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유튜브를 그 어느 때보다 열심히 하고 있다. 항상 꾸준히 해왔지만, 근래엔 두 채널 다 매일 올려서 그렇다. 본업이 유튜버 같다. 학교에서 졸업생 근황을 조사하는 이메일이 올 거란 걸 알고 있다. 그때 진짜 'Youtuber' 적는 거 아닌가 모르겠다. 음대 졸업생 아웃풋이 타로 유튜버라니.
프로 '유튜바'가 됐다는 징조는 여러 군데에서 알 수 있다. 첫째, 영상 찍을 아이디어가 샘솟는다. 나의 ADHD 성질이 아주 진가를 발휘한다. 동생은 유튜브를 하고 싶어도 아이디어가 없다고 한다. 걔가 뭐 피아노를 칠 건가, 노래를 할 건가, 내가 봐도 당장 브이로그밖에 없을 거 같다. 둘째, '유튜브 스튜디오 앱'을 아무리 적당히 들어가려 해도, 댓글이 계속 달리니 바로바로 답글 달아주고 싶어서 들어가게 된다. 너무 재밌다. 10년 동안 무명이었는데 이제야 사람들이 알아봐 주기 시작했다고 생각해 보라... 비록 본 채널이 아닌, 타로 채널에 댓글이 많은 것이라 해도 행복하다.
나는 유튜브 채널이 3개다. 하나는 10년 전부터 해온 본 채널 '이가연'이고, 하나는 '타로하는 뮤지션'이다. 남은 하나는 버려진 나의 브이로그 채널이다. 그거까지 키우긴 버겁다. 안 한다. 그러나 말만 이렇게 할 뿐, 2023년 12월 파리 갔을 때는 롱폼 브이로그를 열심히 올린 기록도 있고, 올해도 종종 쇼츠를 올려왔기 때문에 완전히 버린 건 아니다. 그것도 엄연히 구독자가 68명 있고 영상도 244개 올렸다. 개인 아카이빙용이다.
요즘 타로 채널과 본 채널, 둘 다 영상 올리고 싶은 욕구 때문에 하루하루 즐겁다. 본 채널은 올려도 조회수가 여전히 20회 언저리다. 괜찮다. 그래도 이 10년 된 채널을, 새롭게 운영하는 기분이다. 이런 정보 공유, 강의하는 듯한 영상은 시도해 본 적 없기 때문이다. 벌써 7개 영상을 올렸는데, 하나하나 다 마음에 든다. 영국, 외국어, 음악, 떠들 수 있는 건 다 한다. 역시 입 터는 게 제일 즐겁다. 나도 내가 저렇게 혼자서도 20분이 순식간에 지나갈 정도로 잘 떠들 줄 몰랐다.
조회수에 대한 만족은 어차피 타로 채널에서 채우면 된다. 그게 감사하다. 나도 사람인데, 조회수가 저렇게 밖에 안 나오면 속상하다. 그 기분은 잠시뿐, 타로 채널만 들어가면 다 풀린다.
엄마도 요즘 정말 에너지 넘쳐 보인다고 했다. '자기표현'과 '사람들과 소통'이 맞물린 덕이다. 나를 표현하는, 내가 하고 싶은 콘텐츠를 마구 올리고, 사람들이 댓글을 많이 달아주는 덕분에 활발한 소통을 하니, 에너지가 넘칠 수밖에 없다.
예전에 병원에서 받아온 ADHD 약은 생각도 안 난다. ADHD인들이, 비 ADHD인에 비해 아침에 일어났을 때 도파민이 떨어지니까, 뇌를 각성시켜 주라고 받아온 약이다. 약 안 먹어도 각성 상태다. ADHD인이 가진 장점만 쏟아져 나오는 듯한 요즘이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