좋고 나쁜 것이 아닌 중의적 의미의 '그땐 그랬지' 에 마음이 더 끌립니다. 좋고 나쁨은 비교에서 시작되는 거잖아요. 그땐 그런거고 지금은 이런거지로 끝나야 뒤탈이 없습니다. 이 노래의 제목처럼 '그때가 좋았어'라는 말을 내뱉는다는 것은 어디에선가 비교의 상대를 찾아야 하는 의무감 같은 게 생기거든요.
그때는 그때대로 좋았고 지금은 지금대로 좋은 인생이어야 하지 않을까요? 그땐 손수 글로 마음을 표현해서 감수성이 폭발했고 기다리는 맛이 있던 반면 지금은 문자로 보내서 1초도 안 돼서 네 맘을 전달할 수 있는 편리한 시대라고 말이죠. 좋았던 과거를 추억하는 것 못지 않게 우리 삶을 앞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지금이라는 시간에 긍정성을 부여하는 노력도 필요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 봤습니다. 오늘은 이것으로 마치겠습니다.
PS. 노래를 선별하다 보면 듣기는 좋은데 가사로 풀 내용이 안 보이는 경우도 있고 유명하지 않은 노래인데 할 말이 많은 경우도 있네요. 어느 정도(?)는 지명도가 있는 가수를 선별하다 보니 이런 고충이 발생할 줄이야. 노래 자체를 순수하게 듣던 '그때가 좋았어'요. 하하하. 그 때는 노래 듣는 것을 즐겼고 지금은 가사 쓰는 것을 즐기고 있는 중이라고 생각하렵니다. 편안한 하루 보내세요. See you. Coming Soon- (NO.4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