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한다고 말했다니 꺼지라고 했다’ 이 곡에 얽힌 이야기를, 오빠한테 지난 1년 넘게 한 달에 세 번꼴로, 대충 50번은 넘게 한 것 같다. 많이 얘기하면 무뎌진다는 걸 몸으로 확인했다.
그때를 생각하면, 그게 인간이 살면서 평생 한 번이라도 느낄 수 있는 정도의 통증인지 궁금하다. 대중 가요 가사에서 아무리 '심장이 찢어진다'해도 비유적 표현이 아니었던가. 지금 내 심장을 검사해서 어디 문제가 있다면, 그때 외상 입었던 게 아닐까 싶을 정도다. 찾아보니, 급성 스트레스성 심장증후군이었을 수 있다고 한다. 심장 기능을 제대로 못하는 것처럼 느껴졌기 때문에 진짜 맞는 거 같다.
아마 한 20번째까지만 해도, 그때 통증의 1/100은 느꼈을 거다. 지금은 아무렇지 않다. 그냥 시간이 흘렀기 때문이 아니다. 말하면서 그걸로 웃기기도 하고, 다양한 방식으로 소화시켰기에 가능했다. 반대로 그냥 덮어두고 지나가기만을 기다렸다면, 그 상처는 안에서 곪았을지도 모른다.
물론 범죄나 죽음, 생명의 위협을 느낀 트라우마는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하다. 그게 아니라 '언젠가 시간이 많이 흐르면 무뎌지긴 할 거 같은데'라는 생각이 드는 일이라면, 많이 말해보는 걸 추천한다. 감정은 꺼내야 흐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