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의 뜻이겠지.' 하는 생각이 2024년부터 나를 지켜줬다.
올해 거의 100군데에 달하는 해외 페스티벌에 지원했다. 그중 딱 한 군데는 최종후보까지 올랐다며, 아직도 날짜 시간이 되는지 확인 메일이 왔다. 하지만 날짜가 8월 8일이었다. 영국 직항 비행기는 적게는 왕복 100만 원에 살 수 있다. 하지만 딱 8월 초중순은 170만 원이다. 영국 오빠도 그때는 런던에 없단 걸 확인하고, 출연 불가 답신을 보냈다. 오빠를 만날 수도 있고, 비행기 가격도 적당한 8월 말이나 9월 초였으면 좋았을 것을.
또한 그사이 내 마음이 달라졌다. 한국에서 나는 페이를 받는 공연만 지원한다. 실내 공연은 적어도 음료 제공은 받아야 한다. 하지만 해외니까, 아무것도 받지 않는 공연에 그렇게 목 매어 지원했다. 그러니 현타가 왔다.
진짜 원했던 것이 아니다. 그냥 어차피 일 년에 한두 번은 영국에 가고 싶은 욕구가 큰데, 가는 김에 행사를 하고 싶었다. 가는 김에 '있어 보이는 해외 이력'을 더 쌓고 싶었다.
되어도 그만, 안 되어도 그만인데, 96군데면 힘을 좀 많이 빼긴 했다. 원체 하나에 꽂히면 무서울 정도로 한다. 그건 성공하는 사람의 필수 자질이긴 한데... 멈추는 연습도 해야한다.
필요했던 건, 우수수 쏟아지는 페스티벌 합격 메일도 아니었고, 싼 비행기표도 아니었다. 지금 생활을 '견디는' 게 아니라 충만하게 잘하는 것이었다. 매달 두번씩 꾸준히 공연이 잡혔다면 영국 생각이 안 났을 것이다. 거기에 매주 한두번씩 타로 상담과 한두번씩 노래 레슨을 했다면, 더욱 확실하다. 대단히 많은 걸 바라는 게 아니라 생각했는데, 그조차도 전혀 일이 안 들어오니 절망적이었다.
대안을 찾다 보니 시선이 너무 분산되었다.
하늘은 진짜 원했던 걸 줄 것이다. 내가 배워야 할 될 걸 다 배우고, 깨우치면, 어차피 줄 거다. 언제 바뀔지 모르지만 지금의 나는 올해 영국 갈 생각이 없다. 소박한 꿈이 이뤄지길 더 바랄 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