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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가연 Jul 20. 2024

#1 한국에서 새 시작

아프다

예약 없이도 병원에 도착해 2분 만에 전문의를 만날 수 있는 곳은?

접수하고 아픈 데 얘기하고 엑스레이 찍고 물리치료받고 약 타는 것이 1시간 안에 끝날 수 있는 곳은?


대~~한민국



한국, 영국

한국에 있으면서 동시에 영국에 있을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한국에 도착한 이후로, 영국이 일본이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몇 번이고 했다. 일본이었다면 당장 비행기 타고 친구들 보러 갈 텐데.


한국에 정착할 집이 생겼다. 그 집은 한국에 도착해서 나의 다섯 번째 집이 될 거다. 지긋지긋한 이사가 끝이 보인다는 안도감도 잠시, 마음이 싱숭생숭하다.



잠을 못 자서 정신 건강이 엉망인 걸까.  

정신 건강이 엉망이라서 잠을 못 자는 걸까.



마음 시차

밤에 잠이 안 오는 게 아니라고 몇 번을 설명해야 했다. 한국에 온 지 3주, 한 번도 깨지 않고 6시간 이상 잔 적이 한 손에 꼽힌다. 첫 일주일은 결코 한 번 누워서 2시간 이상 잘 수 없었다. 약국 수면 유도제고 병원에서 수면제를 처방받아먹어도 마찬가지였다.


아직 내 마음이 영국 시간에 맞춰 살고 싶은 건 아닐까.



김치찌개

김치찌개 시켰는데 너무 영국 스럽다.

아, 김치찌개야 미안해.



날씨

영국 날씨는 환상이었습니다.

영국아, 미안해.



기분 

기분 좋은 일이 많이 일어나는 게 좋을까 아니면 스트레스받는 일이 덜 일어나는 게 좋을까

기분 좋은 칭찬을 듣는 게 좋을까 기분 나쁜 말을 안 듣는 게 좋을까


역시 후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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