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사/작 이주호
안녕하세요?
오늘 <가사실종사건> 주인공은 '해바라기'입니다.
아래 노래 들으시면서 글 보시는 걸 추천합니다.^^
https://youtu.be/uuJ-SCwk7 Z0? si=Ihq0-Akh3 Xh9 xjnC
아 영원히 변치 않을
우리들의 사랑으로
어두운 곳에 손을 내밀어
밝혀 주리라
- 해바라기의 <사랑으로> 가사 중 -
해바라기는 1973년 결성되었습니다. 명동 가톨릭회관의 해바라기홀에서 이정선, 이주호, 한영애, 김영미 이렇게 4인조 포크 그룹으로 결성되었는데요. 해바라기홀이라서 해바라기라고 팀명을 정했는 모양입니다. 1977년 1집을 발매합니다. 이후 이주호 씨가 군 입대로 탈퇴하고 대신 이광조 씨가 합류하죠. <뭉게구름>이라는 곡이 삽입된 두 번째 정규 앨범을 내놓습니다. 팀에서 탈 퇴한 이주호 씨는 1982년 유익종 씨와 함께 2인 체제의 해바라기를 새롭게 결성합니다. 두 개의 해바라기 팀이 존재했던 것이죠.
이주호와 유익종으로 이루어진 해바라기는 <행복을 주는 사람> <모두가 사랑이에요> <내 마음의 보석 상자> 등 주옥같은 곡을 쏟아냅니다. 오늘 소개해 드릴 곡은 유익종 씨가 팀을 나와 솔로로 전향하면서 이주호와 이광준이 1898년 발매한 곡입니다. 이래저래 많이 꼬였죠? 하하하. 이후에도 멤버 교체가 잦았습니다.
이 노래는 이주호 씨가 작곡을 하고 1986년 서울 아시안 게임 때 발표하려 했으나 가사를 완성하지 못했다고 하네요. 그러다 7989년 부모가 집에 없는 사이 4 자매가 생활고 등으로 음독자살을 시도하는 사건이 있었는데 이 사건을 신문에서 보고 2분도 채 않돼서 가사를 완성했다고 합니다.
두 사람의 구성진 목소리가 일품이죠. 언제 들어도 따스한 느낌을 받습니다. 가사도 어렵지 않고 대부분 사랑을 직접적인 테마로 삼는 것이 특징입니다. 오늘 해바라기를 브런치에 담아 봅니다.
자. 본업인 가사 속으로 함께 들어가 보실까요? 제목이 '사랑으로'입니다. 네 거듭 이야기하지만 우리가 인생을 살면서 사랑만 잘 배우고 실천해도 모자람이 없습니다. 위에서 언급한 4 자매의 어이없는 죽음을 떠올리면서 가사를 함께 음미해 보시죠.
'내가 살아가는 동안에/ 할 일이 또 하나 있지/ 바람 부는 벌판에 서 있어도/ 나는 외롭지 않아' 부분입니다. 뭔가 앞 구절과 뒷 구절 사이에 건너뜀이 있는 듯합니다. 그래서 그 사이에 연결이 자연스럽진 않아 보이네요. 그대로 해석하면 '살아가는 동안 할 일이 있어서 모진 일을 겪더라도 그것을 벗 삼아 외롭지 않다' 이렇게 되는데요. 저는 이 부분이 마치 평생 사랑을 실천하는 삶을 사는 위대한 종교인을 연상시키네요. 그런데 할 일이 또 하나라고 했는데 다른 하나는 뭘까요?
'그러나 솔잎 하나 떨어지면/ 눈물 따라 흐르고/ 우리 타는 가슴 가슴마다/ 햇살은 다시 떠오르네' 부분입니다. 저는 여기서 솔잎이 4 자매를 은유한 것이 아닐까 합니다. 웬만해선 살면서 외롭지 않은데 소중한 목숨을 잃는 어처구니없는 순간에는 눈물을 피하기 어렵다고 읽힙니다. 다른 이들이 더 이상 이런 극단적인 선택을 하지 않도록 마음을 다지는 일을 '햇살의 다시 떠오름'이라고 은유한 듯하네요.
이 노래의 하이라이트는 '아 영원히 변치 않을/ 우리들의 사랑으로/ 어두운 곳에 손을 내밀어/ 밝혀 주리라' 부분입니다. 네 남녀 간의 사랑도 좋지만 아는 사람을 사랑하는 것도 좋지만 그것을 넘어서서 우리가 모르는 불특정 타인까지 손을 뻗어야만 이 사회가 이 세계가 아름다울 수 있죠. 사랑의 다른 이름은 '헌신'과 '봉사'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음. 오늘은 '내가 살아가는 동안에/ 할 일이 또 하나 있지'에 대해 썰을 좀 풀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일명 버킷리스트죠. 여러분들의 인생 버킷리스트에는 어떤 것들이 담겨 있나요? 대부분 살면서 바빠서 혹은 여유가 없어서 못한 것들로 채워져 있을 거라 추정이 됩니다.
