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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동진의 <사랑을 한 번 해보고 싶어요>

작사/작곡 설운도

by GAVAYA

안녕하세요?

오늘 <가사실종사건> 주인공은 '하동진'입니다.

아래 노래 들으시면서 글 보시는 걸 추천합니다.^^

https://youtu.be/bLsDjC4 lamY? si=Q2 yiCUkvZSvhn0 W7

https://youtu.be/NQdG_8mPjC0?si=8-IYb0xg71jGf9W3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나를 위해 무엇을 했나


세월이 가다기 전에

내 모습 변하기 전에


그대와 둘이 밤을 지새우며

지난날을 잊고 싶어요


- 하동진의 <사랑을 한 번 해보고 싶어요> 가사 중 -




하동진은 1988년 데뷔했습니다. 데뷔 전에는 10년 넘게 언더그라운드에서 활동했습니다. 일명 밤무대였죠. 원래는 모델 출신이었는데 그 당시에는 모델하다가 가수나 영화로 전향하는 경우가 꽤 있었다고 하네요. 그는 나이트클럽 그룹사운드에 서게 되면서 가수가 된 케이스입니다.

하루에 12군데 업소를 돌 정도로 나름 인기가 있었답니다. 돈도 꽤 벌고 살만해서인지 방송할 생각을 안 했다고 하네요. 그럴 수도. 하지만 팬들의 사랑을 밤무대에서 다 받아서인지 실제 데뷔하고서는 냉담한 반응을 겪어야 했죠. 그러다가 설운도 씨를 만나게 되죠.

<인연>이라는 곡에 이어 오늘 소개해 드릴 곡이 그렇게 설운도 씨로부터 받은 곡이죠. 이 노래는 2003년 발표된 곡인데요. 세월이 갈수록 많은 사랑을 받는 곡입니다. 대표적인 역주행 곡이죠. 저도 이 노래를 부른 사람이 누구인지는 모르고 알고만 있던 곡이었습니다. 오늘에야 그 주인공을 찾았네요. 하하하.

2023년 <쑤니?라는 곡을 끝으로 신곡은 없는 것으로 나옵니다. 최근의 근황을 검색해 보니 부인인 아나운서 출신 윤경화 씨와 함께 인셀뎀(네트워크 마케팅) 사업에 집중하고 있다고 나오네요.


자. 본업인 가사 속으로 함께 들어가 보실까요? 제목이 '사랑을 한 번 해보고 싶어요'입니다. 모태솔로 느낌이 물씬 풍기지 않나요? 제대로 사랑을 이제라도 한 번이라도 해 보고 싶다는 화자의 심정을 함께 읽어보시죠.

'사랑에 한번 빠지고 싶어요/ 아주 멋진 여자를 만나/ 바다가 있는 아름다운 해변을/ 둘이서 걷고 싶어요' 부분입니다. 화자는 사랑을 꿈꿉니다. 영화 속의 한 장면처럼 멋들어진 여인과 아름다운 해변가를 걸어가는 모습을 상상하죠. 사랑은 환상이라고 말하는데, 사랑을 하겠다며 환상을 쫓고 있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네요.

2절 가사는 '사랑을 한번 해보고 싶어요/ 매력 있는 여자를 만나/ 아무도 없는 무인도에서/ 그녀와 함께 있고 싶어요' 부분입니다. 여자를 무인도로 납치하라고 하고 싶은 걸까요. 그만큼 가슴이 설레는 여인과 단 둘이 있고 싶은 마음을 표현했다고 봐야 할 것 같습니다. 네. 무인도에 가면 서로 의지하기에 딱 좋은 환경이 펼쳐지죠. 과연 무인도를 빠져왔을 때도 같은 심정일지는 모르겠네요. 하하하.

'가슴이 불타올라요/ 눈물마저 핑 도내요/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나를 위해 무엇을 했나' 부분입니다. 가슴은 뜨거운데 서러운 눈물이 흐릅니다. 이 좋은 사랑 한 번 못해 보고 지금이라는 시간에 와 버린 자신의 처지를 생각하면서 말이죠. 그만큼 사는 게 바빴던 것일까요? 인연이 없었다고 하기엔 좀 시간이 된 것 같고요.

'세월이 가다기 전에 내 모습 변하기 전에/ 그대와 둘이 밤을 지새우며/ 지난날을 잊고 싶어요' 부분입니다. 아마도 화자는 흰머리가 조금씩 보이는 나이대가 아닐까 싶습니다. 더 이상 늙기 전에 사랑이라는 것을 숙제처럼 달성하겠다는 의지도 엿보입니다. 사랑의 실천으로 과거의 아픔을 덮겠다 말합니다. 과연 가능할까요?


음. 오늘은 가사 중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나를 위해 무엇을 했나'에 대해 썰을 좀 풀어보도록 하겠습니다. 나를 위해 살아라. 나를 발견한다. 나를 찾는 여행, 나답게 살자 등등. 나를 위해며 살아야 한다는 문구는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도 그렇게 못하는 것은 그만큼 그게 어렵기 때문이겠죠.

사실 인생은 나라는 물리적 실체를 경영하는 일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배고픔을 느끼면 밥을 넣어주고 생리적 욕구가 생기면 화장실로 달려가고 사랑의 욕구가 생기면 주변에 괜찮은 사람 없는지 눈을 돌려 짝을 찾게 하죠. 나 자신에게서 끓어오르는 욕망을 자신만의 방식으로 대응하는 도전과 응전. 그것이 삶입니다.

