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카오 #7 아프오

by 이가연

챗지피티 안 된다. 틱톡도 안 된다. 영상 올리려는데 막혔다. 유튜브는 된다. 어제 브이로그에, 타뮤 채널까지 영상도 알차게 올렸다.

낮 시간 내내 호텔에 있었음에도 말로 표현할 수 없이 피곤하다. 3월 시드니 갈 것이 벌써 걱정되었다. 최대한 오페라 하우스 근처에 호텔을 잡아야할텐데. 가격이 괜찮지 않을 것이다...

그래도 아침에 어제 놓친 미니 베네치아를 봤다. 이게 어딨나 했다. 어제는 리알토 다리만 봤다. 지도 사진에선 분명 봤는데, 못 찾고 있던 찰나, 두리번거리던 나를 발견한 호텔 직원 분이 3층이라고 알려주셨다. 그때까지만해도 야외인 줄 알았다.



이게 다 실내였다니. 누가 실내에 이런 생각을. 순간 롯데월드 생각이 났다. 꽃보다 남자 촬영지인 거 알아서 기대했다. 드라마에선 정말 로맨틱해보였는데, 하나도 안 로맨틱했다.. 실내인 것이 신기했을 뿐.

어제 에펠탑에서 어디다 세워두고 찍는 스킬을 획득했다. 은근 세워둘 기둥이 많았던 덕이다. 덕분에 오늘도 사진을 건졌다. 어제랑 옷이 똑같다고요? 흔한 일이다. 나도 사진, 영상 건져야되는 공연 갈 때는 예쁘게 입는다. 주변 사람들이 이쁘게 입고와서 이쁘게 찍을 때 부러웠다. 혼자이니 도파민 분비가 0.1도 안 된다.

아침에 나가서 저거 보고 돌아오고, 점심 때는 택시 타고다른 동네도 다녀왔으니 피곤할만하다. 원래 서울에선 하루 2시간 외출해서 책만 읽다오던 사람이, 어제가 없었어도 오늘 스케줄만으로도 충분히 힘들다. 앞으로 휙 혼자 떠나고 싶을 때마다 새겨야지. 국내도 춘천이고 여수고, 어디 나갈 때마다 힘들었다. 왜냐면..

이건 신체만의 문제가 아니다. 정신적으로. 매번 진짜 걔랑 같이 다니는 거 같다... 그냥 서울 집에 있을 땐 이렇게까지 대가리가 돌아갈 건수가 없다. 그런데 나오면, 무의식적으로 같이 있다고 생각하고 대가리가 돌아간다. 그게 무슨 말이냐면... 예를 들어, 상황마다 걔가 있었으면 옆에서 잔소리할 게 다 들린다. '진짜로 잔소리하는 거 내가 영적으로 듣는 거 아닌가.' 싶다. 나는 그 영적인 연결을 믿기 때문이다. 진심으로 뭔가 계속 한숨 느껴진다. 그런 환경에 날 놓이게 하면 안 될 거 같다. 방에서 공부나 해야지.


과거 카톡이다.

진짜 최소로 계산해봤는데, 오빠한테 "걔 보고싶다"고 천 이백번 이상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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