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사/작곡 E-TRIBE
안녕하세요?
오늘 <가사실종사건> 주인공은 '명카드라이브'입니다.
아래 노래 들으시면서 글 보시는 걸 추천합니다.^^
https://youtu.be/aZc5 plMlCOQ? si=GYuuXsRuJhfGR17 V
차가워 너무나
속이 시려 너무나
이빨이 너무 시려
냉면 냉면 냉면
가슴이 너무 시려
냉면 냉면 냉면
널 보면 너무나
또다시 봐도 너무나
차디차 몸이 떨려
냉면 냉면 냉면
질겨도 너무 질겨
냉면 냉면 냉면
그래도 널 사랑해
- 명카드라이브의 <냉면> 가사 중 -
명카드라이브는 2009년 MBC 무한도전 올림픽대로 듀엣가요제를 위해 박명수와 소녀시대 멤버인 제시카 그리고 E-Tribe의 합으로 만들어 프로젝트 그룹입니다. 저도 몰랐는데 제목 냉면은 먹는 냉면을 먼저 떠올리는데, 차가운 얼굴이라는 뜻이라고 하네요. (16년 만에 처음 알았네요. 하하하. 이런 즐거움이 있네요.)
E-Tribe는 소녀시대의 Gee라는 곡을 만들어 최고의 주가를 달리고 있었습니다. 원래 이 노래는 오창훈, 송호범으로 구성된 JYP엔터테인먼트 남성듀오 원투가 부를 예정이었다고 하네요. 우여곡절 끝에 여름을 상징하는 곡으로 자리매김했죠.
이 한 곡으로 프로젝트 그룹 활동은 시작도 못하고 마무리되었지만 노래는 여전히 여름만 되면 어디선가 들리는 듯합니다. 노래의 힘이죠. 여건이 허락이 되지 않아서 후속 활동으로 이어지지 않은 것이 아쉬울 따름입니다. 후배가수들이 적지 않게 커버나 리메이크를 해서 다행인데요.
검색을 하다가 펭수라는 캐릭터 아시죠? 최근 음원을 발매했는데 제목이 '콩국수'랍니다. 작사와 작곡을 안예은 씨가 했다고 하는데, 과연 냉면을 이길 수 있을까요? 하하하. 아 참 윤종신 씨 노래 중에 '팥빙수'라는 곡도 있죠. 아직까지 제 마음속에 1등은 '냉면'입니다. 여러분들은 어떠세요?
자. 본업인 가사 속으로 함께 들어가 보시죠? 제목이 '냉면'입니다. 위에서 말씀드린 대로 냉면은 먹는 냉면이 아니라 차가운 얼굴입니다. 이 점에 착안해서 가사를 한 번 같이 살펴보시죠.
'Hey Ya hey Ya Fire Fire 오 아가씨/ Yeah ya Yeah Ya Warning/ Warning No No/ Hey Ya hey Ya Fire Fire 시간 있어?/ Yeah ya Yeah Ya Warning/ Warning No No' 부분입니다. 박명수의 느끼한 목소리로 여자에게 추파를 던지고 있죠. 언제 적 버전인지 '아가씨. 시간 있어? 커피나 한 잔 할까?'라니요. 2절은 '오 아가씨. 오빠 믿지?' 멘트가 나오는데요. 언제 봤다고 금세 오빠 행세인 줄 모르겠네요. 하하하.
'눈부신 햇살이 달콤하게 다가와/ 새파란 파도가 상큼하게 밀려와/ 바닷가에서 처음 만난 그때/ 콩닥콩닥 난 사랑에 빠졌어/ 용기 내 건넨 부끄러운 한 마디/ 차갑게 돌아온 황당한 말이 (꺼져~)/ 오 이럴 수가 어머나/ 어머나 나나 아이야' 부분입니다. 화자는 아마도 태양이 내려쬐는 백사장에서 마음에 드는 남자를 만나 고백을 했던 모양입니다. 그런데 꺼져라는 황당한 말이 돌아왔으니 상심이 컸겠네요. 여자분이 이렇게 용기 내서 드라이브 걸기도 싶지 않은 일인데 상대분은 왜 이렇게 반응을 한 걸까요?
