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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영국 가면 할 일

by 이가연

1. 공연하기 *

한국엔 공연할 장소가 없다. 반면 영국에서 오픈 마이크를 더 이상 안 한 이유는, 뮤지션 대우가 없었기 때문이다. 한국은 그래도 실내에서 노래하면 사람들이 어느 정도 조용히 해주고 듣는다. 그런데 역시 영국 펍인지라 너무 시끄럽고 아무도 안 듣는다고 느껴져서 힘들었던 적이 있다. 다른 데 가면 되지 뭐.


2. 학교에 도움 되기 **

각기 다른 7군데에 메일을 보냈는데, 한 번에 답신이 온 건 한 번도 없었다. 그중 두 번은 내가 한 번 더 보내니까 답장이 왔다. 정말 영국스럽다. 어째 무료로 도움이 되어주고 싶다고 해도 답을 안 한다. 현재로선, 한 교수님이 졸업 논문으로 케이팝 관련 쓰는 학생들이 있는데, 한 번 날짜 잡아서 만남을 해볼 수도 있겠다고 하신 게 있다. 아직 정확히 정해진 건 없어서 4월쯤 다시 한번 연락드릴 예정이다.


3. 청강하기 ***

이미 두 교수님들한테 메일 보내서 허락을 받아 두었다. 이건 그때쯤 되어서 강의실 어디냐고 메일 보내면 되니, '최소한 청강은 할 수 있겠구나' 싶다. 학교 다니고 싶다. 수업 듣고 과제하는 게 세상 즐거웠던 나는 정말 학교가 너무 다시 다니고 싶다. 나중에 한국에서 교수가 되면 쓰려고 수업 자료들도 다 잘 저장해 두었다. 1억 있으면 두 번 생각할 거 없이 석사 한 번 더 하고싶다. 학생인척 학교 수업 들으러가는 게 제일 기대 된다.


4. 커리어 컨설팅받기 *

내 책에 학교 커리어 컨설턴트의 인터뷰를 실었을 정도로 커리어 부서랑 자주 교류했다. 뮤지션으로서, 보컬 트레이너로서 앞으로 어떻게 커리어를 만들어나가야 할지 이야기를 나눴다. 내 이력서를 보고 정말 오버 스펙이라고 걱정할 거 하나도 없다는 말씀 해주셨을 때 거의 울 뻔했다. 한국에서 절대 서류 합격도 안 된다는 얘기 하면 아무래도 영국 다시 오라고 할 거다. 당분간 내가 진정으로 좋아하는 크리에이터 (가수, 작가, 유튜버)로만 있을 생각이니, 뮤지션으로서 어떻게 하면 더 주목받고 잘될 수 있을지 이야기하려 한다.


5. 오빠랑 타로 & 점성술 나잇 **

얼른 맥주에 감자튀김 먹으면서 점성술 주사위 또르르 굴리고 싶다. 꿀잼 보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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