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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양의 <흥부자>

작사 김지환 작 알고보니혼수상태

by GAVAYA

안녕하세요?

오늘 <가사실종사건> 주인공은 '김양'입니다.

아래 노래 들으시면서 글 보시는 걸 추천합니다.^^

https://youtu.be/AOhmKcNJ0TE?si=AY5TQYEiFIbau0Di

스트레스 쌓이면 병이 난데요


참는 것도 한두 번이지


친구 만나 술도 한잔 님과 함께 여행 가고


즐겁게 살아갑시다


- 김양의 <흥부자> 가사 중 -




김양은 2008년 데뷔했습니다. 본명이 김대진입니다. 남자 이름 같네요. 하하하. 데뷔 전인 2006년부터 MBC 합창단에 소속되어 있었습니다. 벌이가 변변치 않았죠. 그래서 고시원에서 지냈던 시절도 있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처음에는 소울 가수가 하고 싶어서 트로트 가수가 되는 것을 거절했습니다. 일단 데뷔하고 나중에 발라드 곡으로 앨범을 내자는 설득으로 입문을 했다고 하는데요. 데뷔곡이 '우지마라'였는데 띄지 못하면서 발라드 가수로의 전향도 물거품이 된 듯합니다.

데뷔하고 나서 '제2의 장윤정'을 될 거라 기대를 받았습니다. 믿기거나 말거나. 하지만 어머니의 병간호 생활고에 허덕이며 트로트에 꼭 필요한 숙성의 시간을 겪게 되죠. 10년 정도 공백이 있었고요. 이후 TV조선 트로트 오디션 프로그램 '미스트롯'에 출연하며 본격적으로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죠.

오늘 소개해 드릴 노래는 2019년에 발표한 노래인데요. 역주행 곡입니다. 처음 나왔을 때는 아무런 반응이 없다가 4년 만인 2023년 TV조선 '미스터트롯 2' 유소년부에서 이 노래가 불려지며 화제를 모으자 각종 행사 및 방송 무대에서 다른 가수들의 커버곡으로 인기 역주행을 하죠.

그녀는 방송인 하지혜와 유튜브 채널 양다방을 통해 매주 수요일 오후 8시 트로트 가수들을 초대해 라이브 방송을 선보이고 있습니다. 2022년에는 영화 '봉필이 학교 가다!'를 통해 스크린에 데뷔도 했고요. 영화가 나왔는지도 몰랐지만 말이죠.


자. 본업인 가사 속으로 함께 들어가 보시죠. 제목이 '흥부자'입니다. 여러분들은 흥이 좀 있는 편이신가요? 돈 많은 것을 부자라고 한다면 흥부자는 어떤 사람일까요? 돈 없어도 잘 노는 사람일까요? 하하하. 가사 속에 어떻게 그려져 있는지 같이 보시죠.

'흥부자 부자 흥부자가 왔어요/ 한 번뿐인 인생길에 놀다 갑시다/ 흥부자부자부자 우리가 흥부자' 부분입니다. 흥부자는 한 번뿐인 인생을 즐길 줄 아는 사람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돈 많이 벌어서 부자 되는 것보다 어쩌다 몇 백배 힘든 게 흥부자일지도 모르겠네요.

'스트레스 쌓이면 병이 난데요/ 참는 것도 한두 번이지/ 친구 만나 술도 한잔 님과 함께 여행 가고/ 즐겁게 살아갑시다' 부분입니다. 네 스트레스는 만병의 근원입니다. 암의 발생 원인 첫 번째도 스트레스라고 말하죠. 스트레스로 인한 화병은 약도 없습니다. 그래서 친구 만나 술도 마시고 님과 함께 여행도 가면서 풀어야죠. 즐겁게 긍정적으로 사는 것이 유일한 처방전이라고 말하고 있네요.

'흥부자 부자 흥부자가 왔어요/ 근심걱정 모두모두 날려버려요' 부분입니다. 근심걱정이 흥부자가 되는 길을 방해하는 주요 원인입니다. 근심과 걱정이 있으면 흥이 일어나는 것을 막으니까요. 내일 걱정은 내일 모레 하자는 마음을 내보고 지금을 즐기라고 말하고 있는 듯하네요.


음. 오늘은 '흥'에 대해 썰을 좀 풀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주변을 보면 술이라도 한 잔 들어가고 음악이 흐르면 몸을 휘젓는다거나 노래방 가자고 부추기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한 마디로 흥이 많은 사람들이죠. 흥의 사전적 의미는 '재미나 즐거움을 일어나게 하는 감정'입니다. 여러분들은 어떠신가요? 흥이 많으신 편인가요?

흔히들 우리나라의 민족성을 표현할 때 흥과 한을 많이 언급합니다. 흥은 신바람, 신명이라고 말하기도 하죠. 흥과 관련한 아티클을 몇 개 살펴보니 원래 우리나라 사람들은 흥이 많은 민족이었는데, 외세의 침입 등 외부적 영향에 억눌리면서 한의 정서를 가지게 되었다고 해설하고 있네요. 100% 동의하기 어렵지만요.

