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사/작곡 이현도
안녕하세요?
오늘 <가사실종사건> 주인공은 '유승준'입니다.
아래 노래 들으시면서 글 보시는 걸 추천합니다.^^
https://youtu.be/PUJbV_z_hrI? si=VNEX778 LwJKAJte4
이 세상에 나의 너보다
소중한 것이란 건 내게 있을 수 없어
널 사랑해 너의 모든 걸 나 영원토록
끝을 알 수 없도록 끝을 할 수 없도록
- 유승준의 <열정> 가사 중 -
유승준은 1997년 데뷔했습니다. 서울 송파구 잠실동에서 태어난 대한민국 국적의 소유자였는데 만 12세의 나이에 미국 캘리포니아로 이민을 떠납니다. 근 신학을 전공했습니다. 그랬던 그가 다시 한국으로 돌아와 <가위>라는 곡을 발표하며 인기의 중심인물이 되죠.
데뷔 때부터 2002년까지 총 6장의 정규 음반을 발매합니다. 데뷔곡 <가위>를 비롯해서 <나나나>, <비전>, <찾길 바래> 등 내는 앨범마다 히트를 쳤습니다. 오늘 소개해 드릴 곡은 1999년 발표한 3집에 실린 타이틀 곡입니다. 작사/작곡을 듀스의 이현도 씨가 맡았네요. 어쩐지. 그는 잘생인 외모에 몸짱까지 겸비한 당대 최고의 스타였습니다. 격렬한 춤을 추면서도 그리도 안정적으로 노래를 잘했더랬죠. 끼도 있었고요.
그러던 그에게 시련이 찾아오죠. 바로 미국 시민권을 취득한 후 한국 입국이 금지됩니다. 이때부터 그는 유승준에서 '스티브 유'로 불리게 되죠. 공익요원 소집을 앞두고 있던 탓에 병역기피자라는 손가락질을 받았죠. 그의 인기만큼이나 팬들의 실망이 컸음을 의심할 여지가 없습니다.
얼마 전에 보니 LA 총영사관을 상대로 제기한 비자 발급 거부 처분 취소 소송에서 승소했다는 기사가 나왔더군요. 그러나 법무부를 상대로 한 소송은 여전히 진행 중입니다. 벌써 20여 년의 세월이 훌쩍 흘렀는데요. 아마 그동안 그도 사태가 여기까지 올 걸 알았다면 그런 선택을 하진 않았겠죠. 정말 대단한 가수였는데 대한민국의 특수성, 군대라는 것에 발목이 잡혀 이리도 가시밭길을 걸게 된 것이 참 안타깝습니다.
자. 본업인 가사 속으로 함께 들어가 보시죠. 제목이 '열정'입니다. Fever. 저는 이 노래 제목이 그의 캐릭터와 너무도 잘 어울린다고 생각이 듭니다. 이후에는 모르겠지만 당시에는 춤도 노래도 이처럼 열정적으로 보여주는 이가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곤 했거든요.
'이제 나! 내가 말하는 건/ 아주 커다란 내 가슴깊이 온통을 그렇게 자리한/ 너라는 내 곁에 있는 날 바라보는 너에 대한 이야기야/ 나의 목소리야 널 향해 나는 소원해/ 그렇게 나는 원해 난 너를 원해/ 그렇게 나는 너 없인 난 어두워진 그런 시간 속에/ 헤맬 뿐 더 이상은 참지 못해' 부분입니다. 네 화자가 말하는 열정은 어떤 한 사람을 향하고 있습니다. 그 사람을 위해 오늘 목놓아 세레나데를 부르려고 하고 있습니다. 더 이상 자신의 감정을 숨기는 것도 한계가 느껴지죠. 그의 울부짐은 어떤 내용일까요?
'너를 향해 끝없이 소리쳐 부르는/ 내 가슴 깊은 사랑 노래/ 내 마음속에 하나하나 새겨지는/ 너라는 이름 안에 그 모든 것/ 어떤 모습이라 해도/ 너와 함께라면 나는 기쁠 수 있어/ 이제 너의 그 마음을 내게 열어줘' 부분입니다. 아주 뜨겁게 널 원하고 있다. 어서 마음의 문을 열어라 뭐 이렇게 들리시지 않나요? 하하하.
