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호텔에 오면 6-7시간밖에 못 잔다. 잠자리가 바뀌면 그러나보다. 도파민이다. 영국에 살 때도 7시간쯤 잤던 거 같다. 얼른 일어나서 재밌는 거 하라고 뇌가 오래 안 재우는 거 같다. 그래서 간만에 아침이란 걸 먹었다. 시차 적응기 이후로 늦게 일어나는데 익숙해져서 점심만 먹고 지내왔다.
아침 먹고 호텔 돌아오는 길에, 어제 공연했던 장소에서 사진을 딱 한 장 찍었다. 언젠가부터 사진을 대충 찍는 게 아니라, 한 장소에서 한 장을 제대로 찍는다. 그게 훨씬 기억에 남는 느낌이다. 이미 내게 사진은 '예술'이다. 배경 사진이 바로 그 사진이다.
보통 여행 가면, 아침에 나가서 점심 먹고 호텔 들어와서 쉬다가, 저녁 때 다시 나간다. 그런데 여긴 어차피 뭘 구경하러 온 게 아니라서, 아침 먹고 들어온 이후로 쭉 쉬었다. 어제처럼 두통이 오지 않기 위해 약국에서 인공 눈물도 사서 넣었다. 오늘은 건강한 상태로 잘 마치길 바라본다. 어제 너무 머리가 깨질 듯 아픈 상태에서 12곡을 불렀다. 오늘도 12곡을 불러야 한다. 나도 이렇게 이틀 연속 오래 공연하는 게 처음이다.
아침 먹고 2시에 있는 요트를 예약했는데, 예약자가 나밖에 없다는 문자를 받아서 4시로 변경했다. 바다만 보면 배 타고 싶다.
난 여수에 있는데 자꾸 옆에 창원 가고 싶다. 그러게 너는 면허도, 차도, 운전해줄 사람도 없잖니. 국내 여행이라고는 부산만 주로 가봐서 그렇다. 되게 비슷하게 느껴진다. 바로 앞에 항구는 있는데 해변은 없다는 점이 그렇다. 어제 저녁 내내 '걔가 보러 올 거야'라는 주문을 외워서 그 부작용을 지금 맞고 있는 거 아닌가. 슬프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