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사 김성호 작곡 전상진
안녕하세요?
오늘 <가사실종사건> 주인공은 '박준하'입니다.
아래 노래 들으시면서 글 보시는 걸 추천합니다.^^
https://youtu.be/4 rVue4 Hl3 FA? si=XuzJOLMq8 hf31 NIt
이젠 더 이상
너에게로 가까이
다가갈 수 없는 걸 알아
그냥 이렇게 바라만 볼 거야
슬프지 않아
너는 항상 이렇게
기다리고 있는 걸 알아
그냥 이대로 사랑을 할 거야
- 박준하의 <너를 처음 만난 그때> 가사 중 -
박준하는 1992년 데뷔했습니다. 본명은 박태호입니다. 고등학교 때부터 음악활동을 했고 조정현, 신해철 씨와 교유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충신대 선교학과를 중퇴하고 음악의 길에 뛰어듭니다. 언더그라운드 라이브 클럽에서 노래를 하다가 1992년 <지금까지와는 달라>라는 곡이 수록된 1집을 발매합니다.
오늘 소개해 드릴 곡은 1집에 수록된 후속곡인데요. 오히려 이 노래가 더 떴죠. MBC 드라마 <무동이네 집>의 OST로 사용되었습니다. 이 노래가 그의 유일한 히트곡이어서 원히트언더로 분류됩니다.
1994년을 기점으로 본명을 박태호에서 박준하로 개명하여 온전히 박준하로 거듭납니다. 2000년 3집 앨범을 발표하는데 부활의 기타리스트인 김태원 씨가 음반 프로듀서를 맡아 화제가 되기도 했습니다. 음악도 감성 발라드가 아니라 록사운드가 가미되었죠.
두 번의 불미스러운 사건으로 역사에 묻히는 듯했습니다. 현재는 작은 현장의 무대 중심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10년 가까이 긴 공백도 있었는데요. 절친이었던 동료 가수 박정운 씨가 하늘로 가는 둥 노래 가사대로 흘러가는 인생이 허망해서라고 밝힌 바 있습니다.. 그 마음을 다잡는 시간이 필요했다고요. 3개월이라는 너무도 짧은 인기를 얻고 브라운관에서 사라졌던 그를 오늘 <가사실종사건> 소환해 봅니다.
자. 본업인 가사 속으로 함께 들어가 보시죠. 제목이 '너를 처음 만난 그때'입니다. 두 글자씩 4번 반복되는 제목이 입에 착착 감깁니다.(저만 그런가요? 하하하) 아 노래는 화자가 사랑했던 사람과 처음 만난 그때를 생각하는 것은 맞는데, 사랑할 때가 아니라 이별했을 때 쓰인 가사입니다.
'가르쳐 줄 수는 없을까/ 내가 정말 살아있다는 걸 느낀 건/ 너를 처음 만난 그때/ 가르쳐 줄 수는 없을까/ 내가 정말 나를 사랑하게 된 것은/ 너를 사랑했던 그때란 걸' 부분입니다. 화자는 상대에게 사랑의 위대함에 대해 알려줄 수 없냐고 묻고 있는데요. 아마도 진즉에 그것을 몰랐던 화자의 회환이 담긴 표현이 아닐까 합니다. 마치 지금이라도 다시 만나 사랑이 가진 가치와 의미에 대해 말해주기라도 기대하는 듯합니다.
'달아나지 마 난 너의 전불/ 원하지는 않아/ 그렇지만 아이처럼/ 조르고 싶어' 부분입니다. 어떤 이유에서인지 이미 상대는 화자로부터 점점 멀어지고 있습니다. 화자는 그런 상대를 아이가 되어서라도 조르며 생떼를 부리면서 잡아보고 싶은 마음이 한가득이죠.
이 노래의 하이라이트는 '이젠 더 이상/ 너에게로 가까이/ 다가갈 수 없는 걸 알아/ 그냥 이렇게 바라만 볼 거야/ 슬프지 않아/ 너는 항상 이렇게/ 기다리고 있는 걸 알아/ 그냥 이대로 사랑을 할 거야' 부분입니다. 가사가 약간 이상한데요. 상대에게 더 이상 다가갈 수 없고 같이 할 수 없어 일정한 거리를 두고 바라만 본다는 것까지는 통과. 그다음 상대가 항상 기다리고 있는 것을 알아 슬프지 않고 그래서 이대로 사랑을 한다고 하는데요. 화자의 바람이나 착각일까요? 멀어지는 사람이 화자를 기다린다? 좀 어패가 있는 듯요. 저는 화자가 이별의 아픔을 느끼지 않기 위해 거짓 설정을 한 것이라고 매도지합니다.
음. 오늘은 가사 중 '그때'에 대해 썰을 좀 풀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우린 살다 보면 인생의 변곡점 같은 것을 거치게 되죠. 대부분의 변곡점은 사후적 해석인 경우가 많습니다. 당시에는 그 시절이 무슨 의미인지도 몰랐다가 뒤늦게서야 무릎을 딱하고 치게 되는 격이죠.
인생의 변곡점은 크게 두 가지 경우의 수가 있는 듯합니다. 하나는 주변 환경이 그러한 경우고 다른 하나는 자신의 의지가 강하게 발동하는 상황이죠. 예를 들어보죠. 어떤 이성이 자신의 곁에 나타납니다. 이러저러해서 엮기게 되고 사귀게 되고 그래서 결혼을 하게 되죠. 의지도 일부 작동했겠지만 환경의 영향도 무시할 순 없을 겁니다.
