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 시드니 대학교, 학교라도 마법사처럼

by 이가연

동물원 구경 후엔 시드니 대학교로 향했다. 해리포터 영화 촬영지는 아니지만, 마치 그 분위기가 난다고 알려진 학교다. University of Sydney 라서 혹시 얘네도 UoS라고 부르나 찾아보니, 그건 아니고 USYD 라고 부른다고 한다. (석사 졸업한 학교가 University of Southampton이다)

시드니 대학교에선 고마운 혼자 다니던 중국 사람을 만났다. 사진 더 찍고 싶은데 없냐고 열심히 찍어줬다. 본인이 가지고 있던 디카로도 찍어줘서, 나중에 위챗으로 보내주기로 했다.


학생이고 싶다. 학위 콜렉터로 살고 싶다. 학위 많이 따는 사람들 전 세계에 이미 다 존재한다. 비록 마법사는 못 됐지만, 이런 학교 다니면 얼마나 좋을까. 물론 내가 졸업한 학교도 캠퍼스가 예뻤지만 수업 기간이 6개월 밖에 되지 않았다!!!!! (영국 석사는 그렇다. 솔직히 다른 나라와 형평성에 어긋난다고 생각한다. 난 더 다니고 싶었는데.) 하지만 석사를 한 번 더 하게 된다면 하고 싶은 학교는 도심 속의 학교라 캠퍼스랄 게 없긴 하다.

여행에 날씨가 참 큰 영향을 미친다. 어찌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지만. 분명 옥스퍼드가 시드니 대학교보다 훨씬 볼 게 많을텐데, 옥스퍼드는 우중충할 때 가서 별로였고, 시드니 대학교는 만족스러웠다. 너무 더워서 얼굴이 익긴 했다. 내 얼굴에 주근깨가 어릴 때 호주에 한 달 반 있다가 생긴 거라고 들어서 선크림을 중간중간 열심히 발랐다.

호텔 가는 길부터 매우 샤워하고 싶었다. 저녁엔 어디 갈까 한참 고민하다 쿠지 비치에 왔다. 시드니는 본다이 비치, 그리고 맨리 비치 정도 유명하다. 한국말이 너무 듣기 싫었다.. 동물원에서 특히 미치는 줄 알았다. 부지런 떨어서 얻은 게 한국인 단체 관광객이라니. 한국말이 얼마나 뇌에 스크레치 내는 기분이고, 짜증이 나서 싫은지 한참 썼다가 지웠다. ADHD가 감각에 즉각 예민하다면, 나는 항시 헤드폰을 휴대해야할 것이다..(외국인들은 별로 나에게 상처 준 적 없다는 배경을 이해해야 한다.) 드디어 해방감이 든다. 영국도 런던이 아닌 소도시 위주로 다녀봐서 이 정도까지 속으로 짜증 내는 줄 몰랐다.



저녁은 봉골레 파스타를 먹었다. (현재 시드니는 6시다) 어제는 피시 앤 칩스나 먹었고, 점심도 대충 KFC 치킨 세 조각 먹었고, 방금이 첫 제대로 된 식사였다. 여행 가면 정말 먹는 걸 귀찮아 한다. 엄마가 애기 때 서울랜드 데려갔는데 애기가 하루종일 밖에서 안 먹어서 다시는 안 데리고 나간다고 했던 적이 있다고 했다. 그 애기가 그대로 컸다. 발이 지나치게 아프지 않도록, 만보기는 수시로 보고 있다. 그런데 밥은 진짜 먹기 귀찮다. 봉골레 파스타는 매우 짜고 봉골레 소스 기름이 좔좔이었지만, 직원이 친절해서 기분이 좋았다. 난 그게 최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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