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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의 <사랑합니다>

작사 강은경 작곡 윤상

by GAVAYA

안녕하세요?

오늘 <가사실종사건> 주인공은 '팀'입니다.

아래 노래 들으시면서 글 보시는 걸 추천합니다.^^

https://youtu.be/vyZCWYiF9 xg? si=AopI-D_wj1 i67 ZEq

언젠간 한 번쯤은 돌아봐 주겠죠


한없이 뒤에서 기다리면


오늘도 차마 못한 가슴속 한마디


그댈 사랑합니다


- 팀의 <사랑합니다> 가사 중 -




팀은 2003년 데뷔했습니다. 미국에서 나고 자랐고 가수 오디션을 보기 위해 대학을 중퇴하고 한국으로 들어왔습니다. 약학과였다고 하는데. 그게 더 낫지 않았을까요? 하하하. 팀이라는 활동명은 미국 이름이 'Timothy'여서 여기서 따왔다고 하네요. 본명은 황영민입니다.

어린 시절부터 음악에 관심이 있었고 교회 활동을 하며 음악적인 성장을 가졌다고 합니다. 교회 합창단 활동도 했고요 오늘 소개해 드릴 곡은 데뷔와 동시에 선보인 1집 앨범에 실린 타이틀 곡입니다. 2003년 방송 횟수로 1위를 차지하는 영예를 누렸습니다.

2004년 2집을 발매했고요. 그 뒤로도 3장의 정규 앨범을 발매하며 5집까지 선보였습니다. 하지만 아쉬운 것은 데뷔곡보다 많은 사랑을 받은 곡은 없었다는 점이죠.

한 때 버라이어트 프로그램에도 자주 출연하고 그랬는데 인기가 떨어지면서 우울증이 왔다고 전해집니다. 이후 아내를 만나 우울증을 치료하고 행복한 결혼 생활을 이어가고 있다는 후문입니다. 한 번쯤 데뷔곡에 버금가는 아름다운 곡을 불러주길 기대해 봅니다.


자. 본업인 가사 속으로 함께 들어가 보실까요? 제목이 '사랑합니다'입니다. 너무 흔하디 흔한 제목이죠. 하하하. 혼자 짝사랑하는 화자는 마음속에 꽁꽁 숨겨 놓았던 바로 이 말을 절절히 표현하고 있죠. 너무 오래 이러면 병 걸리는데.

'나빠요 참 그대란 사람/ 허락도 없이 왜 내 맘 가져요/ 그대 때문에/ 난 힘겹게 살고만 있는데/ 그댄 모르잖아요' 부분입니다. 자신도 모르는 새 누군가에게 마음을 뺏겨 버립니다. 여기서는 허락도 없이 내 맘을 가졌다고 표현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상대는 전혀 눈치를 못 채고 있습니다. 짝사랑입니다.

'알아요 나는 아니란 걸/ 눈길 줄 만큼 보잘것없단 걸/ 다만 가끔씩/ 그저 그 미소 여기 내게도/ 나눠줄 순 없나요/ 비록 사랑은 아니라도' 부분입니다. 화자는 간절합니다. 하지만 상황이라는 것이 있죠. 자신의 정체를 드러내는 순간 상대를 뒤도 안 돌아보고 떠날 것 같은 두려움이 엄습합니다. 그래서 먼발치에 보는 전략을 취하죠. 사랑은 아니더라도 미소라도 동냥해서 다친 마음에 위안을 삼아 보려 합니다.

2절을 볼까요. '어제도 책상에 엎드려/ 그댈 그리다 잠들었나 봐요/ 눈을 떠보니/ 눈물에 녹아 흩어져 있던/ 시린 그대 이름과/ 헛된 바람뿐인 낙서만' 부분입니다. 자신의 내면이 자는 동안 흘러나옵니다. 너무 보고 싶고 사랑하는 마음이 닿지 않는 것을 눈물이 드러내고 있죠. 부르다 부르다 지쳐버린 상대의 이름이 쓰인 낙서와 함께요. 흐흐흐.

이 노래의 하이라이트는 '언젠간 한 번쯤은 돌아봐 주겠죠/ 한없이 뒤에서 기다리면/ 오늘도 차마 못한 가슴속 한마디/ 그댈 사랑합니다/ 이젠 너무 나도 내겐 익숙한/ 그대 뒷모습을 바라보며/ 흐르는 눈물처럼 소리 없는 그 말/ 그댈 사랑합니다' 부분입니다.

이성은 가능성이 없다 말하는데 감정은 용납이 안 되는 상황인 것 같습니다. 애초에 이어질 거라 생각했던 것이 아니라 그저 바라만 봐도 좋은 사람이었으니까요. 누르고 누른 그 마음속에서 화자의 진심이 새어 나옵니다. '그대를 사랑한다'고요.


음. 오늘은 제목 '사랑합니다'에 대해 썰을 좀 풀어보겠습니다. 참 사랑 어려워요. 이리 많은 노래에서 다양한 사랑을 다뤄보지만 볼 때마다 새롭습니다. 하하하. 제가 읽은 책에서는 사랑의 특성을 '비논리성, 복잡성, 비일상성'이라고 정의하더군요. 매우 설득이 되었습니다.

