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도 아닌 오빠가 첫 시작을 '이럴 땐 하늘이 좀 원망스럽다'라고 표현해줘서 좋았다.. 정확한 표현이다.
살면서 만난 사람 중에 가장 비상식적이고 낮은 교육 수준을 보여주는 사람을 보았다.. 그동안 아무리 아무리 한국인 힘들다, 싫다 했어도 그 종지부를 찍었달까. 지금 심정으로는 다시는 한국에서 마음의 문이 안 열릴 것 같을 정도로.
강연, 원데이 클래스만 다니면 되는 줄 알았는데... 진짜 사람들한테 말 안 걸려고 조심했는데... 나는 예술인의 덫에 걸려버렸다. 함부로 내 명함을 줘버렸고, 마음과 기대를 줘버렸다.
무슨 상처를 받았는지 도저히 글로 쓰기도 어렵고, 대신 말을 바꿔서 말하면 이렇다. 내가 휠체어를 타기 때문에 이래저렇다고 했는데, 휠체어 타는 게 무슨 벼슬이냐고 하고 너 혼자만 휠체어 타고 다니면서 물 흐리지 말라고 했다. 분명 나는 운영자를 차단했는데, 갑자기 그 동업자가 문자가 왔다. 동업자에게는 예의 바르게 답장 하고 차단했는데, 그 동업자가 다른 번호로 그 소리를 초장문으로 보낸 걸 그만 읽어버렸다. 동업자 얼굴을 보긴 했지만 대화한 시간이 1분도채 되지 않았다.
글로 쓸 수 있는 건 감당할 수 있는 상처일 때다. 참 이례적으로 글로 쓸 수 없는, 지금까지 사람에게 받은 상처가 독감, 코로나였다면 이번엔 피가 철철 나서 응급실 갈 상황이었다. 그동안 사람들은 상처 받아 차단하면 더 볼 필요가 없었는데, 저 사람은 알지도 못하고, 심지어 그 사람하고 갈등 생겼던 것도 아니었는데 차단 했는데도 번호 바꿔서 욕이 왔으니. 단순히 넘길 수 있는 욕이라기보다 장애인 학대 수준에 가까웠다. 예를 들어 저게 만일 학교 교수였다면 저 사람 진짜 큰 징계 받는다.
그럼에도 난 어제 타로 라이브를 두 번 켰다. 밤에 켰을 땐 울면서 켰다. 오빠에겐 엉엉 울면서 음성 메시지를 다량 남긴 상태였고, 약도 먹었었다.
늘 그렇지만 얘기하고 싶은 것은, 이 상황에서 내가 배운 점이다. 난 하늘이 괜히 나에게 시련을 주지 않는단 걸 굳게 믿는다. 반드시 배워야할 점이 있기 때문에 견딜 수 있을 만큼 (솔직히 좀 아닌 거 같다만... 어제 좀 우는데 입에서 피 나올 것처럼 기도 올렸다) 사건을 겪게 한다고 믿는다.
첫째, 오빠 말대로 잘 모르는 사람에게 명함 주고, 나아가 나를 막 오픈하지 마라. ADHD 같은 얘기 함부로 하면 안 된다. 세상엔 나를 어떻게든 약점 잡고 찍어 누르려는 사람들도.. 있다. 내 자기 오픈 정도가 높은 걸로 이 정도까지 응급 상황에 처한 적은 처음이다. 그동안 몇 번 있었지만, 이 정도는 처음이다. 그동안 겪은 일로 하늘이 깨우치길 바랐는데, 못 깨우치니 눈 딱 감고 이 정도까지 겪게 한 거 같다. 사람을 어느 정도 좀 경계할 줄도 알아야 한다. 사람들이 날 그냥 불편하고 불쾌하게 하는 정도가 아니라, 심리적 외상을 입힐 수 있다.
둘째, 내 직감을 믿어라. 운영자는 과거 크게 분노해본 적 있는 한 사람을 닮았다고 느꼈다. 그런데 그냥 그렇다고만 생각할 뿐 넘겼다. 그 동업자는 처음 봤을 때부터 말하는 게 정말 대화하기 싫은 스타일이었다. 쎄해서 가까이 가기가 싫었다. 무슨 말을 해도 다 튕겨내는, 부정적 비관적 마인드로 찬 사람 같았다. 운영자는 직감이었고, 동업자는 다른 사람들과 얘기하는 거 들어보면 대답 하나하나에 근거가 있었다.