'끝나가는 이 세기를 사람들은 말하지/ 사랑만으로 힘들지 다 세상은 얘기하지/ 하지만 난 변하지 그렇지 않을 테니/ 내게는 바보들의 이야기는 상관이 없지/ 세상 마지막도 우리를 바꿀 수 없어/ 누구도 아무도 절대로 막을 수 없어/ 어떤 그 무엇도 널 대신할 수가 없어 알 수 있어' 부분입니다. 이 노래가 나온 게 1999년이어서 '이 세기'라는 표현이 등장하고 있습니다. 가진 것은 사랑뿐이다. 사랑 하나로 눈에 뵈는 게 없다. 사람들이 아무리 뜯어말려도 난 내 길을 갈 테다 이런 뉘앙스입니다.
이 노래의 하이라이트는 '이 세상에 나의 너보다/ 소중한 것이란 건 내게 있을 수 없어/ 널 사랑해 너의 모든 걸/ 나 영원토록 끝을 알 수 없도록' 부분입니다. 돌직구 남인 듯요. 이렇게 저돌적으로 이성을 향해 달려가면 막을 길이 없죠. 피할 길도 없을 듯요. 안 사귀었다간 죽느니 사느니 할 태세죠. 열정이 그대로 녹아 있는 듯 보입니다. 그 열정이 부디 오래가야 할 텐데요.
'살아가며 겪어왔던 너의 슬픈 이별 얘기들/ 이젠 없어 마지막 사랑일 테니까' 부분입니다. 마지막 멘트로 종지부를 찍습니다. 나랑 사귀면 이별이라는 단어는 사전에서 지우면 된다고요. 자신은 절대로 헤어짐이라는 것을 모르는 마지막 사랑으로 남아 있을 거라 자신하네요. 이런 남자 어떠세요? 하하하.
음. 오늘은 가사 중 '사람들은 말하지'에 대해 썰을 좀 풀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우리는 참 주변 사람들에게 영향을 많이 받고 삽니다. 영상 속 전문가라는 이름의, 한 번도 만나 본 적이 없는 사람들의 이야기도 철석같이 믿고 따르기도 하죠. 하물며 지인이라는 이름의 사람들의 영향력은 어마무시합니다.
자녀들의 입장에서 돈과 경험 따위를 지닌 부모의 영향력은 절대적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키는 자녀들이 쥐고 있죠. 00 안 해주면 죽겠다고 떼쓰는 자녀에게 이길 부모는 없으니까요. 결혼을 할 때 그 집 부모를 유심히 보는 것도 그런 이유 중 하나입니다. 힘과 권력에서 우위에 있는 사람에게 어떤 영향을 받으며 자랐는지를 보면 그 사람이 미루어 짐작되기 때문입니다.
사람들이 말하는 내용을 잘 뜯어보면 수많은 경험의 공통분모를 담은 경우가 많습니다. 쉽게 말해서 속담 같은 것들에 사람들이 말하는 내용이 함축적으로 담겨 있죠. 그래서 우린 사람들이 말하는 것을 쉽게 대할 수 없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여러분들은 다른 사람들의 공통적인 말에 얼마나 영향을 많이 받으시는 편인가요?
그런데 한 편에서는 이런 이야기도 합니다. 다른 사람들의 말이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고요. 자신이 설정한 기준대로 살았으면 더욱 행복했을 텐데라고요. 우리 인생이 이래서 어렵습니다. 귀에 걸면 귀걸이 코에 걸면 코걸이죠. 몇 번 말씀드렸지만 그때그때 달라지는 해석의 미학은 제가 오랫동안 천착해 온 인생 주제이기도 합니다. 갈팡질팡하는 삶을 더욱 위태롭게 하는 것 같아 해독제로 쓰려고요. 하하하.
이 노래에서 사람들은 말합니다. 사랑만으로는 힘들다고요. 사랑이 밥 먹여주냐 뭐 이런 의미죠. 이에 대해 화자는 그렇게 말하는 사람들을 바보라고 말합니다. 자신은 그런 사람이 아니라고 사람들이 잘 못 본 거라고 핏대를 세워가며 대꾸합니다. 어떻게 보세요? 화자의 태도에 마음이 가시나요?