이 노래를 뜯어보면 비논리성이 가장 잘 맞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특히 '그저 그 미소 여기 내게도/ 나눠줄 순 없나요/ 비록 사랑은 아니라도' 부분이 그렇습니다. 우린 사랑하는 사람을 보고 미소를 지어야 진정한 미소라 하지만 화자는 사랑을 전제로 하지 않은 미소조차 감지덕지하죠.

한 마디로 매우 비논리적입니다. 사랑은 이처럼 한 사람을 완전히 파괴한다고 하죠. 누군가를 진심으로 사랑하게 되는 순간 그 사람은 이전의 그 사람이 아니게 됩니다. 일명 변신하죠. 주변에서 사랑하는 사람들을 쉽게 알아볼 수 있는 건 그가 평소와는 다른 모습을 보이기 때문인데, 일종의 변신입니다.

우리가 변신을 하려면 과거의 어떤 것을 죽이고 미래의 새로운 것을 취하겠다는 강한 의지가 작동해야 합니다. 사랑의 힘이란 이 어려운 것을 가능케 하죠. 그래서 자기 자신을 파괴하는 스위치를 과감히 누르고 새로운 사람으로 다시 태어난다고 할 수 있는 것이죠.

떡볶이를 싫어하던 내가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 같이 떡볶이를 먹으며 헤헤 웃습니다. 비논리적이고 비상적입니다. 그런데 사랑을 하면 그런 일들이 적지 않게 발생합니다. 여러분들도 이와 유사한 경험을 해 보신 적 있으신가요? 사랑하기 전에는 절대 못 한다 안 한다 했던 것들을 스스럼없이 하는 자신의 모습을 발견하게 되는 순간 말이죠. 진짜 좋아하면 그렇게 됩니다. 놀랍게도.

그런데 말이죠. 사랑은 유통기한이 있습니다. 왜냐고요? 과학자들이 연구했더니 호르몬인지 뭔지 때문에 3년 이상 열정적이기 어렵다는 결론이 나왔습니다. 동의하시나요? 저는 그것보다 확실한 답을 알려 드립니다. '살아야 하기 때문입니다'라고 말하고 싶네요.

만약 우리가 평생 사랑에 미쳐서 산다고 가정해 보죠. 비논리성의 함수에 갇혀 평생 빠져나오지 못한다면 어찌 될까요? 아마도 정상 생활이 가능하지 않을까요? 그보다 더 큰 문제는 자기 자신을 잃어버릴 수 있다는 점입니다. '내가 좋아하는 것' '내가 바라는 것' '내가 원하는 것'을 잊어버린 채 '상대가 좋아하는 것' '상대가 바라는 것' '상대가 원하는 것'을 내 것이라 믿게 되기 십상입니다.

그래서 자기 파괴는 일정한 기간 동안만 진행되어야 합니다.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서 자신을 끊임없이 파괴하면 그 사랑은 끝을 들어낼 가능성이 큽니다. 상대는 더 강하고 더 센 것들을 계속 요구하게 될 것이고 그것에 응하다 보면 지쳐서 나가떨어질 게 뻔합니다.

그래서 혼자 설 수 있는 사람이 된 후라야 진짜 사랑이 가능하다고 말하는 것 같습니다. 외로워서 사람을 만나면 사랑이 떠나면 외로워지는 식이죠. 여기서 혼자 설 수 있는 사람이란 자기 파괴와 자기 재생의 메커니즘을 이해하고 실행해 본 사람이라고 봐야 할 것 같습니다.

적당히 미치고 나면 그다음은 파괴된 자신을 재생시킬 수 있어야 합니다. 함께 즐거웠던 빛처럼 강렬했던 시간이 지나고 나면 그 사람 고유의 모습과 나 자신의 고유의 모습을 이전 자리로 돌려보내고 응원할 수 있어야 하는 것이죠. 사랑의 옷을 드레스와 일상복으로 바꿔 입어야 한다고 할까요.

이 노래의 화자는 현재 비논리성의 한가운데 위치해 있습니다. 그래서 노래가 더 절절하게 들여오죠. 자기 파괴의 시간을 지나 자기 재생의 시간이 찾아오길 기대하면서 오늘의 브런치는 이것으로 마치겠습니다.


PS, 살면서 좋아하는 것들이 하나 둘 늘어납니다. 한편으로는 걱정이기도 합니다. 삶이 너무 무거워지는 것이 아닌지 하고요. 그래서 책을 읽으며 글을 쓰며 혼자 있는 시간을 가지며 무임탑승한 것들을 버리기도 합니다. 사람을 만나는 일도, 영상을 보는 일도 주변과의 접속으로 이루어지는 모든 것들은 일종의 자기 파괴일 수 있습니다. 집에 돌아와 더럽혀진 몸을 씻듯이 마음의 청소도 잊지 말았으면 합니다. 오늘은 이만^*. See you.? Coming s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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