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산, 창원 가는 기차는 보면 은근 계속 매진이다. '평일인데 왜.' 했는데 금요일이다... 기차 좀 늘려줘라. 자꾸 왔다 갔다 하는 사람들 불편하겠다.
그건 바로 나다. 여기 일 년 반 동안 혼자 세 번 온 사람이 있어요. 어제 택시 기사 아저씨도 출장 오셨냐고 하시길래 "흐흐흐" 거렸다. 혼자 그냥 왔다고 하면 "와요??" 하실 거 아닌가.
미술관 하나 보러 가려는데 가는 길이 아주 등산 코스였다. 그래서 그런가 미술관에 구경하는 사람이 나밖에 없었다. 전시장마다 지키고 계신 아주머니들만 계셨다. 입장료가 500원이 뭔가... 500원을 받든, 3천 원을 받든 올 사람들은 올 텐데 좀 올렸으면 좋겠네.
물론 그걸 예술인 패스 할인받은 사람이 할 말은 아니지만. 나도 그럴만한 게, 한 번쯤 예술인 패스 좀 써보고 싶었다. 데뷔곡 내고 바로 발급받은 2016년부터 지금까지 예술인 할인되는 가고 싶은 미술관, 박물관을 못 봤다. 그런데 여긴 예술인 할인 해준다는데 얼마나 반가운가. 그래서 얼마 냈냐고? 200원. 하지만 나는 2천 원이어도 갔을 것이다.
무료도 아니고 200원 내고 미술관 들어가는 건 처음이라 재밌었다. 그렇지만 대낮에도 사람 없으면 무섭단 걸 알았다. 서울에선 있을 수 없는 일이다. 후기에 마산 경치를 한눈에 볼 수 있어 좋다고 했는데, 등산할 때부터 그건 기대가 되었다. 역시 마산은 저짝에 마창대교도 보이고 나름 예쁘다. 창원이 몬생겼다. (사진사 아저씨가 누군가 마산 사람이면 마산 언급을 안 할 수가 없다고 했다. 마산 먼저 얘기하고 창원이라 하지. 나보고 고향 사람하고 얘기하는 거 같다고 하셨는데. 하도 뭘 잘 알아서.)
중간에 "아니겠쉽니까"로 읽힌다.
미술관은 가길 잘했다고 느꼈다. 충분히 영감을 느꼈다. 역시 모든 예술은 사랑이 기반이고, 사랑이 없으면 AI나 다름이 없으며, 인간만이 할 수 있은 것임을 느꼈다. 그리고 인생 길다는 것도 새삼 느꼈다.
이 분의 일대기를 살펴보니 그 시절에 어떻게 이런 분이 있을 수 있는지 신기했다. 38년에 일본 유학. 거기까진 어머님이 일본 분이시니 그렇다 해도, 61년에 파리 도착. 64년에 10개국 여행. 67년에 다시 파리로 건너감. 4050대에 파리에서 수많은 전시 참여. 그 시절은 한국은 전쟁 직후로 너무나 못 살 때다. 흑인 민권 운동이 한창이었는데, 동양인은 뭐 대단히 사정이 나았을까.
75년에 독일에서 개인전. 80년에 완전히 귀국. 이후에도 70세가 될 때까지 유럽 전시 참여가 끊이지 않으셨다. 나는 무조건 할 수 있단 생각하며 내려왔다. 얼마 전에 나를 한 줄로 표현해 보라는 지원서에도 '세계를 무대로 노래하는 싱어송라이터'라고 했다. 불어 공부하는 것도 다 왜인가. 그 어떤 전통적인 한국인이 뭐라 하든, 난 아직 28살 밖에 안 되었고, 세계를 무대로 살 거다.
이제 마산역이다. 보통 이렇게 창원에 내려서 마산역에서 올라간다. 호텔이 마산이라 다음날엔 그다지 어디 움직이고 싶지가 않다. 얼른 집 가고 싶다. 역시 집 나오면 고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