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폐 스펙트럼 장애(ASD)와 ADHD는 둘 다 신경발달장애이다. 그래서 함께 진단받는 사람도 많다. 내가 ADHD일 거라곤, 평생 살면서 한 번도 의심해 본 적이 없기에, 혹시 나도 자폐 성향도 같이 있는 게 아닌지 걱정한 적이 있다. 하지만 자폐는 해당되지 않는다.
공통점은 둘 다 감각에 민감하고 사회적 어려움을 보인다. 타인의 의도를 정확히 파악하는 것이 어렵다. 또 관심 있는 분야에 극도로 몰입하곤 한다.
하지만 사회성, 보여지는 면에서 차이가 있다. ASD는 유머와 같은 사회적 신호를 읽는 게 어렵다. 상대방이 관심 없음에도 자기가 좋아하는 주제를 길게 말할 수 있다. 이런 장면은 드라마, 영화에서도 흔히 보인다. 반면 ADHD는 유머, 농담을 좋아한다. 다만, 갑자기 다른 얘기를 꺼낸다든가 상대의 미묘한 변화를 전혀 눈치채지 못할 수 있다. 대화할 때 ADHD는 얼굴 표정이 풍부하고, 손을 많이 사용하면서 말하고, 억양도 감정적으로 다양하다. 그래서 영국에 있을 때 한 친구가, 언니 보면 뮤지컬 보는 것 같다고 했다. 반면 ASD는 표정이 제한적이고 억양이 단조로울 수 있다. 또 특정한 몸짓을 반복하는 경향이 있다.
그리고 나는 어릴 때 언어 발달이 굉장히 빨랐다고 한다. ASD는 언어 발달이 늦을 수 있고, 특정 단어를 반복적으로 사용하는 경우가 있다.
마지막으로, 행동 패턴에서도 ASD는 반복적인 행동을 좋아하고 일정한 루틴을 유지하려 한다면, ADHD는 끊임없이 새로운 자극을 찾는다.
ADHD 진단 덕분에 세상을 보는 시야가 넓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