20대의 사랑, 30대의 사랑, 40대의 사랑, 50대의 사랑.... 어느 나이대에 사랑을 하느냐에 따라 그 사랑의 행태도 달라집니다. 아마도 화자는 20대가 아닐까 추정이 되는데요. 20대의 사랑은 불가능에 도전하고 그것을 돌파하고 말겠다는 무모함이 매력이죠. 하하하.
하지만 50대 혹은 60대에 이런 사랑은 어울리지 않습니다. 어울리지 않는 거지 안 된다는 건 아닙니다. 하하하. 그 나이대에도 이런 사랑을 할 수 있는 분들이라면 존경해 마지않습니다. 사랑이 최고의 가치라고는 하나 현실의 문제도 그만큼 적지 않게 돌보아야 하는 과제임을 알 나이이기 때문일 텐데요.
아무튼 전 화자의 사랑법이 틀렸다고 말하고 싶지 않습니다. 그때 아니 어쩌면 평생 우린 우리 각자의 길을 걸어야 하고 그 과정에서 들려오는 '사람들의 말'에 쉽게 흔들리지 말아야 합니다. 함수에는 정규 분포가 있죠. 가운데가 불룩하게 튀어나온 모습이요. 사람들의 말이란 그 중심 근처 값을 말하는 걸 겁니다.
저는 우리의 삶이 꼭 정규 분포상에 있다고 보지 않습니다. 그래서도 안 되고요. 모든 값이 평균에 수렴한다면 이 세상은 큰 변화를 도모하지 못했을 겁니다. 평균값에서 아주 멀어진 몇몇의 사람들이 이 세상을 바꾸는데 앞장섰다는 점은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죠.
우린 너무 결과론적인 판단을 하는 것일 수도 있습니다. 남득과 같은 길을 가지 않은 것보다 그 결과가 남들보다 못했다에 더 신경을 쓰고 사니까요. 그걸 진즉에 알았다면 그 길을 갈 사람은 없었을 겁니다. 반대로 결과가 좋았다면 '그러길 정말 잘했어'라고 생각하게 될 거고요.
결과에 연연하지 않고 사람들이 말하는 길이 아니라 자신만의 길을 가는 사람들. 자신이 가진 내면의 힘을 믿고 곁눈질 없이 묵묵히 걸어가는 사람들. 저는 이런 사람들에게 이 노래의 제목인 '열정'이라는 단어를 선서해 주고 싶습니다. 이 보다 열렬한 애정을 가지고 열중하는 마음이 더 있을까 싶거든요.
사람들은 말합니다. 남들만 따라가면 중간은 한다고요. 중간의 대박도 없지만 쪽박도 없는 그저 그런 모습입니다. 그런데 우리 삶이 꼭 중간이어야 하는 건 아닙니다. 쪽박의 위험성을 알고도 그 길을 선택하는 사람들이 많을 때 사회는 다채로워지고 자유로워지는 것이 아닐까요?
결과에 따라 쉽게 뒤집히는 '사람들의 말'보다 더 가치가 있는 것은 자신만의 결정과 그것에 책임지는 자세가 아닐까요? 오늘의 브런치는 이것으로 마치겠습니다.
PS. 이제 너무도 많은 시간이 흘러 그가 받은 고통값은 충분한 듯합니다. 그가 인터뷰에서 '나는 참 미련한 사람'이라고 말한 바 있는데요. 한국이 뭐라고 그쯤 되면 미국에서 잘 먹고 잘 살면 그만이지만 그는 한국으로 돌아오기 위해 이 지루한 송사를 거듭했습니다. 아직도 끝이 나지 않았고요. 병역을 회피하려 했던 그를 미워하는 마음과 함께 사람들의 말에 쓰러지지 않고 자신만의 길을 가는 그의 모습은 평가받아야 하는 것은 아닐지 하는 생각을 해 보게 되네요. 오늘은 이만^*. See you. Coming so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