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155 쉽게 말해, 자기 일에 전문성이 부족한 사람이 AI를 함부로 사용하면 오히려 역효과가 발생할 수 있다.
- 예를 들어, 챗GPT에게 작사를 시키면 어떻게 될까. 그럴 듯한 가사를 내놓겠지만, 내가 보기엔 뭔가 어색하고 알맹이 없는 가사가 나올 수 있다. 궁금해서 한 번 실험해봤다.
저게 어딜 봐서 대중 가요 같은가. 외국인이 쓴 것 같다.
p176 영상 시청 이후 형광펜 세트를 판매하는 실험에서 슬픈 영화를 본 그룹이 30% 더 많은 지출을 보인 것이다. 단순한 기분 조작만으로도 소비행동에 극명한 차이가 나타난다. 러너 교수는 이를 '보상 심리 메커니즘'으로 해석했다.
- 그러니 돈을 아끼려면, 일단 기분이 좋아야 한다. 기분이 좋으려면, 돈 안 드는 취미를 다양하게 갖고 있어야 한다. 돈 안 드는 취미가 많은 것이 나의 정신 건강을 돌보는 비법이다.
p181 성인 2명 중 1명은 "평소 감정을 잘 표현하지 않는다(47.9%)라고 응답했다. "남 앞에서 눈물을 보이는 것이 창피하다 (57.4%)", "화가 나도 상대방 앞에서는 참는 것이 좋다(60.3)"는 생각을 가진 사람들도 과반을 넘었다. (중략) 젊은 세대일수록 감정 표현에 더 소극적이라는 것이다. 가히 '감정 포비아'라 부를 만하다.
- 그래... 점점 갈수록 난 인간관계를 맺을 수 있는 사람 풀이 줄어드는구나. 역시 젊은 세대일수록 더 싫었던 데 이유가 있었다. ^^ 나는 남들보다 기쁨도 슬픔도 설렘도 화도 크게 느끼기 때문에, 숨길래야 숨겨질 수가 없다. 더 중요한 건, 그걸 다 드러내는 게 남들과 다른 나의 큰 장점이라 생각한다. 자랑스러워한다.
물론 분노 조절 어려움이 가장 큰 약점이긴 하다만, 분노만 제외하면 감정 표현 자체에 대한 자부심이 있다. 앞으로 그걸로 먹고 살 거다. 위와 같이 생각하는 사람들은 나와 얼마나 사사건건 부딪힐 수 있을까. 물론 본인은 그러지 못하는데, 그러는 내가 멋있어 보일 수는 있겠다. 솔직히 잘 모르겠다. 그냥 다들 나랑 너무 다른 거 같고 나는 늘 소수에 속하는 느낌이었다. 평생.
p185 인간에게 부정적인 감정을 불필요하고 무가치한 것으로 보는 사회가 위험한 이유는, 그것이 우리 스스로 부정과 긍정 사이의 균형을 찾는 능력을 박탈하기 때문이다.
- 쓰는 모든 글을 브런치에 올리지 않는다. 상당히 많은 글이 메모장에서 고민도 안 하고 삭제된다. 속에 있는 찌꺼기 배출한 듯한 구린내 나는 글은 아무리 길게 썼어도 빛삭이다. 그러면서 나는 균형을 찾는 능력을 갖춘다. 솔직하게 내 감정을 표출하는 행위는 좋지만, 쓰레기까지 내보일 필요는 없으니까. '이게 쓰레기인가, 글인가'하는 검열도 계속 한다. '이래서 얘가 힘들었겠구나'하는 생각만 들게 하는 건 일기고, 이렇게 공개적으로 발행할 때에는 뭔가 영감을 줘야한다고 생각한다. 세상에 영향력을 줘야 한다. 그런 과정을 통해, 아무리 부정적인 감정을 세게 느꼈든 그건 필요하고 가치 있게 된다. 자꾸 과거 생각 나고, 과거 얘기하는 내 모습을 굉장히 싫어했다. 지금은 덜 그렇다.
슬픔은 우리가 무언가를 잃었을 때 그것의 소중함을 깨닫게 하고, 타인의 고통에 공감하게 만드는 중요한 감정이다.
- 타로는 작년에도 충분히 잘 봤다. 이미 고수였다. 그런데 내가 겪은 슬픔의 크기가 너무 커서, 아무리 봐도 작년의 경험이 지금 타로 채널을 운영하는데 큰 도움을 주고 있다. 나도 그렇게 매일매일 울어본 건, 하루에 잠을 3시간씩 밖에 못 잔 건, 작년 여름이 태어나서 처음이었다. 인생 최악의 시기였다. 그래서 지금 내 채널을 좋아해주시는 분들과 라이브 방송을 통해서도 얘기 나눠보면, 다 나와 비슷한 경험을 한 분들로 보인다. 덕분에 타인과 연결될 수 있는 능력을 얻었다.
p186 기분 관리 서비스들이 제시하는 '최적의 감정 상태'가 하나의 규범이 되면 사람들은 항상 좋은 기분을 유지해야 한다는, 또 다른 압박감을 느낄 수도 있다.
- 나도 잘 안 되는 부분이다. 종종 다이어리에 지금 당장 느끼는 기분을 쓰곤 하는데, 부정적인 감정이 며칠씩 나온 걸 보면 '뭔가 문제가 있나' 싶다.
p201 하지만 AI의 신생아가 검색의 최강자를 잡아먹겠다고 선언한 이 사건은 매우 상징적인 의미를 지닌다. AI는 떠오르는 태양이고, 검색은 지는 해다.
- 그렇다고 검색창이 사라질 순 없다. 나 같은 사람이 있기 때문이다. 내가 직접 이런저런 사이트 누르는 게 재밌다.
p207 예를 들어, 여행 준비 과정에서 목적지를 정하고 교통편을 비교하며 맛집을 찾아보는 번거로운 과정이 때로는 여행을 즐겁게 만드는 경험이 되기도 한다. 하지만 AI 중심의 제로클릭 환경에서는 이런 준비 과정으로 인한 즐거움이 사라질 가능성이 있다.
- 파리 갔을 때, 제일 기억에 남는 게 파리 공항에서 모르는 사람들이랑 같이 택시 타고, 내려서 전철 막차 탄 거였다. 그때가 제일 무섭고 제일 재밌었다. (이래서 ADHD인들이 주식, 도박 이런 거 하면 안 됩니다. 또 예전에 TCI 심리 검사했을 때도, 자극 추구 성향이 100명 중에 1등이더군요. 그런거 보면 이렇게 바르게 살고 있는 게 참 대단하다는 생ㄱ..) 이번에 마카오 가서는, 교통편이고 뭐고 알아본 게 없었다. 그러니 어느 나라에나 다 있는 우버 부르려고하는데, '뭐야 여긴 우버가 안 돼?' 하면서 그럼 택시를 어떻게 타야할지 막막했다. 그 날 오후는 택시 타는 과정이 제일 재밌었다. 나는 그런 약간의 스릴에, 남들보다 크게 스릴을 느끼는 것으로 보인다. 일본 갔을 때는 '뭐야 여긴 현금만 돼?'하고 지나가는 한국인에게 부탁해서 계좌이체해줬다. 꿀잼.
p210 기술이 만든 선택 없는 선택의 시대에, 어떻게 대응하고 어떻게 우리의 주도권을 지켜나갈 것인가?
- 그래서 나 같이 호기심과 학구열 높은 사람들이 앞으로 더 살아남지 않을까. 특히 호기심이 중요해 보인다. 그렇지 않으면 그냥 AI에 의존하고 사는 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