2절을 살펴보면 '튕기는 모습에/ 난 푹 빠져버렸어/ 처음엔 몰랐어 그렇게 난 반했어/ 난난난 그래/ 정말 난 그래 미쳐 미처/ 생각지도 못했어/ 오 바짝바짝 속이 탄단 말이야/ 오 그댄 나에게 아베마리아 (마리아~)/ 오 이럴 수가 어쩌나/ 어쩌나 나 나 아이야' 부분이 나옵니다. 여자분이 금사빠인가 봐요. 거절하자 더 오기가 생기는 모양입니다. 속이 부글부글 끓어오는 것 같기도 하고요.
이 노래의 하이라이트는 '차가워 너무나/ 속이 시려 너무나/ 이빨이 너무 시려/ 냉면 냉면 냉면/ 가슴이 너무 시려/ 냉면 냉면 냉면/ 널 보면 너무나/ 또다시 봐도 너무나/ 차디차 몸이 떨려/ 냉면 냉면 냉면/ 질겨도 너무 질겨/ 냉면 냉면 냉면/ 그래도 널 사랑해' 부분입니다. 화자의 속과는 반대로 상대 남자의 차가운 얼굴이 대조를 이룹니다. 뜨거운 여름냉면을 연상시킬 만큼 차디찬 상대의 반응에 몸이 부르르 떨리는 것 같죠. 질긴 건 냉면이 아니라 포기를 모르는 화자인 듯하네요. 하하하. 여러 모로 참 재미있는 가사입니다.
음. 오늘은 냉면을 비롯해서 '여름철 하면 생각나는 것들'에 대해 썰을 좀 풀어볼까 합니다. 제가 태어난 시점부터 지금까지 여름철 풍경도 참 많이 변한 것 같습니다. 수영장이라고는 선수들이 운동하는 진짜 수영장 밖에 없었던 시절을 거쳐 물놀이하는 곳이 별도로 존재하는 시절이 되었죠.
예전에는 전국 계곡이 그야말로 난리 부르스였습니다. 일찍 일어나 어디로 끌려가는지도 모르고 차에 타서 잠을 자면 어느새 어느 계곡의 후미진 곳에 도착하곤 했죠. 조금이라도 그늘 지고 조용한 곳을 확보하기 위한 부모님의 배려였음을 뒤늦게 알게 되었지만 말이죠. 요즘도 주변에 보니 그 시절 그때를 추억하며 아이들을 데리고 계곡을 찾는 분들이 왕왕 있더군요.
그런데 계곡도 자본주의에 함락당한 지 오래입니다. 그냥 선착순으로 자리 차지하던 시절에서 워터파크도 아닌데 평상을 펼쳐놓고 자릿세를 받죠. 땅 주인도 아닌데 너무 한다 싶은 생각이 들기도 하더라고요.
지금이야 주로 물놀이 시설을 운영하니까 안전사고가 덜하지만 계곡을 주로 다니던 시절에는 변변한 안전 요원도 없고 해서 사고가 적지 않게 나곤 했습니다. 요즘 근로자 사망 사고 관련한 뉴스들을 볼 때마다 가슴이 아픈데요. 이리도 많은 사람들이 놀다가도 아니고 일하다 죽고 있는 작금의 현실이 참 안타깝습니다.
오늘 중복이었는데요. 여러분들은 닭다리 한 마리 드셨나요? 아니면 다른 보양식이라도요. 서울에 갔더니 사람이 메어 터져서 닭다리 근처도 못 갔다고 하소연을 하더라고요. 그 이야기를 들으면서 하루 당겨서 어제 먹었어도 되고 내일 먹어도 될 것을 오늘 못 먹으면 큰 일 나는 것처럼 대하는 것은 뭐지 하는 생각을 해 봤습니다. 아마도 사람 많은 곳을 피해 다니는 제 성정이 작용한 탓이 아닐까 싶네요. 하하하.
요즘 날이 너무 더워서 입맛이 없죠? 그럴 때 이 노래 제목처럼 시원한 냉면 한 그릇이 생각나곤 합니다. 얼음이 한가득 담겨 나오는 냉면을 먹다가 그 차가움에 머리가 띵해지는 경험 한 두 번은 해 보셨으리라 생각합니다. 그 순간만큼은 여름이라는 계절인지도 잊어버리죠.
