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 생각 없이 인사만 하고 차단한 줄도 모르고
난 그 날 창원에 1박 2일로 다녀왔는데 어떻게 살지.
차단한 줄도 모르고 50일 동안 계속 보내왔는데
1이 안 사라지는 게 안 읽고 보고 있을 거라고 믿었던 난
어떻게 살지.
생일 날 한국에 있어야할 거 같아서 다음다음날 비행기표를 끊고
혼자 가게 되지 않을 거라고 믿었던 난
어떻게 살지.
자기 감정이 너무 커서 극강의 회피라고 믿었던 난
어차피 맺어질 건데 왜 이렇게까지 힘들게 하냐고 믿었던 난
어떻게 살지.
어쩌긴 어째. 망상장애 진단 받으면 되지.
월요일에 바로 병원에 전화해서 망상장애 아니냐고 물어볼 거다.
'이랬으면 좋겠다' 수준이 아니었다.
이건 심리 상담으로 되는 영역이 아니다.
누구의 말도 안 들으니까.
심리 상담은 대화가 통하는 정신 상태여야 한다.
지금 다니는 정신과 선생님은 "저 자폐인가요, 저 이러이런 성격장애인가요" 물어봤을 때 명쾌하게 아니라고 답 주셨다. 그러니 "저 망상장애인가요"에 대한 질문도 답을 주실 거다.
언제든지 찾아갈 수 있는 병원이 있다는 게 얼마나 감사한가. 그리고 지금도 서랍 구석 안에 쳐박혀있던 주말 동안 먹을 약도 있다. 도움을 구할 줄도 알고, 뭐라도 찾아서 하는 내 모습이 참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