다른 예를 들어보죠. 외국인과 결혼하고 싶은 1인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외국인이 자주 출몰하는 곳은 찾아다녔죠. 거기서 외국인과 마침내 눈이 맞았습니다. 그리고 해피앤딩이 되었죠. 앞의 상황과는 조금 다른 지점이 느껴지죠. 네. 의지의 발동 정도가 전자보다는 좀 더 강한 편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인생의 경로를 바꾸려면 크게 3가지를 바꾸어야 한다고 입을 모읍니다. 첫 번째는 시간을 기존과는 다르게 쓰는 것, 두 번째는 사는 곳을 바꾸는 것, 마지막은 새로운 사람을 사귀는 것이죠. 이 노래에서도 나오지만 흔히 우리가 사랑이라고 부르는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는 일은 어떤 이의 인생 항로를 송두리째 바꿔버리는 경우가 왕왕 있습니다.
심한 경우는 이별 후유증으로 쭉 혼자 사는 사람도 있고요. 이성에 대한 믿음의 정도가 바닥권을 헤매는 경우도 있습니다. 또는 상대가 꼴 보기 싫다고 다니던 직장을 나가는 경우도 있고요. 그런 비슷한 사람도 안 만나려고 하고 부딪히는 걸 차단하려고 거주지를 이동하기도 하죠.
자신에게 영향을 많이 끼치는 사람들이 동료나 가족일 텐데요. 사랑하는 사람은 그중에서도 으뜸입니다. 헤어지더라도 좋은 사람을 만난 경우와 개진상을 만나는 경우는 천지차이죠. 한 사람에 의해 타인의 인생 항로가 바뀐다는 것이 조금은 어처구니없긴 하지만 실제로 그런 일이 왕왕 있죠.
흔히들 00을 알기 전과 알기 후로 내 인생은 나뉜다는 말을 많이 합니다. 자신의 인생 항로를 틀 정도로 위대한 유레카를 발견한 것을 비유적으로 표현한 말이죠. 거꾸로 이런 생각을 해 봤습니다. 예전 학창 시절 선생님들이 자신의 삶에 중대한 영향을 끼쳤듯이 나 자신이 누군가의 00에 들어갈 수도 있다고요.
우린 외부의 환경이나 타인에 의해서 내 인생의 변곡점이 생긴 것만을 생각하지 거꾸로 내가 다른 사람에게 영향을 주어서 그 사람에게는 나 자신이 타인으로서의 변곡점이 될 수도 있다는 생각을 잘 잊습니다. 인간은 서로에게 영향을 주고받는 존재이니 이런 경우도 충분히 가능할 겁니다. 그러니 자신의 말과 행동을 자주 돌아보며 살아야 하는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일명 인생을 리셋하고 싶은 욕구가 있습니다. 이번 생을 망했다고 하기엔 너무도 많은 시간이 남아서 남은 시간만이라도 기존과는 완전히 다른 삶을 살아보고 싶은 마음인 것이죠. 뒤돌아보면 이 마음을 먹었을 때가 삶의 변곡점이 될 거라 생각할 수 있지만 그러지 않은 듯합니다.
제 경험상으로는 그런 변화하고자 하는 마음을 먹고 그걸 실천으로 옮기며 지난한 시간을 지난 다음에야 그때를 변곡점이라고 말할 수 있더군요. 마음만 먹는다고 해서 일상이 바뀌는 힘은 미비하니까요. 몇 번 행동한다고 큰 변화가 일어나지도 않고요. 행동에 행동을 거듭되는 어느 날 자신도 모르게 예전과는 다른 달라진 나를 불현듯 느끼게 되죠. 그 지난한 반복의 시간을 저버리면 새로운 변곡점은 완성이 되지 않습니다.
늘 글을 쓰면서 그런 마음을 갖습니다. 깨알같이 모인 글자들을 바구니에 담고 어느 시점이 왔을 때 바구니가 넘치면 그때보다 사람들이 내 글을 좀 알아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죠. 사람마다 글을 모으는 능력도 흘리지 않고 바구니에 담는 능력도 바구니의 크기를 가늠하는 능력도 제각각이어서 그게 언제라고 딱 잘라 말할 수 없다는 점이 낭패이긴 하죠. 그래서 죽을 때까지 성공하지 못해도 할 수 없다 말하는 건 아닐까요?
우리 인생에는 자연스럽게 찾아오는 시절의 변곡점도 있고요. 우리가 사는 세상이 건네주는 시대의 변곡점도 있습니다. 또 이 노래처럼 누군가의 인연에 따라 생긴 사랑의 변곡점도 있죠. 모든 변곡점이 나라는 사람을 기존과는 다른 방향으로 걸어가게 한다는 점에서 중요합니다. 그때를 알아차리는 것도 말이죠.
그중에서도 으뜸은 주변이 아닌 내면의 힘을 통해 자신의 변곡점을 설계하고 일상에서 실천해 가는 일일 텐데요. 여러분들은 어느 분야 어떤 때를 변곡점으로 삼아보시렵니까? 하하하. 오늘의 브런치는 이것으로 마치겠습니다.
PS. 심심풀이로 아침에 언론 스크랩을 하다가 <오늘의 운세> 몇 개를 보곤 하는데요. 사실 한 번 피식 웃고 마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잘 기억도 나질 않고요. 그런데 오늘 저의 운세를 보니 '예상밖의 제안을 받는다' 이렇게 쓰여 있더랬습니다. 그래서 피식 웃고 넘겼는데요. 갑자기 생각지도 않은 일을 받아서 이거였나 했는데 진짜는 그다음에 있더라고요. 오늘이 운세의 변곡점은 아닐지. 내일도 맞으려나? 하하하. 오늘은 이만^*. See you. Coming so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