예전에 모 은행 광고 주제가 바로 '흥'이었습니다. 흥은 역동성과 연결되는 것 같습니다. 잔잔한 느낌의 발라드라기보다는 춤과 어울리지는 댄스곡이 어울립니다. 흥에 취하면 세상 시름 모두 내려놓고 그 재미나 즐거움의 극치를 경험하게 되죠. 이 노래가 그래서 끌린 것 같습니다.

사람마다 흥의 에너지가 제각각입니다. 조그만 반응이 있어도 흥이 일어나는 사람이 있는 반면 주변에 수많은 장치를 마련하고 유도를 해도 전혀 흥을 못 느끼는 사람도 있죠. 노력이라기보다는 선천적 기질이 크게 작용하는 게 아닐까 싶습니다. 흥이 많은 이는 이성보다는 감성이 발달했다고 봐야겠죠?

흥을 끌어올리기 가장 좋은 수단은 제가 다루고 있는 노래입니다. 힘든 노동의 고통을 잊기 위해서 불렸던 노동요가 그렇죠. 어떤 가수나 사람이 노래를 부르면 우린 따라 부르죠. 이런 분과 노래방에 함께 가면 마이크를 뺏길 수 있을니 주의합시다. 하하하.

노래는 외부에서 흥을 우리에게 전달하는 강력한 무기 중 하나입니다. 요즘은 핸드폰 하나만 있으면 전 세계 어디서든 원할 때 음악을 들을 수 있죠. 노래의 힘은 대단합니다. 나도 모르게 따라 부르기도 하고 어깨를 들썩이기도 하고 약간의 율동도 하게 하고 그렇게 됩니다. 운동할 때 주로 빠른 노래들을 듣는 이유도 음악에 담긴 흥을 지루한 운동에 이용해 보고 싶은 심산이죠.

떼창, 강남스타일 뭐 이런 것들을 흥의 대명사라 할 수 있죠. 흥은 전염됩니다. 흥이 많은 사람 곁에 있으면 그걸 보는 것만으로도 작은 흥이 생깁니다. 흥이 많은 사람을 벗으로 삼는 것은 그래서 좋은 면도 있어 보입니다. 흥부자들 말이죠. 그들은 대체로 긍정적이고 밝습니다. 때론 대책이 없긴 하지만요.

흥이 없는 삶은 밋밋합니다. 한이 서리기에 딱 좋은 환경이죠. 우리 인생은 평탄대로를 걷는 것이 아닌 까닭에 그 안에서 흥도 발생하고 한도 발생합니다. 흥을 주체 못 해서 매일 밤 음주가무로 보내는 것도 문제이지만 감정이 쌓여 곪다가 터지는 일은 매우 심각하죠.

이런 일을 막으려면 너무 오래 묵혀두지 않도록 흥의 기지를 발휘해야 합니다. 기분이 우울할 때 저공비행을 할 때 발라드 곡으로 주파수를 맞추든 댄스곡으로 다른 주파수로 자신을 이끌든 묵은 감정을 그때그때 나름의 방법으로 적절히 치유해야 활력을 얻어 일상으로 복귀할 수 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노래를 포함한 문화예술이라는 것은 흥을 지향한다고 봐야 할 것 같습니다. 감정의 순화를 통해 재미과 즐거운 삶을 회복하도록 도우니까요. 먹고사는 문제가 가장 중요하긴 하나 그것만으로는 살 수 없는 게 우리 인간이죠. 삶이 고달픈 만큼 문화예술 통해 잠시라도 시름을 내려놓을 수 있어야 합니다.

흥부자가 되는 방법으로 이 노래에서는 술, 친구, 사랑하는 사람, 여행을 언급하고 있는데요. 그걸 트로트라는 노래를 통해 전달하고 있다는 점을 주목해야 할 것 같네요. 우리 삶이 곧 노래라면 이 4가지도 다양한 장르의 음악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사람마다 흥을 일으키는, 좋아하는 장르가 다른 것이고요.

이 노래를 들으면서 저도 모르게 기분이 좋아지더군요. 가사도 평이하고 매우 짧은 곡이었지만 말이죠. 흥 안에 담긴 역동성에 제가 반응한 것이겠죠. 트로트라는 장르가 가지고 있는 특이성이기도 한 듯하고요. 혼자 즐거운 것도 좋은데 함께 즐거운 것이 진짜 즐거움입니다. 주변을 잘 살펴보면 무료 공연이 꽤나 많습니다. 여건이 허락하시는 데로 흥을 끌어올리기 위해 발품을 좀 팔아볼 것을 권하면서 오늘의 브런치는 이것으로 마치겠습니다.


PS. 저는 오늘 동호회에서 <이상준 쇼>를 보러 갑니다. 코미디언이 진행하는 스탠딩 쇼인데요. 저도 처음 접하는 장르예요. 흥이 얼마나 날지 내심 궁금해집니다. 하하하. 특유의 경계하는 마음, 의심하는 마음을 내려놓고 최대한 잘 즐겨 볼 생각입니다. 내 안에 감춰져 있는 흥을 다시 꺼내서 조우하는 시간이 되었으면 하고 바라봅니다. 부자보다 부러운 흥부자가 되어 봅시다. 하하하. 오늘은 이만^*. See you. Comin s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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