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사 지예, 김광민/ 곡 유정연
안녕하세요?
오늘 <가사실종사건> 주인공은 '김정민'입니다.
아래 노래 들으시면서 글 보시는 걸 추천합니다.^^
https://youtu.be/dVP-2 VR1 zgo? si=ITCykZWI-M_ODWkf
잃어버린 지난 시간 속에
혼자만의 서럽던 지난날들
잊어버려 또 잊고 일어서 버려
언젠가 다시 돌아올 테니
- 김정민의 <정상에서> 가사 중 -
김정민은 1994년 데뷔했습니다. 1987년 고3 때 언더그라운드 라이브클럽에서 활동했다고 합니다. 록밴드에서 베이스 기타를 담당하는 연주가였고 보컬 쪽에는 딱히 관심이 없었다고 하네요. 가수가 된 것은 음악 때문이 아니라 잘생긴 외모라고 하는데요. 밴드 후배가 가수 김민우였고 그 덕분에 캐스팅됩니다.
본명이 김정수입니다. 1994년 '그대 사랑 안에 머물러'에 이어 1995년 <슬픈 언약식>이 연달아 히트를 치면서 인기 가도를 달립니다. 하지만 실속은 없었다고 전해집니다. 살림살이가 부실한 계약으로 살림살이가 좀처럼 나아지지 않았다고 하네요. 후속곡으로 <마지막 약속>과 <붐붐붐>도 빼놓으면 서러워할 곡들이죠.
1996년 3집은 <애인>과 <무한지애>, 그리고 <굿바이 마이 프랜드>까지 연타석 안타를 칩니다. 하지만 4집부터 부침을 겪습니다. 오늘 소개해 드릴 노래는 2002년 발매한 5집의 타이틀곡입니다. 음악적 완성도가 높았지만 신현준과 손태영 스캔들로 뮤직비디오가 구설수에 오르며 악재를 겪었습니다.
2003년 6집, 2009년 7집까지 정규 앨범을 발매합니다. 한 때 배우로도 활동한 바 있고 일본인과 결혼하여 화제가 되기도 했습니다. 요즘에 보면 예능프로그램에 가족이 함께 출연하더군요. 그녀도 일본에서 아이돌 가수 생활을 한 바가 있습니다. 록 하는 터프가이, 목에 살이 선 핏대 그를 상징하는 수식어들입니다.
자. 본업인 가사 속으로 함께 들어가 보시죠. 제목이 '정상에서'입니다. 왜 제목이 정상에서였을까를 한참 생각해 봤습니다. Chatgpt에게 물어보니 '상실을 겪은 화자가 고통을 딛고 다시 '정상(정서적 사랑의 최고점)'으로 돌아가겠다는 의미라고 설명을 해 주네요. 가사를 함께 톱아보시죠.
'죽어도 좋을 만큼 누굴/ 사랑한 적 있었던 나/ 이 세상 끝이라도/ 지켜주고픈 사람 있었던 나' 부분입니다. 화자에게 상대는 어떤 사람이었는지를 설명하고 있습니다. 목숨까지도 내놓을 수 있는, 죽는 날까지 지켜주고 싶을 만큼 사랑했던 사람이라고 설명하고 있네요.
'영원히 머물 것만 같던/ 너마저 떠나가던 그날에/ 왜인지 조차 묻고 싶지 않았던/ 초라한 내 삶이 었었어' 부분입니다. 화자는 상대와 이별을 했고 이유조차 묻지 않았습니다. 상대를 품기엔 자신이 너무도 초라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어디라도 마음 둘 곳 없어/ 쓰러질 듯 아파온 내 가슴에/ 고개 들어 나 다시 고개를 들어/ 언제나 말하고 싶어' 부분입니다. 떠나는 상대를 차마 잡지 못한 상처에 짓눌리지만 이를 끌어안고 다시 고개를 들어하고 싶은 말을 전하고 싶은 화자입니다.
이 노래의 하이라이트는 '잃어버린 지난 시간 속에/ 혼자만의 서럽던 지난날들/ 잊어버려 또 잊고 일어서 버려/ 언젠가 다시 돌아올 테니' 부분입니다.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변변한 것조차 할 수 없었던 지난날을 회상하며 지나간 것은 묻어두고 다시 일어서 시작하겠다는 내용인데요.
이 노래의 제목을 다시 생각해 봅니다. 산을 오를 땐 숨에 헐떡거리고 땀이 비 오듯 쏟아지죠. 그것들을 이겨내고 정상에 선 기분은 상쾌하기 그지없습니다. 화자는 상대를 향해 그런 마음을 품고 있는 듯합니다. 지금까지는 아니었지만 가까운 미래는 당당한 자신의 모습을 보여주겠다노라고 다짐하는 듯하네요.
음. 오늘은 제목 '정상'에 대해 썰을 좀 풀어보겠습니다. 정상은 '산 따위의 맨 꼭대기'로 그 이상 더 갈 곳이 없는 곳을 가리키죠. 그래서 발아래의 풍광을 한눈에 볼 수 있는 곳이기도 합니다. 시선이 권력이라는 말있듯이 바로 정상이 그런 자리죠.
어떤 분야에서 정상에 오르는 것은 우리 모두의 꿈입니다. 하지만 오랜 시간 동안 개고생을 하다 정상에 오르더라도 그 정상의 자리를 유지하기란 쉽지 않습니다. 그래서 혹자는 정상에 오르는 일보다 정상을 지키는 일이 몇 배 더 힘들다고 말하는 거겠죠.