앞에서 언급한 삼계탕 같이 팔팔 끓여서 나오는 음식을 챙겨 먹으면서 한쪽에서는 이열치열을 외치는데 반해 냉면 같이 속을 차갑게 하는 음식을 먹는 사람들이 공존하는 것이 참 신기하기도 합니다. 모두가 자신의 선택이 옳았다고 합리화하고 있겠지만요. 뭐가 정답인지는 그리 중요하지 않은 것 같네요.
우리 안에도 차가움과 뜨거움이 공존합니다. 따뜻한 물로 샤워를 하면 몸이 데워질 것 같지만 오히려 우리 몸은 열을 내보내서 기온을 떨어뜨립니다. 그래서 너무 차갑거나 뜨거운 물보다는 미지근한 물로 샤워할 것을 권하죠. 우리 인생도 너무 차갑기만 해도 너무 뜨겁기만 해도 문제일 겁니다.
사계절이 뚜렷한 우리나라 사람들은 여름에는 겨울을 떠올리고 반대로 겨울에는 여름을 떠올리곤 합니다. 당장의 덥고 추움을 상쇄하고 싶은 욕구 때문이 아닐까 하는데요. 개인별로 더위나 추위에 반응하는 자신의 몸을 기준으로 여름이 겨울보다, 겨울이 여름보다 낫다고 말합니다. 이것도 사실 여부는 큰 상관이 없죠.
예전에 여름에 먹는 계절 음식이었던 냉면이 어느새부턴가 사지사절 고기 먹은 후 먹는 후식이 되었습니다. 기름기 가득한 내장을 청소하는데 이만한 음식이 없다고 느낀 탓이죠. 그래서인지 여름 음식이라는 타이틀이 조금씩 흔들리고 있는 듯하죠. 그나마 후식 형태가 아닌 메인 메뉴로 먹는 세숫대야 냉면이 냉면의 고유성을 지키주는 메뉴라고 할 수 있겠네요. 짬뽕 짜장면처럼 냉면도 물냉이냐 비냉이냐 논쟁이 뜨겁습니다. 여러분들은 어떤 쪽을 선호하시나요? 너는 비냉 먹고 육수를 먹는 타입입니다만.
이 노래에서 화자는 상대가 자신의 호감을 받아주지 않았다고 해서 그 냉정한 얼굴로 냉면이라는 음식을 떠올렸는데요. 거꾸로 호감을 잘 받아주는 경우는 온면이라고 하지 않는다는 점이 걸리네요. 하하하.
세상엔 차가움과 뜨거움으로만 이루어져 있지 않습니다. 그것의 혼합으로 이루어져 있죠. 그래서 어떤 상황에서는 여름과 같은 뜨거움이 느껴지고 또 다른 상황에서는 겨울과 같은 차가움도 느껴집니다. 우리 모두는 뜨거움과 차가움을 동시에 지닌 존재이기도 하고요. 냉정과 열정 사이에 서 있는 존재죠.
냉면 위에 나오는 계란이 생각나는데요. 이것도 냉면 먹다 먹는 게 맞냐? 아니면 처음에 먼저 먹고 냉면 먹어야 한다 격론이 끊이지 않죠. 정답은 맛있으면 그만입니다. 우리가 냉면을 먹는 이유는 너무 뜨거운 몸의 열을 조금이라도 낮추려는 목적이죠. 36.5도에 수렴하기 위한 몸부림입니다. 근데 냉면 먹을 때 만두를 같이 먹는 건 언제부터 왜 시작되었을까요? 하하하. 더위를 먹어서인지 오늘 글이 중구난방 그 자체네요. 오늘의 브런치는 이것으로 마치겠습니다.
PS. 예전엔 냉면에 입가심하라고 후식 격으로 수박 한 조각을 넣어주는 집도 있었더랬습니다. 요즘은 냉면도 배달이 되는데, 면이 붙어서 그거 해결하려다 다시 열불이 끓은 적도 적지 않습니다. 우린 평균적으로 평생 몇 그릇의 냉면을 먹을까요? 이것도 궁금해지네요. 일단 전 이번 여름에 두 그릇은 먹었답니다. 하하하. 너무 덥고 입맛 없으실 때 가볍게 냉면 한 그릇 어떠세요? 오늘은 이만^*. See you. Coming so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