그런데 우리는 여러 이유를 대며 도전이 찾아올 때 딴짓을 하고 있는 경우가 왕왕 있습니다. 밥시간이 되었는데도 무언가에 열중하느냐 식사를 거르기도 하고요. 화장실에 덜 가려고 물로 된 음료를 안 마시는 노력을 하는 이도 있죠. 또 사랑에 상처받는 자신이 싫어서 이성을 멀리하는 경우도 있고요.

이런 행위들이 과연 나를 위한 행위는 아닐 테니지만 더 나은 내가 되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라는 설명을 하기도 합니다. 물론 당장의 욕구를 해결하기 위해 바로바로 행동에 옮기는 단기적인 접근만으로는 인생이 꼬이기 십상이니까요. 때론 내일을 위해 지금을 참아야 하는 시기도 분명히 존재합니다.

문제는 정도와 시기가 아닐까 싶은데요. 참는 정도가 너무 과하거나 참는 기간이 너무 길어지면 장사가 없죠. 부작용이 발생하게 됩니다. 다양한 사람을 만나 볼 수 있는 2030 때 이성을 등지고 돈을 버는 데 헌신하면 돈은 벌 수 있겠지만 짝을 만들지는 못하죠.

당시에는 돈을 버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한 일이라고 생각했을 거고 그것이 진정으로 자신을 위한다고 생각했을 거지만 나중엔 적지 않은 후회가 남았을 겁니다. 그만큼 살아가면서 살아오면서 자신을 위해 무엇을 한다는 것을 직시한다는 것이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닐 수 있다는 생각이 드네요.

자신을 위한다고 했던 일들이었는데 시간이 지나 보면 그게 아니었구나 하고 느낄 때가 있으시죠? 맛있는 거만 찾아서 먹으러 음식점투어를 하는 게 자신을 위한 일이라고 믿었건만 나중에 받은 게 되는 건 열악한 건강검진표인 것과 같은 이치죠. 좋은 음식을 먹는 만큼 운동도 체력 관리도 열심히 해야 한다는 것을 빠뜨린 것이죠. 아마도 적은 경험 그리고 지나친 확신이 화근이 아니었을까 생각해 봅니다.

내가 아니라 남을 위해 인생을 허비하는 사례도 많습니다. 내 감정보다 다른 사람의 감정을 더 자주 면밀히 살피는 것이 생활화되어 있는 배려형 인간 유형이죠. 그렇게 하는 것은 좋으나 그러다가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조차 잃어버리고 자신을 위한 행위를 하는 것에서 점점 멀어지게 되죠.

꼭 남녀 간의 사랑이 아니더라도 세상 모든 사랑은 연결입니다. 살아가는 동안 우리는 무언가와 연결되는 사랑을 바탕으로 살아가게 되죠. 때로는 그 연결이 잘못되거나 과도하게 되어서 고통을 받지만 말이죠. 그중에서도 가장 위험한 것은 연결이 끊어진 상태로 있을 것일 테고요.

자기 자신을 위하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로 생각해 볼 수 있을 것 같아요. 원하는 것에 대응하는 것과 필요하는 것을 독려하는 것이죠. 원하는 것에 대응한다는 것은 응할 수도 있고 거부할 수도 있는 판단력이 뒷받침되어야 합니다. 원한다고 다 해 버리는 게 좋은 일만은 아니니까요. 동시에 건강이랄지 공부랄지 하는 것들은 늘 챙기고 살기 어려운데 이것이 바로 필요한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누군가는 원하는 것을 많이 필요한 것은 적게, 누군가는 원하는 것을 줄이고 필요한 것을 많이 하는 사람이 있을 수 있습니다. 이 노래의 화자는 아마도 후자에 해당된다고 봐야 할 것 같습니다. 그러니 더 이상 늦출 수 없는 시간 앞에서 사랑을 목놓아 부르고 있는 것이겠죠.

저는 몸과 마음이라는 다른 각도로 생각해 봅니다. 나를 위한다는 것은 시간에 걸맞은 몸과 마음을 갖는 것이라 믿고 있습니다. 그러려면 그 시간에 맞는 경험과 행위 그리고 사랑 따위를 거르지 않고 잘 먹고 잘 소화해야 하는 것이죠. 젊어 보인다는 말보다 나잇값을 한다는 말이 그래서 저는 더 좋습니다.

자기 자신에 대한 경영 실패로 인한 뒤늦은 후회는 이처럼 뒷바람을 몰고 올 가능성이 높습니다. 남들 일할 때 일하고 남들 잘 때 자는 것. 이 평범한 일상에는 우리도 모르는 새 자신을 위한 무언가가 담겨 있는 것은 아닐는지요. 하하하. 오늘의 브런치는 이것으로 마치겠습니다.


PS. 자신의 생일에 그림 한 점을 사는 사람을 본 적이 있습니다. 다른 사람의 축하를 받는 것도 좋은 인생이지만 자기 자신을 위해 자신이 좋아하는 무언가를 스스로 선물하는 행위가 남달라 보였습니다. 무언가를 소비할 때 남의 눈이 아니라 자신을 위한다는 마음이 먼저였으면 합니다. 소비한 물건 자체가 아니라 소비한 물건에 담긴 그 사람의 마음이 자연스럽게 전달되는 게 예술의 경지가 아닐까요? 오늘은 이만^*. See you. Coming s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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