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껏 가장 오래 해본 공연 시간은 50분이다. 하지만 그것도 내 노래만으로 채워본 적은 없다. 날 모르는 관객들을 위한 공연이기 때문이다. 누구나 아는 곡들 사이사이에 내 노래를 끼워 넣어왔다.
콘서트는 짧게는 90분에서, 길게는 3시간 이상이다. 그동안 나도 이제 내 노래만으로도 90분 공연할 수 있다고 생각했지만, 구체적으로 공연 계획을 세워본 적은 없다. 지인도 팬도 없으니까... 내 공연에 가장 많은 지인이 와준 건 딱 3명이었고, 그것도 살면서 두 번이었다. 지난 10년 동안 상위 10% 이내로 SNS 관리하고, 지인이든 팬이든 만드려고 노력했다고 자부한다. 그런데 자꾸 그런 실패한 현실 생각만 하면, 똑같은 현실만 끌어당긴다는 것을 깨달았다.
상황이 어떻든 간에, 진심으로 원하는 일에 초점을 맞추고 미래를 그릴 줄 알아야 한다. 이건 어느 분야나 해당된다. 예를 들어, '내가 돈도 없는데 무슨 창업이야' 생각하면 창업 아이디어도 안 나온다. 정부에서 하는 청년 창업 지원 사업도 많다. 일단 구체적인 창업 아이디어가 있으면, 돈은 어디서 생길지 모른다.
다음은 나의 90분 단독 콘서트 기획이다.
오프닝곡
: 너란 사람 - 잔잔하게 시작하기 좋다.
오프닝 멘트
: 오프닝곡 소개와 오늘 공연장에 오면서, 무대에 오르면서 느낀 점. 혹시 날 모르고 왔을 사람을 위한 간단한 자기소개.
사랑해
그런 너라도
: 미니 1집에 수록된 순서대로다. '사랑해'는 2분짜리 곡이기 때문에 연달아 부르기에 좋다. 미니 1집 발매하던 과정 소개. 예를 들어, 두 곡 모두 원래 제목이 달랐다.
기다림의 끝
착해 빠진 게 아냐
: '기다림의 끝'은 짝사랑하는 사람 카톡 기다리는 내용이고, '착해 빠진 게 아냐' 역시 좋아하는 사람이 나쁜 인간이라, 자기 좋아하는 마음 가지고 이용하고 나쁘게 대하는 내용이다. 연결해서 이야기하기 좋다.
아직, 너를
: 가장 임팩트가 있는 곡이라, VCR 나오기 전 마지막 곡으로 좋다.
VCR
: 의상 체인지 및 휴식 시간. 미리 찍어둔 제너럴 타로 영상을 스크린에 튼다. 관객들은 1번부터 3번까지 번호 중에 선택할 수 있다.
있지
내 잘못이야
: 내 노래 중에서 가장 다크한 노래 두 곡이다. 한껏 분위기가 감성적으로 채워진 후, 이벤트를 이어나갈 수 있다.
고민 상담 & 신청곡 이벤트
: 티켓 예매자들을 대상으로, 사전에 고민 사연 신청을 받는다. 세 개 정도 선정하여 즉석에서 타로 카드를 뽑아 상담해 준다. 이 때도 스크린이 필요하다. 또한, 꼭 듣고 싶은 커버곡이 있다면 사연에 같이 쓰도록 하여 신청곡도 짧게 부른다.
연락할까 봐
바보라서
엔딩곡
: 그동안 수고했어 - 내 노래 중에 가장 엔딩곡 느낌 나는 밴드곡이다.
싱어송라이터 이가연이 먼저 유명해질지, 아니면 타로하는 뮤지션이 먼저 유명해질지 모르겠지만, 나는 이러한 단독 공연을 빠른 시일 내에 해낼 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