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21일의 꽃, 샤프란

9월 21일 탄생화

by 가야

◆ 9월 21일의 꽃, 샤프란 – 나는 황금빛 향기의 꽃


나는 샤프란(Crocus sativus).


세상에서 가장 귀한 향신료라 불리지만, 사실 나는 작은 보랏빛 꽃일 뿐이에요.
내 꽃잎 안에서 세 가닥의 붉은 실이 피어날 때, 사람들은 그것을 따서 말리고, 금보다 귀한 값으로 여겼지요.

◆ 신화 속의 나


아득한 옛날, 그리스에는 나의 기원이 되는 이야기가 전해집니다.


청년 크로코스는 요정 스밀락스에게 사랑을 품었지만, 그 사랑은 끝내 이루어지지 못했어요.
슬픔에 잠긴 청년은 신들의 연민 속에 꽃으로 변했고, 그 자리에서 보랏빛 꽃이 피어났습니다.


내 이름 ‘크로커스(Crocus)’는 바로 그 청년의 이름에서 비롯된 것이랍니다.

로마의 신전에서는 신들의 향연에 나를 태워 신성한 향기를 피웠고, 인도에서는 제사를 드릴 때 붉은 내 몸을 가루 내어 신에게 바쳤습니다.


나는 단순한 꽃이 아니라, 사람들의 믿음과 소망을 담은 꽃이었지요.

◆ 문학 속의 나


내 이름은 수많은 문학 작품 속에 흔적을 남겼습니다.
호메로스의 『일리아스』에는 신들의 연회 자리를 황금빛 샤프란이 물들였다는 구절이 나오지요.
셰익스피어는 『겨울 이야기』에서, 나의 빛깔을 곁들여 요리의 향을 묘사했습니다.


그리고 더 현대에 와서, 나는 ‘가을의 보석’이라는 이름으로 시인들의 시구에 오르며, 짧지만 강렬한 계절의 빛을 상징하게 되었어요.

◆ 나의 뿌리와 고향


나는 서남아시아, 특히 그리스와 이란, 인도 카슈미르의 햇살 아래서 태어났습니다.
따뜻하고 건조한 땅을 좋아하지요.


학명은 Crocus sativus L.,
영어로는 Saffron crocus라 불립니다.
오늘날에도 스페인의 파에야, 인도의 비리야니, 이탈리아의 리소토 속에서 나의 황금빛 향을 만날 수 있습니다.


◆ 꽃말과 상징

나의 꽃말은 희망(Hope), 명예(Honor), 절제된 기쁨(Moderation in joy).
나는 작고 연약해 보이지만, 세 가닥의 붉은 실에 세계를 황금빛으로 물들이지요.


절제 속의 풍요, 그게 바로 내가 전하고 싶은 이야기예요.

◆ 나의 쓰임새

향신료: 작은 붉은 암술머리에서 얻은 실은 황금보다 값진 향신료가 되었어요.

약용: 고대에는 불면증과 소화불량, 생리통을 다스리는 약재로 쓰였지요.

염료: 진한 황금빛 때문에 왕의 옷을 물들이는 귀한 염료로도 쓰였습니다.

나는 샤프란.
짧은 계절에 피어나는 작은 꽃이지만, 나의 향은 오래도록 사람들의 기억 속에 머뭅니다.


9월의 햇살 속에서 나는 속삭입니다.

“절제된 기쁨 속에서도 황금빛 희망은 피어난다.”


https://youtu.be/qm_4cmokktI?si=I36pklR_O0AWpKQ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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