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학원 상담문의를 4군데 다 까였다. 몇 년 전에도 1회 상담으로 뮤직 퍼포먼스 (보컬) 학교 리스트를 받아와서 그중에 킹스턴, 웨스트 런던, 사우스햄튼 대학을 지원했다. 인터넷만 찾아보면, 이 학교가 클래식인지 실용음악인지 알 수가 없었기에 그 상담이 큰 도움이 되었다. 그래서 이번에도 같은 방식으로 학교 리스트를 받고 싶었는데 실패했다. 지금 나는 석사 풀펀딩으로만 찾고 있기 때문이다. 내가 인터넷 찾아도 안 나오는걸...
생각하는 전공은 음악 치료나, 음악 교육이다. 음악 교육은 지난 영국 대학원 원서도 썼었다. 하지만 나의 가장 큰 꿈은 글로벌 아티스트가 되는 것이기에, 석사도 그대로 퍼포먼스로 선택했다. 학사를 이미 실용음악과 보컬을 나왔는데, 석사는 다른 전공을 선택하는 게 커리어에 유리하다는 정도는 알고 있었다. 그런데 도저히 내 꿈은 퍼포머라서, 킹스턴은 심지어 음악 교육으로 합격했는데 음악 퍼포먼스로 바꿔달라고 학교에 요청도 했었다. 그 요청이 받아들여졌지만, 사우스햄튼이 장학금을 받아서 바꿨다.
그래서 음악 치료 쪽이 더 하고 싶은데, 음악 치료 대학원은 한국에도 잘 되어있다. 석사 유학을 갔던 이유 중 하나는, 한국에는 제대로 된 실용음악 대학원이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한국 실용음악과 논문 찾아보는 것도 즐겨했는데, 어떤 논문은 혼자서 내가 넉넉잡아 한 달 안에도 쓸 수 있을 것 같았다.
내가 과연 간절하게 한 번 더 석사 하는 것을 바라는지 생각해봐야 한다. 지난번과 완전히 다르다. 그때 나는 유학의 꿈을 10년 가까이 꿨고, 이미 학사 입학시험도 영국과 일본을 봤었다. 그러니 간절했다. 그런데 한 번 석사를 마친 이 상황에서도 간절한가?
그리고 이제 아는 건 많아지고, 돈은 없어져서, 상당히 까다로워졌다. 일단 사우스햄튼 같은 '내 기준' 시골은 안 된다. 대도시여야 하는데 생활비가 비싸선 안 된다. 하하하. 전에는 학비가 얼마든, 생활비가 얼마든, 내가 그 학교에 가고 싶으면 집에서 해 준다 하셨다. 이젠 초기정착비용 정도밖에 없어서, 석사 수업을 들으면서 주 20시간씩 학교에서 일하려면 쉽지 않을 거다.
무엇보다 지금 내가 가장 바라는 건 한국에서 행복하게 사는 거 아닌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