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창원 도착

by 이가연

'나는 영국이 진짜 좋아서 가고 싶은 거야! 걔랑 1도 상관없어!'

지랄하고 앉아있었다.

몇 번 언급했다만, 마산엔 갈만한 호텔이 잘 없다. 한 번은 호텔 같은 곳, 한 번은 모텔 같은 곳에서 숙박했다가 처음 호텔로 안 한 걸 후회했다. 그래서 이번에도 호텔다운 호텔로 예약했다. 역시 가는 중에 호텔 예약은 도파민 터진다.

전에 타로 라이브 방송 생각난다. 내가 어쩌다 '짜가리'라고 했더니 사람들이 사투리라고 막 웃었다. 당황해서 짜가리가 사투리일리가.. 아니야.. 아니야 했는데 그럼 표준어겠냐?

오늘도 저녁에 호텔 방에서 라이브 켤 예정이다. 사투리 박살 나겄네.

아침에 비상약을 먹을까 하다가 안 먹었다. 비상약은 분노 상황에만 먹기로 해요... 물론 먹어도 될 만큼 온몸을 바들바들 떨고 있었는데, 심호흡했다. 병원에서도 한 달에 한두 번 먹는 거 아무 문제없다고 했고, 필요한 거 같으면 참지 말라고 했지만 그래도 어지간해서 안 먹고 싶다. 심호흡을 할 여력이 되면 그게 맞다. 심호흡을 할 생각이 들었단 거 자체가 비상 상황이 아니다.

기차 안에서 '아직, 너를' Inst를 듣고 있다. 잠시 영국 기차 같은 느낌이 들었다. 누구 들으라고 돈 쓰는 짓은 올해 그만하자... 충분히 돈 많이 썼다... 앨범 재킷... 사적인 감정이 커리어를 지배하지 않기로 해요.

그런데 노래는 전부 마음에 쏙 드는 앨범이다. 올해는 '아직, 너를'을 더 잘 부를 수 있을 거다. 작년까지는 감정 과잉으로 흐르기 쉬웠고, 이제는 살짝 떨어져서 부를 수 있기 때문이다. 웃으면서 부를 수 있을 거 같다.

창원중앙역 도착했다.

와이리 춥나! 억수로 춥네! 지방 안 춥다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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