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점
한국이 한국의 장점을 제대로 지키지 못하면 화가 난다. 싸고 맛있는 음식이 아니라 비싸고 그럭저럭 한 음식을 먹었다든가. 병원 가려고 나왔는데 3군데 모두 여름휴가라고 문 앞에서 퇴짜 맞았다든가.
그렇다면 영국은 내가 생각한 영국의 장점을 지켰을 거 같으냐. 영화제 시상식 마냥 드레스 입을 기회가 종종 있다고 장점으로 생각했지만 사실 학생 때라 그런 기회가 유독 있었을 수 있다. 또한 드레스 입은 날이라고 모든 순간 행복했던 것도 아니었다.
선택해보지 않은 선택지는 어차피 모른다.
음식
평소에 실감하는 한국의 장점은 딱 한 단어로 정리된다.
음식.
탕수육만 봐도, 초코우유만 봐도 감탄하며 자꾸 뭘 먹게 된다.
이제 그만 먹지?라고 하기엔 음식마저 빼앗으면 나 당장 영국 안 가고 살기가 너무 벅차다.
확실한 장점
한국 : 입에 들어가는 모든 음식
영국 : 길 가다 보이는 잘생긴 외국인
관광객처럼
한국 사람들은 이 정도 비에도 우산을 꺼내드는구나.
때때로 내가 지금 관광객도 아니고 왜 평생 살아온 서울이 이렇게 이방인처럼 낯설까 싶다. 그런데 도시에서 제일 행복한 게 관광객이다. 편의점에 파는 초코우유만 사도 행복한 이 시기를 즐기자. 오히려 이 시기가 더 오래오래 갔으면 좋겠다. 아직 서울에 더 놀랄 것도, 볼거리도, 즐길 거리가 너무도 많다.
Sorry, Not Sorry
저 사람이 나한테 달려와서 갑자기 부딪힌 건데 내가 Sorry!라고 내뱉을 때.
처음엔 놀람. 두 번짼 신기. 지금은
사과 안 하냐.
한국인 접근 금지
그 돈으로 네가 뭣하러 영국을 가냐 다른 나라 여행을 가지 라고 할 사람은
명절에 고향 내려가기 금지
횡단보도 초록불 깜빡일 때 뛰기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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