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마산 경치

by 이가연

마산, 창원 가는 기차는 보면 은근 계속 매진이다. '평일인데 왜.' 했는데 금요일이다... 기차 좀 늘려줘라. 자꾸 왔다 갔다 하는 사람들 불편하겠다.

그건 바로 나다. 여기 일 년 반 동안 혼자 세 번 온 사람이 있어요. 어제 택시 기사 아저씨도 출장 오셨냐고 하시길래 "흐흐흐" 거렸다. 혼자 그냥 왔다고 하면 "와요??" 하실 거 아닌가.

미술관 하나 보러 가려는데 가는 길이 아주 등산 코스였다. 그래서 그런가 미술관에 구경하는 사람이 나밖에 없었다. 전시장마다 지키고 계신 아주머니들만 계셨다. 입장료가 500원이 뭔가... 500원을 받든, 3천 원을 받든 올 사람들은 올 텐데 좀 올렸으면 좋겠네.

물론 그걸 예술인 패스 할인받은 사람이 할 말은 아니지만. 나도 그럴만한 게, 한 번쯤 예술인 패스 좀 써보고 싶었다. 데뷔곡 내고 바로 발급받은 2016년부터 지금까지 예술인 할인되는 가고 싶은 미술관, 박물관을 못 봤다. 그런데 여긴 예술인 할인 해준다는데 얼마나 반가운가. 그래서 얼마 냈냐고? 200원. 하지만 나는 2천 원이어도 갔을 것이다.

무료도 아니고 200원 내고 미술관 들어가는 건 처음이라 재밌었다. 그렇지만 대낮에도 사람 없으면 무섭단 걸 알았다. 서울에선 있을 수 없는 일이다. 후기에 마산 경치를 한눈에 볼 수 있어 좋다고 했는데, 등산할 때부터 그건 기대가 되었다. 역시 마산은 저짝에 마창대교도 보이고 나름 예쁘다. 창원이 몬생겼다. (사진사 아저씨가 누군가 마산 사람이면 마산 언급을 안 할 수가 없다고 했다. 마산 먼저 얘기하고 창원이라 하지. 나보고 고향 사람하고 얘기하는 거 같다고 하셨는데. 하도 뭘 잘 알아서.)


중간에 "아니겠쉽니까"로 읽힌다.


미술관은 가길 잘했다고 느꼈다. 충분히 영감을 느꼈다. 역시 모든 예술은 사랑이 기반이고, 사랑이 없으면 AI나 다름이 없으며, 인간만이 할 수 있은 것임을 느꼈다. 그리고 인생 길다는 것도 새삼 느꼈다.

이 분의 일대기를 살펴보니 그 시절에 어떻게 이런 분이 있을 수 있는지 신기했다. 38년에 일본 유학. 거기까진 어머님이 일본 분이시니 그렇다 해도, 61년에 파리 도착. 64년에 10개국 여행. 67년에 다시 파리로 건너감. 4050대에 파리에서 수많은 전시 참여. 시절은 한국은 전쟁 직후로 너무나 못 살 때다. 흑인 민권 운동이 한창이었는데, 동양인은 뭐 대단히 사정이 나았을까.

75년에 독일에서 개인전. 80년에 완전히 귀국. 이후에도 70세가 될 때까지 유럽 전시 참여가 끊이지 않으셨다. 나는 무조건 할 수 있단 생각하며 내려왔다. 얼마 전에 나를 한 줄로 표현해 보라는 지원서에도 '세계를 무대로 노래하는 싱어송라이터'라고 했다. 불어 공부하는 것도 다 왜인가. 그 어떤 전통적인 한국인이 뭐라 하든, 난 아직 28살 밖에 안 되었고, 세계를 무대로 살 거다.

이제 마산역이다. 보통 이렇게 창원에 내려서 마산역에서 올라간다. 호텔이 마산이라 다음날엔 그다지 어디 움직이고 싶지가 않다. 얼른 집 가고 싶다. 역시 집 나오면 고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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