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풍나무가 전하는 가을의 메시지

10월 25일의 탄생화

by 가야

10월 25일의 탄생화

단풍나무가 전하는 가을의 메시지


가을이 깊어갈수록, 제 마음에도 붉은 물이 번집니다.


아침 햇살을 등에 지고 서 있으면, 바람에 흩날리는 제 잎사귀 하나하나가
조금씩 세상과 이별을 준비하는 듯 흔들리지요.

저는 단풍나무입니다.
한때 연둣빛이던 제 잎들은 서리 내린 밤을 지날수록
진홍, 주황, 황금으로 차례차례 물들어 갑니다.


두목(杜牧) 시인이 노래했듯,
“霜葉紅於二月花 — 서리 맞은 단풍잎이 이월의 꽃보다 더 붉다.”


이 구절처럼, 찬 기운이 스며든 후에야 비로소
저는 가장 화려한 색을 띱니다.


인생의 늦가을이 더 아름답다고,
사람들이 저를 바라보며 곱게 미소 짓는 이유를 저는 압니다.


낙엽이 땅으로 내려앉는 순간,
사람들의 마음에도 잔잔한 음악이 흐르는 것을 느낍니다.


멀리서 프랑스 샹송 Les Feuilles Mortes,
영어로는 Autumn Leaves—당신들이 “고엽”이라 부르는 노래가 들려오지요.


이브 몽탕의 깊은 목소리,
낙엽처럼 흩어진 사랑을 노래하는 그 선율은
가을의 쓸쓸함을 고스란히 안고 있습니다.


또 한국의 가을밤에는 패티김의
〈낙엽 따라 가버린 사랑〉이 은은히 번집니다.


저는 그 노래가 흘러나오는 집 창가를 지날 때마다
바람에 실린 사람들의 그리움이
제 잎 끝으로 스며드는 것을 느낍니다.

가을의 정취는 문학과 음악 속에서 더욱 짙어집니다.


김소월의 〈가는 길〉, 윤동주의 〈별 헤는 밤〉—
직접 저를 부르진 않았어도,
낙엽과 함께 흐르는 그리움과 사색은
제 몸을 타고 전해지는 듯합니다.


가을은 언제나 시가 되고, 시는 다시 가을을 부릅니다.


저는 당신 곁에서
한 장의 낙엽으로 남아
사랑의 징표, 평화로운 마음, 그리고 변치 않는 우정을 전하고 싶습니다.


짧은 계절 동안 가장 뜨겁게 빛나는 제 색은
순간의 아름다움이 얼마나 소중한지 알려주기 위해서이지요.

오늘, 10월 25일.
당신의 발끝에 떨어지는 제 붉은 잎 하나가
이 가을을 오래도록 기억하게 하는
작은 편지가 되기를 바랍니다.


https://youtu.be/8Iy7bbO03nY?si=ZnLztZXiKHh_Jaf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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