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15일 탄생화
나는 달리아.
뜨거운 태양 아래, 멕시코 고원에서 태어난 나의 뿌리는 오래전부터 사람들과 함께 살아왔습니다. 아즈텍 사람들은 나를 “아틀락소첸틀”이라 불렀지요.
흉년과 전쟁으로 모든 것이 시들어갈 때에도, 나는 꿋꿋이 피어나 그들에게 용기와 희망을 건넸습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나에게 역경 속에서도 꺼지지 않는 생명의 의미를 담아주었습니다.
시간이 흘러 나는 바다를 건너 유럽으로 갔습니다. 귀족들의 정원에서 화려하게 피어난 나의 모습은 곧 품위와 우아함의 상징이 되었지요.
그러나 또 다른 이야기도 전해집니다. 연인에게 버림받은 한 여인이 내 씨앗을 뿌리며 “다시는 변치 않겠다”는 다짐을 남겼다고요. 그래서 나는 때로 변치 않는 사랑이라는 꽃말로 기억되기도 합니다.
나는 국화과에 속한 다년생 꽃입니다. 흰색, 분홍, 붉은빛, 노랑, 보라, 주황… 수천 가지 빛깔로 태어나 여름부터 가을까지 화단을 물들입니다. 화려한 꽃잎은 겹겹이 포개져 마치 작은 태양처럼 빛나며, 보는 이로 하여금 감사와 경외의 마음을 불러일으킵니다.
문학 속에서도 나는 종종 등장했습니다. 영국의 시인 에밀리 브론테는 나를 “강렬하지만 절제된 아름다움”으로 노래했고, 프랑스에서는 “귀족의 꽃”이라 불리며 기품 있는 존재로 묘사되었지요. 어떤 이에게는 화려한 욕망을, 또 다른 이에게는 꺾이지 않는 고결함을 상징하는 꽃. 나는 그렇게 인간의 이야기 속에 뿌리내렸습니다.
혹시 나를 곁에서 키우고 싶으신가요? 나는 햇볕이 잘 드는 자리에서 잘 자랍니다. 흙이 마르면 듬뿍 물을 주되, 뿌리가 썩지 않도록 배수에는 신경 써주세요. 꽃을 크게 피우고 싶다면 인산 비료를 더해주면 좋습니다.
키가 큰 나는 바람에 쉽게 쓰러질 수 있으니 지주도 함께 세워 주시길 바랍니다. 그리고 겨울이 오면, 부드럽게 나를 땅에서 꺼내어 따뜻한 곳에 보관해 주세요. 이듬해 봄, 다시 만나기 위해서입니다.
나는 달리아.
오늘도 당신에게 품위와 우아함, 그리고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참고로, 달리아는 씨앗으로도 잘 자라는 꽃입니다. 아무렇게나 뿌려도 발아가 아주 잘 되고, 그해 여름 곧바로 꽃을 볼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씨앗에서 자란 달리아는 색상이 다양하게 나타나, 매번 새로운 얼굴을 만나는 기쁨을 줍니다.
저 역시 씨앗으로 키워본 적이 있는데, 가을이 되자 뿌리가 아직 부실해 관리 소홀로 월동에 실패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그해, 다른 어디서도 보지 못한 독특한 색감의 달리아를 만날 수 있었던 것은 잊지 못할 추억이 되었습니다.
https://youtu.be/QJhPli3ThmQ?si=S5hGBvaXIkeRAUf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