'정상 증후군'이라고 불러야 할까요. 어떤 일이든 최고가 되겠다는 마음을 내려놓지 못하고 사는 것을 그리 표현하면 어떨까 싶습니다. 완벽해야 한다거나 꼭 1등을 해야 직성이 풀리는 사람들이죠.
사실 우리 모두는 인생을 살면서 여러 번 정상을 향해 도전을 하지만 중도에 관두는 사람이 태반이죠. 매스컴에서 보여지는 극소수의 사람들은 정상에 안착한 사람들이고요. 그래서인지 그들과 관련된 책들이 나오면 이름이 들어갔다는 이유만으로 꽤나 잘 팔리죠. 그걸 봐서 정상에 갈 수 있음 얼마나 좋겠냐만은 확신하건대 그 책을 읽는다고 정상에 오를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언젠가 이런 불만을 제기한 적이 있습니다. 왜 사회는 피라미드 구조일까 하고요. 상단에는 적은 수의 인원이 그리고 아래로 내려올수록 많은 인원이 배치되는 구조죠. 전 무교입니다만 교황청의 조직 구조를 보면서 비슷한 구조라는 것을 보고 깜짝 놀라였죠. 왜 그래야 하는 걸까요? 더 나은 구조는 없는 걸까요?
물론 정상은 아무에게나 허락하지 않은 것이 속성 중 하나입니다. 개나 소나 다 오르면 정상의 의미가 별로 없을 테니까요. 동네 뒷산을 보며 정상이라는 말을 잘 안 쓰는데 반해 8000m에 육박하는 에베레스트산에는 정상이라는 개념이 통용되죠. 아무나 오를 수 없기 때문이 아닐까 싶네요.
모두가 정상을 향해 나아갑니다. 피라미드의 특정 부분에서 그 윗단계로 가려고 안간힘을 쓰며 살죠. 위로 갈수록 인구밀도는 낮으니 사는 환경은 나아질 겁니다. 그런데 말이죠. 최근 우리나라의 인구를 보면 피라미드구조가 깨지고 있습니다. 종형에 가까워지고 있죠. 역사상 한 번도 겪어보지 않은 시대임이 분명합니다. 피라미드 구조가 깨진 사회에서의 정상이 의미하는 것은 무엇일까요? 개소리였습니다. 하하하.
사랑하는 사람과 온전히 사랑할 수 있는 것을 정상으로 보는 개념에 반기를 들게 됩니다. 화자처럼 죽을 만큼 사랑하는 감정은 비정상이지 정상은 아닌 까닭이죠. 굳이 말을 갖다 붙이자면 어려움을 딛고 제대로 설 수 있는 환경에서 사랑하는 사람을 보고 싶다 정도로 읽어야 할 듯하네요.
정상에 오른다는 건 내려갈 일 밖에는 남지 않았다는 서글픔도 함께 품고 있습니다. 그래서 너무 일찍 정상에 오른 삶이 가장 불행한 삶 중 하나로 꼽히죠. 산을 오르다 길도 헤매고 지쳐서 쉬기도 하고 물도 마시고 그러며 세월 보내다 느지막이 밟는 정상이라야 하산의 아쉬움이 덜할 테니까요.
정상에 빨리 오르려 속도를 내면 버려지는 것이 있습니다. 풍경이죠. 계절별로 달라지는 풍경을 눈으로 기억으로 담지 못하게 됩니다. 예전에 피겨스케이팅 김연아 선수가 금메달 딴 다음에 뭘 하고 싶다는 물음에 친구들과 학교 앞에서 떡볶이 먹고 싶다고 한 말이 저는 풍경으로 읽힙니다.
우리 인생이 꼭 정상에 서야 하는 것일까요? 정상이 정상이라면 도전했던 수많은 사람 중 극소수만 그곳을 밟아야 유효하다는 점에서 모두가 정상에 서려고 할 필요는 없는 것 같습니다. 그저 자신의 체력, 운, 능력 등에 맞게 갈 수 있는 곳까지 갔다가 하산하면 될 일입니다.
이 노래에서 화자가 정상에 설만큼 갖추고 돌아온다면 과연 상대는 거기에 있을까요? 돌아온 화자를 받아 줄까요? 글쎄요. 그땐 그 상황에 맞는 사람을 만나는 게 더 자연스럽고 합리적이지 않을까요? 과거의 울분을 보상 하겠노라는 마음으로 일어선 정상은 정상이 아닐 겁니다.
여러분들은 산을 좋아하시나요? 정상에 가시면 비석 앞에서 사진을 꼭 찍고 내려오시나요? 하하하. 정상에서 몇 분이나 머무시나요? 정상은 그 자리에 늘 있고 우리는 잠시 그곳에서 땀을 식히고 숨을 돌릴 정도의 시간과 뻥 뚫린 뷰를 잠시 보는 것이면 충분합니다. 정상을 내 것도 네 것도 아닌 채 모두가 잠시 빌려 쓰는 공간이라고 생각하면 좋겠습니다. 정상에 서려고 발버둥 쳐 봐야 몸만 충나기 딱 좋습니다. 정상에 선 인간은 정상인이 없다는 서글픈 소식을 전하면서 오늘의 브런치는 이것으로 마치겠습니다.
PS. 가을이 왔으니 이제 조금 있으면 단풍놀이 한다고 한바탕 진풍경이 펼쳐질 겁니다. 고속도로를 꽉 매운 관광버스와 인파가 뉴스에 잡히겠죠. 저도 봄, 가을에는 한 차례 정도 산을 찾는 편인데요. 올해 가을은 가까운 동네 뒷산 정상에 올라 이 노래를 한 번 들어보려 합니다. 하하하. 오만가지 생각이 다 들겠지만요. 오늘은 이만^*. See you. Coming so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