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내가 왜 태어났는지를 이미 정해두었다. 나는 사람들 앞에서 노래하라고 태어났다. 노래로 사람들 마음을 편안하게 해 주고, 즐거움을 주라고 하늘이 날 보냈다. 난 그렇게 정했다.
그러니... 아침에 일어나서 노트북 켜자마자 매일 하던 게 어떻게든 공연 신청이었다. 그게 몇 달째 단 하나도 안 되고 있으면 스트레스가 무지막지하지 않았겠나. 한국뿐만 아니라 제 2의 고향이라고 부르짖는 영국도. 겨울엔 겨울이라 쳐도, 이제 3월이고 봄이란 생각에 더 그랬을 거다.
사람들 앞에서 노래한다는 것이, 나라는 존재 가치와도 직결되기 때문에, 그렇게 힘들 수밖에 없었다.
'그게 강의건, 타로건, 사람들에게 긍정적인 영향만 주면 좋겠다'라고 했는데 사실 그건 반은 맞고, 반은 틀렸다. 그건 하도 음악으로 성공하기 어려우니까 하던 소리였다. 난 아무리 생각해도 사람들 앞에서 '노래'하라고 태어났다.
14년 전부터 그 꿈이 확고했다. 프로로서 공연한 지도 벌써 10년이다. 아마추어와 프로의 기준 별 거 없다. 돈 받으면 프로다.
내가 왜 태어났는지 이렇게 정해둔 사람은 잘 살아갈 수 있다. 박사 과정을 하고 싶어 하든, 누군가를 좋아하든, 그런 부분들은 참 변덕스럽지만, 이것만큼은 14년 동안 변한 적이 없다. (난 28살이다. 반 평생을 사람들 앞에서 노래하는 걸 사랑했다.)
서 있을 수 있는 힘이 있는 한, 사람들 앞에서 노래할 것이다. 토니 베넷은 알츠하이머 진단을 받은 후에도 95세까지 노래하고, 96세에 세상을 떠났다. 나는 반드시 그렇게 90대 이상까지 노래할 것이다. (내 세대는 100살 이상까지 사는 게 흔할 수도 있다.) 그러니 지금 몇 달 공연이 안 잡힌다고 울고불고 힘들어할 필요 없다.
지금까지 발매곡 중엔 이 노래를 가장 좋아한다. 이 노래를 부를 때만, 매번 온몸에 소름이 돋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