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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 제작기 #8 마케팅 계획 (1)

by 이가연

앨범 작업하다가, '어우 쌍노무새끼.'라는 생각이 계속 들어서 평소에 쓰지도 않는 말인데 왜 그럴까 생각해 봤다. 엄마가 동생 보고 그랬던 어릴 적 어렴풋한 기억이 있다. 진짜 악의가 담긴 욕은 아닌데, 욕하고 싶을 때 쓰는 단어로 머리에 입력되어 있었나 보다.


어후. 작년에 2곡 낼 때도 다시는 안 이런다 다짐했는데, 4곡 내려니까, 마감일도 촉박하니까 기절하겠네. 지난 몇 주 동안 '기절하겠네.'라는 말을 수십 번 했다.


앨범 내는 거 자체가 힘든 게 아니다. 작년 1월, 4월, 8월과 올해 1월에 쓴 곡을 모아 내는 것이니, 그때 느낀 감정들을 다 쓰나미처럼 맞아야 된다. 작년의 나를 가장 잘 아는 오빠 왈, 정말 존경스럽다고 했다.


'지금은 2025년 4월이고, 지금 느끼는 감정은 저 곡을 썼을 당시의 감정이 밀려오는 것이지 지금의 것이 아니다. 배우가 역할 몰입된 거랑 비슷한 거다. 나 이런 감정 느낀 지 꽤 됐다.'라고 계속 생각해줘야 한다.


어후 쌍노무새끼. 마케팅 비용을 쳐발쳐발해 가지고 이 앨범 듣게 만든다!!! 불가능하다. 나의 예산으론 몇만 명 노출될까 말까다.


내친김에 마케팅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겠다. 현재 유튜브로 실험 중이다. 자고 일어난 사이에 구독자가 확 늘었다. 유튜브 시작한 지 10년 됐는데, 이런 적은 처음이다. 다음 달에 더 많은 예산을 들이려 한다.


인스타그램은 놀라울 정도로 구체적으로 광고 노출 대상을 선택할 수 있다. 대한민국 25-29세 남자, 관심사는 노래, 음악, 지역은 서울, 부산과 같이 설정 가능하다. 유튜브는 아쉽게도 대한민국 외에는 설정이 불가하다.


가게 홍보는 솔직히 어느 정도 효과가 있는지 잘 모르겠다. 만 원이면 매장에 20회 정도 틀어주는데, 차라리 인스타그램 광고에 돈을 쓰는 게 더 나아 보인다. 인스타에선 만 원이면 천명 넘게 도달할 수 있는데, 가게는 과연 하루에 한 명이라도 찾아서 들어볼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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