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앞에서 전단지를 돌렸는데 눈앞에서 구겨서 던지는 사람도 봤다. 어쩌겠나 중학생인데.
자주 가던 카페에 내 노래를 틀어달라고 요청했는데
그런 동요 같은 노래를 왜 트냐고 옆에서 말하는 소리도 들었다. 어쩌겠나 가수가 나인줄 모르고 한 말인데.
노래 홍보를 어떻게 했냐고 묻는다면, 한 마디로 닥치는 대로 했다. 에세이 '인디 가수로 살아남기'에서 서술했듯 지하철역 앞에서 전단지를 돌리기도, 서초구 내 중고등학교 하교 시간에 맞추어 전단지를 돌리기도 했다. 내가 앨범 홍보에 얼마나 진심인지 스스로도 확인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음원이 나오면 공유할 지인도 많이 없고, 인스타그램이나 유튜브 팔로워도 많이 없다. 그러니 낯선 사람들에 용기 내어 전달하는 방법 밖에 없었다. 대학 재학 시절에는, 교수님께 슬쩍 다가가 말씀드리고 학생들 앞에서 신곡 발매 소식을 홍보했다. 같은 수업 듣는 학생들에게 전단지를 전부 나눠주기도 했다.
영국 대학원 교수님들도 전부 내가 한국에서부터 활발히 활동해 온 싱어송라이터라는 사실을 잘 알고 계셨고, 5월 2일 신곡이 발매됐을 때도 교수님이 수업 화면에 공유해 주셨다. 잠깐의 쑥스러움이 일렁일 수는 있어도, 그렇게 사람들 앞에서 내 노래가 소개되고 나면 기분이 좋고 뿌듯하다. 내가 내 노래에 대한 자부심이 있다는 사실도 다시 한번 느낄 수 있다.
앨범 발매 며칠 전에는 각종 인터넷 신문사 기자님들 메일 주소를 수집하여 보도자료를 보낸다. 작은 언론사 30군데 정도 보내면 한두 군데 정도 기사가 나온다. 대부분의 메일이 제목만 보고 읽히지도 않는다. 하지만 그 와중에도 기사가 나올 때면 매번 신난다. 앨범 발매 소식이 기사로 나오면 내가 진정 음악 활동을 하고 있음이 실감 난다.
SNS는 나아가 음악 블로그, 인스타그램을 운영하는 사람들에게 내 노래를 소개해달라는 제안 메시지를 수십 차례 보냈다. 물론 사람들은 관심을 주지 않았다. 그래도 계속 두드렸다. 나는 늘 앨범 홍보에 진심이었다.
세상이 아직 내 노래를 알아주지 않을 수 있다. 시간문제라 생각한다. 내가 발매한 앨범, 업로드한 영상들은 썩어 없어지지 않는다. 음원 사이트와 유튜브가 망하지 않는 한, 언제든지 더 많은 사람들에게 닿을 수 있다. 나는 계속 두드릴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