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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가연 May 24. 2024

#23 마지막 수업

5월 넷째 주 짧은 글

교수님이 국제 학생인 게 결코 쉽지 않고 심지어 학생 대다수가 같은 나라에서 왔는데 고생했다고 하셨다. 대다수가 아니라 저 빼고 모두였죠.



마지막 수업

마지막 3주는 하루에 약 열 명씩 평가가 이루어졌다. 한 명씩 앞에 나와 7분 동안 반 학생들을 대상으로 합창 지도를 하는 것이 시험이었다. 선택할 수 있는 곡이 다섯 곡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대다수 학생들이 특정 한 곡을 선택해서 3주 내내 그 곡을 부르느라 얼마나 지겨웠는지 모른다. 한 명이 7분 동안 가르치고 나면, 다음 사람도 7분 동안 똑같은 곡을 가르치는 것을 3주 동안 반복했다. 일부러 화장실에 오래갔다 오려고 괜히 건물 안에서 한 바퀴 돈 적도 있다. 그런데 이 글을 쓰는 지금 그 멜로디가 머릿속에 맴돌며 가슴 찡한 기분이 든다. 지겨웠던 그 기억마저도 추억이 된 거다.



교수님

그 교수님 참 러블리하셨다. '퍼포먼스 티칭' 과목이었는데, 교수님 본인이 진심으로 가르치는 일을 사랑하시는 것이 흠뻑 느껴지는 순간이 많았다. 내가 40대에 똑같이 대학에서 강의하고 있다면 저런 모습이고 싶다, 내지는 나도 저렇게 강의하고 있을 것 같다고 생각했다.


선생님으로서 살다 보면 운이 나쁘게 불미스러운 사건이 일어날 수도 있고 어떤 교실에서는 '내가 여기  있는 건가' 싶을 정도로 자괴감이   있다고 하셨다. 하지만 그럼에도 가르치는 일이 얼마나 의미 있고 행복을 주는 일인지 말씀하셨다. 이를 나 역시도 잘 알기에, 얼른 영국에서 레슨 하고 싶다는 생각이 마구 샘솟았다.



수영

학교 수영장에 다니기 시작했다.

체력을 키우기 위해 운동을 하려면 체력이 필요하다.



과거 얘기

자꾸만 힘들었던 과거 얘기를 한다는 건, 현재가 만족스럽지 않다는 신호다.

영국에서 자꾸만 과거 얘기가 나온다는 건, 하늘이 며칠 째 흐리고 비 올 것 같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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