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시드니 페더데일 동물원, 캥거루 먹이 주기

by 이가연

동물원까지 가는 길이 멀었지만, 호주에서만 볼 수 있는 캥거루, 코알라, 에뮤 모두 잘 구경했다. 코알라도 자지 않고 움직이는 녀석을 볼 수 있었다. 하지만 쿼카가 제대로 없던 게 아쉬워서 동물원을 하나 더 가긴 할 거다. 타롱가 주를 갈지, 아니면 가까운 시내에 갈지 생각 중이다. 아무래도 인터넷 추천은 타롱가 주였다.

입구에 캥거루 먹이가 있다는 걸 모르고 그냥 들어왔는데, 지나다니는 프랑스어 쓰는 그룹에게 혹시 이거 어디서 났냐고 물었다가 얻었다. Excuse me가 아니라 Excusez-moi 해서 그런가. 입구에서 났긴 한데 자기가 주겠다고 하셨다. 내가 조금 가져가려고 하자 팍팍 가져가라고 손 펴보라고 했다. 근데 지나가다가 또 마주쳐서 또 주셨다. 구하라, 얻을 것이니...

옆에 아저씨가 "너가 먹으면 안 된다"하고 농담을 했는데 내가 못 알아들어서 옆에서 영어로 말해주셨다. 그러니까 불어 공부 좀. 하지만 불어 공부를 기초라도 했기에 불어가 들리면 말 걸고 싶어지는 것이다. 동물원에서 있었던 제일 재밌는 에피소드였다. 나는 여행지에서 만나는 사람이 가장 중요하다. (그냥 인생 자체에서도 그런 거 같다.) 어제도 잘생긴 백인 남자랑 수다를 안 떨었다면 재미없는 밤이었다.

덕분에 나도 먹이 주기를 해볼 수 있었다. 진짜 물어보길 잘했다. 내가 컵을 살짝 갖다만 대어도, 캥거루가 막 손으로 퍼먹어서 신기했다. 캥거루가 뛰어다니는 모습을 직접 보니 좀 웃겼다. 22년 전처럼 캥거루들을 막 풀어놓는 거 같지는 않았다.

애기 캥거루, 어른 캥거루, 그리고 작은 펭귄들도 있었다. 영국 아쿠아리움에서 봤던 펭귄들보다 사이즈가 반만 했다. 에뮤는 반면 컸다. 초등학교 1학년 때 봤는데, 그땐 키가 나만 해서 무서웠을 거 같다. 무서웠던 거 같기도 하다. 잘 기억은 안 나지만, 호주에서 에뮤라는 새를 알게 된 건 기억 한다.



코알라도 멸종 위기라는데, 이 귀여운 느릿느릿 생명체가 멸종되면 안 된다. 도시 개발 때문에 유칼립투스 숲이 많이 줄었다고 한다.



이제 시드니 대학교로 이동한다. 혹시 호주에서 학교 다니고 싶어질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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