운영자를 차단하면 동업자에게 연락 올 거 같고, 날 가만 안 둘 거 같은 직감이 들었는데 진짜였다. 하지만 그렇다고 동업자가 저 정도일 줄은 몰랐다. 분명 막을 수 있었다. 그 둘이 쎄했으면, 한 번 간 걸로 끝냈어야 했다. 그런데 모임을 두 번씩 갔다. 한 번 갔을 때도 이미 편안하지가 않았다. 내가 그런 사람이 아닌데 막 눈치 보이고 위축이 됐다. 영국에서 혼자 한국인인 상황에서도 스스로 잘 펼치고 다닌 내가, 어느 공간에서 이유 모르게 위축 되는 느낌이라면, 그건 그 공간에 있던 두 사람이 애초에 사람을 찍어 누르는 기를 가지고 있던 걸로 보인다. 앞으로는 어떤 공간에 갔을 때, 내가 지금 편안한지 기를 쓰고 살필 것이다. 나는 직감이 발달했다. 막을 수 있었다. 타로는 도구일 뿐이다. 내 직감이 먼저다.
셋째, 하늘은 몇 번의 기회를 줬었다. 비상식적인 사람인데, 나는 상식적으로 설명하려 노력했다. 포기하고 빨리 내 에너지를 아꼈어야 했다. 하늘은 아무리 봐도 알아챌 수 있는 신호들을 줬다. 그럴 때 빨리 알아듣고 접어야 한다. 더 상대해선 안 된다.
넷째, 나는 셀프 심리적 외상 치료 시스템이 이젠 정말 훌륭하게 갖춰져있다. 외상이 발생한 순간 오빠에게 음성 메시지를 남기고, 엄마에게 전화도 하고, 약도 먹고, 마음 차분해지는 ASMR을 틀며 라이브 방송도 켰다. 보통 바로 글로 남기는데, 이번엔 글로 바로 쓰기도 어려웠지만 지금 하고 있다. 전부 큰 도움이 되었다. 라이브 방송에서도 간략하게 토로했고, 사람들이 참 도움 될만한 얘기들을 해줬다. 특히 한 분은 카르마에 대해 얘기해주셨다.
다섯째, 카르마를 생각해라. 저 사람은 내가 뭘 어찌하지 않더라도, 언젠가 한 번 호되게 당할 것이다. 그동안 낯선 사람들 만나는 걸 너무 좋아해서, 별별 이상한 사람들로부터 별소리 다 들어봤다고 생각했는데도 28년 인생 가장 심각한 사람이었다. 상처가 남는 건 보통 친한 친구였지, 낯선 사람이긴 어렵다. 불쾌, 불편하게 한 정도가 아니라 심리적 외상을 거세게 입힌 정도면, 반드시 카르마가 생긴다. 그건 나도 기억해야 한다. 나도 사람들에게 상처를 준다.
계속 배운 점을 곱씹었다. 라이브 때도 마찬가지였다. 책에 나오는 좋은 구절을 읽고, 얘길 나눴다. 오빠 말대로 이렇게 혼자서 건강하게 잘 헤쳐나가는 거 쉽지 않다. 오빠가 보낸 말로 '그래그래'하는 것도 좋다만, 나도 날 더 칭찬해주면 좋겠다.
무엇보다 가장 중요하게 느껴지는 건, 직감이다. 하늘은 내 편이고, 나를 보호해주고 싶어 한다. 하지만 배워야할 점이 있다면, 사건을 겪어서라도 제대로 배우게 돕는다.
'비상식적인 사람에게 어떤 건수도 주면 안 된다'라는 말처럼, 이런 것도 이번으로 끝이라는 직감이 든다. 신천지, 도를 아십니까도 20대 초반으로 끝났다. 다시는 안 걸려 들었다. 여러 번 호되게 당했으니까.
물론 친하다고 생각하고 정을 준 사람에게 상처는 앞으로도 계속 받을 거 같다만... 이렇게 잘 모르는 사람으로부터 외상 입는 경우는 이제 끝인 거 같다. 왜냐하면 앞으로도 난 사람들에게 정을 주고 깊이 있는 관계를 맺고 싶어할 것이기 때문에, 그 노력에서 오는 상처는 막을 수 없다. 막을 생각도 없다. 하지만 잘 모르는 사람은 충분히 방어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이건 정말 글 쓰다가 깨달은 것이다. 걔는 나에게 상처 준 적 없다... 최면 끝난 직후엔 이걸 알았는데, 최면 받은지 몇 달이 지나 느낌이 흐릿해졌다. 그냥 말만 그렇게 한 거, 본인도 내가 이러고 있었던 거 알면 막 역정을 낼 정도로 너무 괴로워할 거, 최면에서 다 봤다. 또 다 알고 있었는데, 최면에서 그냥 더 생생하게 알았을 뿐이다.
진짜 악의적으로 칼을 들고 푹 찔러서 공격하는 사람이 존재하는 반면, 걔는 그냥 어디 말다툼하다가 자기가 힘이 더 세단 걸 까먹고 의도한 것보다 더 세게 밀쳤던 셈이었다. 상처 받은 거 아니고 그냥 내가 계속 사랑하다 보니까 생긴 일이다.
진심으로 사랑하는 사람과만 함께하는 날들을 기다려본다. 낯선 사람과 대화하려는 생각조차 안 들도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