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 디즈니 아트 컬렉션 : 인어공주, 겨울왕국 외

by 이가연

오늘은 걸어서 여의도 IFC몰에 있는 디즈니 컬렉션 전시에 다녀왔다.


이 전시는 한 번 구매하면 한 달 동안 얼마든지 재입장할 수 있었다. 그런데 전시가 2월이면 끝이다. 이런, 진작 올 걸 싶었다. 그동안 일주일에 최소 한 번은 IFC몰 영풍문고에 책 읽으러 왔었기 때문이다. IFC몰에 책 읽으러 가는 것에 질리던 찰나, 전시에 관심이 생겼다. 그러고 보면, IFC몰에 정말 딱 책만 읽고 집에 오는 사람은 나밖에 없을 것이다. 다른 데 주위를 돌리질 않는다.


디즈니를 좋아한다. 영화관에 잘 안 가는데, 디즈니 영화가 개봉하면 극장 가서 보곤 했다. 이 전시에서는 옛날 신데렐라, 인어공주, 미녀와 야수 등 공주 시리즈뿐만 아니라, 비교적 최신 영화인 소울, 엘리멘탈 등도 볼 수 있었다.



갤러리는 잘 안 와봤는데, 갤러리 특징은 작품 옆에 가격이 쓰여있다는 점이다. 위 작품은 무려.. 1200만 원이다. 이야...



버스 앞에 적혀있는 피카딜리 서커스, 트라팔가 광장, 세인트 제임스 파크 다 런던에 유명한 장소들이고 좋아한다. 그런데 진짜 버스는 옆면에 저렇게 'London'이라고 크게 쓰여있지 않고, 무엇보다 저렇게 달마시안들이 타고 있지 않다. 게다가 주변 차들도.. 저건 어느 시대지. 저 그림 속으로 한 번 풍덩 들어갔다 나와보고 싶다.



인상주의 '카'로구나.

그러나 이런 그림들은 다 Not for sale이 적혀 있었다. 이런 게 소장 가치가 있어 보이거늘.



I agree.



너무 귀엽다.



누군가가 나를 잊지 않을 거라는 확신, 내가 사라진 뒤에도 노래와 기억으로 이어질 것이란 믿음. 나도 있다. 강하게 있다. 유명해져서 내가 살던 주택은 박물관으로 바꾸게 할 것이다...



Trust. That's love.



'나 잘 살고 있는 거 맞나.' 싶을 때마다 오늘 하루 즐겁고 행복했으면 잘 산 거라고 생각하기로 했다. 난 기본적으로 넷플릭스만 하루 종일 몰아보고 있으면 즐겁다고 느끼지 않는다. 내가 즐겁고 행복했으면, 대단히 생산적인 하루를 보낸 것이다. 행복한 일은 어떻게든 매일 만들 수 있다. 내가 감옥에 있는 것도 아니고, 마음으로 만들어낸 감옥에 종종 갇혀있을 뿐이다. 이 전시를 보면서도 기분이 참 몽글몽글 좋았다.



이제와 생각해 보니 아리엘... 넌 왕자에 대해 아는 게 없잖아. 그냥 구해주고 사랑에 빠진 거잖아. 얼굴에만 빠진 거 아니니... 초등학교 때 처음 인어공주 영화를 보고, 그때부터 지금껏 인어공주 노래를 공연에서 부르고 있다. 이제와 보니 아리엘, 완전 신경 다양인이다.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은 알고 보니 다 신경 다양인 특성을 가지고 있다는 걸 차치하고, 하나하나 살펴보니 그렇다. 인간들의 물건을 동굴 한가득 모으고, 처음 보는 남자에게 홀라당 반해서 자기 목소리도 던져가며 쫓아가고, 친구라곤 자길 이해해 주는 물고기 한 마리 있고... 내가 ADHD 진단을 받지 못한 어린 시절 내내 아리엘을 좋아한 데엔 이유가 있다... 슬픈 얘긴 아니고, 아리엘이 사랑스러운 만큼, 나도 그렇다!



오타를 발견했다. part of 'your'이다.

그리고 저건 내가 하고 싶은 말이다. someday I'll be part of your world. 언젠가 나는 너의 세상의 일부가 되어 함께하게 될 거야.



안나도 마찬가지로 ADHD다... 나만 그렇게 생각하는 건가 싶을 땐 구글에 영어로 검색해 보면 다른 사람들도 똑같이 생각했단 걸 알 수 있다. 인어공주보다 안나야말로 진짜 진짜 그렇다. 하이퍼포커스, 충동성, 에너지, 감정을 강렬하게 느끼는 것... 다시금 말하지만 그런 ADHD 특성이 사람을 사랑스럽게 보이게 한다!!


다만, 안나도 처음 보는 사람이랑 결혼하겠다고 해서 엘사를 열받게 만들었다. 주변 사람들이 보기에 말도 안 되는 소리를 할 수 있고, 안나가 엘사를 찾으러 가는 것처럼 무모하고 말도 안 되는 행동도 많이 할 수 있다. 사랑스러운 사람인 건 맞지만 영화가 아니었으면 목숨이 위험한 일이었다.



이 작품을 2천만 원 주고 산 사람은 누구인가. 예약이 붙어 있었다...



엘리멘탈 속 불과 물 커플을 보며 'Aww' 했다. 저 영화를 극장에서 보면서도 불에 많이 이입 됐었다. 남들과 뭔가 다르고, 자기주장과 하고 싶은 거 강하고, 에너지 넘치는 캐릭터를 보면 이입이 되곤 하는데, 저 캐릭터는 심지어 K-장녀를 상징하기도 했다.


불과 물처럼, 보여지는 면이 다른 건 중요하지 않다. 나도 그렇다. 상대방 키가 158이든, 나는 강남에서 자랐는데 상대방은 촌에서 자랐든 (아 이런 말 하면 안 되는데), 나는 석사인데 상대방은 고졸이든, 아무 짝에도 상관이 없다. 핵심 가치관과 생각만 공유하면 된다.




평일 낮에 관람하여 사람이 거의 없었다. 약간 시끄럽게 굴던 아이들이 있었지만, 금방 사라졌다. 특히 벽면에 쓰여있는 명대사 및 설명 중에 마음에 드는 구절이 많았다. 그건 다음 주 평일에 재관람하게 되면 이야기해 볼 예정이다.

매거진의 이전글평범한 하루의 온도 : 디지털 드로잉 전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