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ADHD인이 알아야할 점

by 이가연

4시간 전에 쓴 글을 보고 잠깐 웃음이 났다.


영국 오빠를 제외한 사람들이 그 글을 보면, '아. 음악할 의욕이 안 나는구나.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구나' 하고 받아들일 것이다. 아니다. 힘든 한 10분 보냈을 것이다.


그냥 2월 25일 1시경에 느낀 생각일 뿐이다. 그게 1시간도 안 간다. 그리고 또 그 생각은 오늘 저녁 8시든, 내일 오전 11시든 칠 수 있다.


'ADHD가 하는 말은 80% 걸러 들어야한다'라는 걸 이 오빠가 처음으로 알려주었다. 그건 비단 내 주변 사람들 뿐만 아니라, 나 자신에게도 도움이 된다. 그건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리는 것과는 다르다! 무시하란 뜻이 아니다. '의견이 접수되었습니다' 정도로 받아들여야한단 거다.


대인관계에서 문제는 이럴 때 발생한다. 그걸 무겁게 받아들이고, 나에게 조언이나 위로를 하려는 경우. 그냥 '의견이 접수되었습니다' 정도로 생각해야하는데, 진지하게 거기에 대해 얘기를 들어주려고 하면 서로에게 안 좋다. 나의 주의 전환 속도는 매우 빠르다. 오히려 그 상대방 때문에 그다지 그 얘기 할 필요도 없었는데, 땅굴을 판 셈이 된다. 상대방 마음도 너무 무거워진다. 이에 대해 오빠랑도 정말 많이 얘기했지만, 아무리 봐도 저 오빠는 ADHD 아동들에게 피아노를 가르치는 일을 해서 이걸 잘하는 거 같다. 왜냐하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왜 이렇게 말이 이랬다 저랬다 해. 뭐가 진짜야.' 하며 혼란스러워한다. 카톡으로 막 와다다 화를 내는 거 같았는데, 영상통화에서 방긋방긋거리고 있기도 했다. 텍스트일수록 더욱 충동성이 나오기 쉽기 때문이다.


오빠가 들어줬던 가장 좋았던 예시가, 어제는 피아노 싫어! 했다가 오늘은 피아노 너무 좋다고 하는 아이가 있을 때, 피아노 싫다고 했다고 그만두게 하면 안 된다는 거였다. 누구나 악기를 배우다보면 어느 날은 싫고, 어느 날은 좋을 수 있다. 그게 아이일 경우에는 보호자가 그러려니 한다...


감정 자체를 그 순간순간 강렬하게 느끼니, 아이랑 똑같이 그때그때 하고 싶은 말을 뱉어야 하고, 그걸 조절하는 능력이 부족하다.


오늘도 영국 페스티벌에 폭풍 지원하고 있다. 70군데 이상 넣었으면 이제 더 이상 페스티벌이 없을 때도 되었는데 계속 구글에 발견된다. 8월 말에만 15군데 넣었니, 8월 말이 제일 유력하다. 그 외엔 5월 말에도 12군데로 좀 쏠려있다. 내가 아주아주 사랑하던 게 사람만 있던 게 아니어서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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