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올해의 자작곡

by 이가연

3위. 마산 밤바다

아직 미발매곡이다만 충분히 2026년 발매곡 후보에 오를 수 있다. 5월 여수에서 배 타고 호텔 돌아오면서 중얼거렸던 기억이 아직도 난다. 그렇게 곡이 흘러나온 순간이 기억나는 곡들은 추억이 남는다. 마산 밤바다는 아무것도 없기 때문에 앞으로도 아무도 곡 제목으로 안 쓰지 않을까 싶다.



2위. 연락할까 봐

다음은 2월에 쓰고 8월에 발매한 '연락할까 봐'다. 이 노래는 최초의 클래식 샘플링 시도라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여름에 내기엔 다소 어둑어둑한 노래였으나, 내 생일에 냈다는 의미를 가져간 노래다.


앨범 사진은 나를 아는 사람들은 영국이라 생각할 수 있겠다만, 영국 아니다. 이탈리아 로마 갔을 때 찍은 스냅사진 중 하나다. 노래는 슬픈데 표정은 밝다. 그게 뽀인트다. 해맑은 얼굴에 더 슬프라는 깊은 뜻이다.




1위. 있지

고민할 필요 없는 1위다. 1월에 쓰고 5월에 발매했다. 이렇게 쓴 뒤에 당해에 발매하는 경우는 올해가 처음이었다. 그동안 바로바로 발매할 돈이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엔 어떻게든 했다.


올 1월에 이 곡이 나온 것만으로도, 작년 하반기에 무진장 마음 고생했던 값을 다 했다. 그런 시절이 없었으면, 이런 다른 감성의 곡이 나오지 못했다. 이 곡은 마냥 슬프고 절절한 곡과 결이 다르다. 얘는 좀 심장 긁어놓는 거 같다.


발매 후엔 처음으로 리릭 비디오도 만들었다. 이런 거 만들기 워낙 귀찮아하는데, 사람들이 가사를 좀 봐줬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곡은 커버곡을 올릴 때도 종종 가사를 넣곤 한다. 가장 좋아하는 가사는 '있지, 네가 주었던 온기가 / 칼날 같던 너의 말도 녹여버려서 / 있지, 나를 짓밟고 돌아보지 않던 너라도 / 그 모든 것을 다 잊게 되더라'다.


영상 속 장소는 내가 사우스햄튼 시내에서 가장 좋아하던 메이플라워 파크다.



올해의 앨범이라 하면 당연히 이 미니 1집이다. 여기에 실린 '아직, 너를'과 '그런 너라도(Re-record)'는 아직도 즐겨 듣는다. 사계절 언제 들어도 좋다. 특히 타이틀곡 '아직, 너를'은 지금까지 9년 동안 발매한 곡 중 압도적으로 마음에 쏙 든다. 드디어 그런 곡이 하나 나와서 참 다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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