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카오 #6 평탄하지 아니하다

by 이가연

수영장은 패스했다. 야외 수영장이 다 보이는데, 정말 사람이 아무도 없다. 샤워가운 입고 내려가는 거부터 부끄럽겠다.

이상하게 이번에 네이버 블로그 본 정보 중에 정확한 게 없었다. 자주 바뀌는 건가. 내가 너무 오래 된 블로그를 봤을 리도 없고 전부 작년 아니면 올해였는데. 블로그 정보는 틀릴 수 있다. 그건 본인이 간 경우만이고, 지금은 비성수기에 평일이다. 당연히 거기로 가는 셔틀 운행을 안 할 수도 있다.

호텔 셔틀 버스 타려다가 고생했다. 직원들에게 지도를 보여줘도 이리가라 했다가 거기선 아니라 하고 불친절했다. 그래서 친절의 대명사 줄 서 있는 일본인에게 물었다. 버스 없다고 나가서 택시 타라고 알려줬다. 나 택시 타는 거 모른다고 하자 로비 나가면 바로 있다고 알려줬다. '돌아올 땐? 몰라이쒸' 하고 타긴 탔다.

혼자여서 문제점은 바로 포기해버린다는 점이다. 누군가랑 같이 있으면, 같이 온 사람을 생각해서라도 이런저런 관광지에 갈 거 아닌가. 이 생각을 굉장히 많이 했다. 파리 가면 에펠탑만 봤으면 됐지 식이다. 파리를 두 번 갔는데 루브르도 안 들어가봤다. 호텔 근처 타이파섬은 볼 거 다 봤다만, 진짜 마카오 현지 분위기가 나는 쪽은 안 가서 마카오 왔으면 가봐야했다. 루브르도 피라미드는 봤듯이.

둘째날 되니 문제점이 점점 보인다. 얘네가 영어가 안 되니 대화를 포기했다. 화장실 물어볼 때도 그냥 "토일렛."하듯 핵심 단어만 던지고 싶어진다. 주문할 때도 그냥 가리킨다. 영국은... 스몰 토크하는 맛이 있는데. 가장 큰 건 어제 첫끼부터, 오늘 아침과 점심, 중간에 사먹은 간식까지도 메뉴를 전부 실패했다. 이래서 영국은 갔던 식당만 계속 간다. 2박 3일이니까 좀 열심히 돌아다니라고, 왜 여행을 아깝게 하냐고 어젠 혼자 그랬는데, 난 뭐 바보냐. 다 이유가 있지 그럼... 지금 아예 걷기가 힘들다. 어차피 뭘 해도 다 무리인 게 아니라 남들처럼 돌아다녔다간 DGG... 제발 호캉스, 휴양지 가고 싶다. 년 전부터 그 갈망이 컸는데, 이제 한계에 달한 것 같다. 해본 적 가본 적 없다. 혼자서는 안 된다. 말할 사람이 있어야 된다. 가만히 못 있는다.

마카오 공항에서 환전하려 했으나, 엄마가 준 홍콩 달러가 있어서 그냥 안 했다. 공항 도착하면 빨랑 호텔 도착하고 싶지 않나. 머리에 '호텔'만 꽂히면 다른 생각이 안나유.

그런데 택시 내릴 때 결제하려는데 카드 보더니 바로 안 된다했다. 중국말로. 딱 봐도 중국말 못 해보이지 않냐 물론 한다만. 그래서 엄마가 준 홍콩 달러로 위기를 모면했다. 이야 없었으면 뭐 내려서 튀냐. 당연히 현금 없었으면 안 탔을 것이다. 나도 생각이 있다. 근데 왜 자꾸 글 쓰는데 걔 한숨 소리가 들리나.


제대로 다짐했다. 휙 하고 당장 떠나고 싶은 그 욕구는 매우 이해가 되나, 올해 내내 거듭 만족을 못하고 있다. 앞으로는 진짜로 공부하러만 혼자 나가야겠다. 어차피 내년 영국 여름 캠프 들으려면 돈이 많이 필요하다. 3월 시드니 갈 때도 난 혼자려나.

매거진의 이전글마카오 #5 첫째날 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