아시는 바대로 bucket list는 중세시대에 자살 때 목에 밧줄을 감고 있으면 지지로 삼던 양동이를 차버리면서 교수형에 처하던 행위에서 유래되었습니다. 그래서 죽기 전에 꼭 해야 할 일이나 하고 싶은 것들의 목록이라고 알려져 있죠. 어찌 보면 내일 당장 죽는다고 가정할 때 오늘 꼭 해야 할 일 같이 긴박함과 절박함이 느껴지기도 하는데요. 평상시에는 그냥 바람이나 기대 같은 것을 담아 표현하는 듯합니다.
저는 버킷리스트와 관련해서 몇 가지 언급하고 싶은 게 있는데요. 먼저 버킷리스트가 욕심리스트가 되면 안 된다는 점입니다. 물론 생각보다 일찍 버킷리스트에 있는 항목이 달성되는 경우도 있지만 매번 새로운 것들을 적는 방식으로는 곤란하죠. 완벽하게 고정되어 있는 버킷리스트는 없지만 그래도 대부분은 평생 동안 달성하고 싶은 것들로 채웠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두 번째는 너무 거창한 것을 적지 않았으면 합니다. 1년간 해외여행하기처럼 말은 쉬우나 여러 제반 비용 등 현실 조건을 생각한다면 버킷리스트가 아니라 단순 바람으로 그칠 개연성이 높습니다. 가급적이면 오래 걸리더라도 가능한 것들로 목록을 채우는 것이 어떨까 합니다.
섯째는 타인의 시선에 신경을 안 쓰고 본인이 진짜 하고 싶은 일을 적었으면 합니다. 복권 당첨되면 뭐 건지 물었을 때 나오는 차사고 집사고 여행가고처럼 식상한 버전을 지양합시다. 작더라도 자신만의 방식대로 밀고 나가는 것을 추천합니다.
넷째는 단순히 즐기고 노는 일에 국한되지 않고 도전하고 새롭게 경험하는 일들이 많았으면 합니다. 해외를 간다고 했을 때 일반적인 관광 형태가 아니라 한 달 살기라든지 가서 보는 족족 쓰레기 줍기를 한다든지 뭐 이런 거면 좋겠습니다. 버킷이 단순 소원 풀이가 아니라 자신의 성장과 연결되었으면 더 좋겠죠?
그리고 마지막으로 이 노래에서 힌트를 얻는 건데 내가 아닌 타인을 이롭게 하는 목록도 일부 넣으면 좋을 것 같네요. 저도 미처 이 생각까진 하지 못했는데요. 내 꿈이 소중한 것처럼 내가 사랑하는 누군가의 꿈을 응원하고 지원하는 일도 함께 챙기면 금상첨화가 될 것 같습니다.
버킷리스트를 쭉 적다 보면 지금 본인의 모습이 보일 겁니다. 아마도 현재와 버킷리스트의 격차는 어마무시하게 벌어져 있을 건데요. 너무 크고 대단한 일만 적다 보면 금방 지쳐서 버킷리스를 버리던가 다른 것으로 교체해야 하는 일이 빈번히 발생할지도 모르겠습니다.
얼마 전 유행했던 소확행처럼 작지만 확실한 버킷리스트 목록도 사이사이 끼워두워서 일부는 조금만 노력하면 될 수 있다는 효능감을 맛보는 것이 어떨까 싶네요. 심리학자들이 연구를 했는데요. 어려운 일이든 처음에는 얼마나 했는지를 챙기다가 중반을 넘어가면 얼마나 남았는지를 생각한다고 하네요. 그러니까 소확행 타입을 먼저 하면서 중반까지 진입하면 중반 이후엔 큰 과제만 남더라도 힘이 덜 부칠 겁니다.
이런 말이 있죠. 인간이 불행한 것은 원하는 것이 이루어지지 못할 때이고 가장 불행한 것은 원하는 것이 다 이루어졌을 때라고요. 저는 이 말에 공감합니다. 그런 차원에서 버킷리스트에 채운 목록을 다 하겠다는 생각보다는 그중에 일부라도 실행하면 만족한다는 심정으로 접근해 보길 권합니다. 오늘의 브런치는 이것으로 마치겠습니다.
PS. 저의 버킷리스트에는 죽는 날까지 '커피 맘껏 마시기' '보고 싶은 책 가급적 많이 읽기''좋은 노래 많이 듣기''생각하고 깨달은 것들을 기록하기' 등 완결이 없는 지속형 과제 일색입니다. 그래서 하루아침에 끝낼 생각은 엄두도 내지 못하죠. 하하하. 오늘 노래로 인해 거기에 '나의 생각과 글을 공유하여 선한 영향력 도모하기'를 하나 더 집어넣어 볼까 합니다. 오늘은 이만^*. See you. Coming so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