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나 애인을 사귀려는 노력
나의 경험 덕분에 타로 상담을 할 때, 질문자가 먼저 뉴페운을 물어보지 않는 이상, 먼저 새로운 사람 찾아보라는 말을 하지 않는다. 내가 몸으로 깨우쳤다. 내가 돈 주고 타로 볼 때, 그 말을 들었을 때 욱했기 때문이다. 욱해서 내가 그동안 소개팅하고 모임 다니던 게 가장 힘들었다고, 덕분에 마음이 더욱 절대 안 깨지게 강화되었다며 토로했다. 왜 그 간단한 걸 사람들이 모를까 답답하기도 했다. 세상에 인스턴트 연애가 판을 쳐서 그렇다. 작년 이맘때 소개팅 잘만 하고 엉엉 울며 오던 기억이 났다. 세상 사람들이 보기에 싹 다 번듯하고 괜찮은 사람들이었다. 괜찮은 남자들이 날 멋있고 좋게 보지, 그럼 별로겠나. 그걸 느끼면 어깨에 뽕이 들어가는 건 단 몇 분이고, 더 처참해지고 비참해진다. 그래서 올초 이후로 새로운 사람 만날 생각은 근처도 안 갔다. 난 내가 이렇게까지 연애하고 싶다는 생각 안 하는 걸, 처음 봤다. 서로 마음 같아서 심장도 빼줄 각오 아니면 됐다 이거다.
친구도 그동안 너무 노력해서 스트레스였다. 한국인이고 외국인이고 다 마찬가지였다. 물론 기존 지인에 대한 스트레스가 아직 있다. 하지만 적어도 스트레스를 더 늘리진 않기로 했다. 덕분에 나에게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이 되었다. 과거엔 어디 클래스를 가도, 주 목적이 클래스가 아니라 같은 감수성 풍부한 친구 사귀는 거였다. 이제 클래스 그 자체가 목적이 되니 상처, 스트레스받지 않고 오로지 즐길 수 있게 되었다. 성인 이후로 처음 그 내가 만든 감옥 속에서 해방되었다.
친구나 애인 사귀려는 노력을 포기하고 얻은 건, 온전히 나를 위한 시간과 가치관 확립이다. 오빠 같은 친구가 아니면 다 감정 소모가 너무 큰걸 봐서 이제 둘 생각 없다. 지금 마음가짐으론 나는 다음 연애에 결혼할 거 같다. 내 기준에 사랑이 아니면 할 생각이 없고, 10년이고 연애 안 해도 상관없다. 오빠가 기한을 어느 정도 보냐고 물은 적 있다. 10년이다.
해외(영국) 취직
이거 놓기 참 힘들었다. 10월 초까지도 가지고 있었던 미련이다. 하지만 마지막으로 사우스햄튼 대학교 하나 지원했다가 면접 기회가 안 오는 거 보고 알았다. 진짜 교수 말대로 비자가 없어서구나... 취직을 하려면 일단 비자 발급이 된 상태여야 했다. ADHD가 있으면 장애인에 해당되기 때문에 (이렇게 말하기 참 그렇지만), 최소 기준을 넘으면 법적으로 무조건 면접 기회를 줘야 하기 때문이다. 소튼 그렇게 징글징글하게 싫어하더니, 월급 거의 5백 준다고 하니까 눈이 번뜩이는 거 잘 봤다. 어차피 영국 취직이 되었더라도, 내가 가장 하고 싶던 게 아니다. 한국이 답답하고 싫었던 것이지, 해외에 살고 싶던 것이 아니다. 이제 내가 원하는 건, 혼자 해외는 공부하러만 짧게 가는 것이다.
올해 홍콩이며, 베트남이며, 영국이며 참 다양한 국가에 취직 원서를 넣어지만, 다 나를 돌아보는 거름이 되었다. 해외 취업을 내려놓게 되어 다행이다. 마음이 한결 편안해졌다. 그래서 올해는 10월 이후로 완전히 흐름이 바뀌었다. 드디어 안정을 찾았다.
보컬 트레이너 취직
사실상 실용음악과 보컬 전공 나와서 전공 살릴 수 있는 길이... 보컬 트레이너뿐이다. 페이 공연은 아무리 매일 공고를 확인하고 지원해도, 일 년에 몇 번 생길까 말 까다. 그런데 보컬 트레이너로 학원에 취직되는 건, 해외 취업과 마찬가지로 완전히 포기했다. 포기는 곧 해방을 뜻한다. 그렇지 않고 미련이 남으면, 계속 내 시간과 에너지를 갉아먹는다. 완전히 접어야, 나랑 맞는 가치 있는 일에 시간과 에너지를 쓸 수 있다.
대신 개인적으로 보컬 레슨 문의가 들어오면 언제든지 생각이 있다. 내가 포기한 건, 나랑 스타일이 안 맞는 학생을 가려서 받을 수도 없고, 학생이랑 연락처 교환도 못 하게 하고, 1시간 수업하려면 왕복 2시간에 총 3시간을 쓰는데 2만 5천원 주던 학원 취직이다. 1시간 아니면 2시간 수업이었다. 몇 달이 지나도 학생수가 늘지 않았다.
대학생 때부터 당연할 거라고 생각한 직업을 접었다 보니, 앞으로 어떻게 돈을 정기적으로 벌어야 하나 하는 막막함은 있었지만, 결국 내 길을 찾았다. 나에게 중요한 건, 사람들과 마음을 나누는 일이다. 노래 레슨도, 마음을 나누는 힐링 수업이 아니라 어떻게든 잘 부르고 싶은 게 목적인 사람은 안 맞다. 노래는 나랑 맞는 학생과 개인 레슨만 하겠다고 마음먹은 덕분에, 타로 상담사라는 새로운 길을 찾게 되었다.
'결국 친구고 애인이고 취직이고 다 포기했단 뜻이네?'라고 생각하는 독자는 없겠지. 타로 유튜브도 나랑 다 비슷한 사람들이 나와 연결된다는 걸 확인했다. 브런치도 피차 마찬가지일 거 같다.
포기는 곧 용기다. 난 얼마든지 익숙한 걸 계속 붙잡고 변화를 거부할 수 있었다. 계속 여자든 남자든 낯선 사람을 찾으며 공허함과 괴로움을 해소하려 하고, 계속 한국 싫다고 해외 나갈 길을 찾고, 계속 당장 돈 벌 수 있는 길을 찾을 수 있었다.
하지만 정녕 내 정신 건강과 행복을 지키려면 사람 중독을 끊어야된다는 생각에 7-8년 된 중독을 끊었고, 일 년 넘게 무한반복 되던 해외 미련도 끊었다. 타로 채널과 상담도 지금은 미약하지만, 이대로만 꾸준히 하면 된다는 믿음이 있다. 감사하게도 딱 영국 취직을 포기한 시기에, 하늘은 나에게 알고리즘의 축복을 내려주시어... 타로 채널에 시간과 열정을 쏟도록 도와줬다.
뜻이 있으면 길이 있다. 길은 생긴다. 나를 제일 사랑하는 마음이면 된다. 그럼 나에게 해가 되는 것들이 끊어지고, 새로운 길이 열린다.
출처 @ggong_dal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