딱 작년 이맘때 썼던 이번 앨범 타이틀곡 '아직, 너를' 가사다.
Verse)
네가 어떻게 지내는지
알고 싶지 않다 말하지만
- '왜 이 가사로 시작했지.'하고 떠올려보니, 당시 "하나도 안 궁금해. 알고 싶지 않아."라고 말할 수 있던 겹지인 친구 한 명이 있었다. 결국 이 곡을 쓰게 된 데엔 두 사람이 있었고, 비율은 98 대 2 쯤 된다. 그 말이 거짓말이 아니라, 그때는 진심으로 알고 싶지 않아서 말한 거였다. 이래서 현명한 사람은 내 말을 걸러 듣는다고 하나보다. 본인 감정 인지하는 것이 되게 느리다.
문득 걷다 너를 마주할 생각만 하여도
심장이 아플 것만 같아
- 이 곡 쓰고 몇 주 안 지나서 스쳐 지나가긴 했다.
Pre-Chorus)
하지만 네가 준 상처를 뒤로 한 채
한 걸음 한 걸음 나아가고 있어
- 이 프리코러스 부분도 핵심이 담겨있다. 작년 한 해 중에 가장 빛났던 시기가 4월 말부터 6월 초까지였다. 그러니 나도 내가 지금 잘하고 있다는 걸 알고 있었다.
Chorus)
아직 너를 내 안에서 잊을 수 없다 하여도
그게 나를 짓밟고서 멈추게 하진 않을 거야
아직 네가 보고 싶어 언젠가 한 번이라도
- 이 곡이 나온 이유가, 이 가사에 담겨있다. '4월인데 내가 왜 아직도.'라는 생각이 무의식에 깔려있었다. 2025년 2월까지 이런 곡 쓰니까 그냥 즐기라고 말해주고 싶다.
잊으려 하진 않을 거야
사랑했던 그대로 기억해
- 많은 사람들이 이런 발라드곡을 '이별 노래'로 생각하고 듣는다. 각자의 사정에 맞게 몰입하여 듣게 된다. 나는 '내가 사랑했던 그대로'라는 의미로 썼다.
*반복*
Chorus)
아직 너를 사랑해서 잊을 수가 없는 거야
그게 나를 아프게 해 멈출 수가 없도록
- 마지막 후렴인 만큼, 노래가 제일 고조된다. 뒤에 가서 마음을 인정하는 가사 패턴이, 내 가사에서 자주 있던 거 같다. '전혀 신경 안 쓰고 잘 살고 있다'고 믿고 있었는데, 무의식이 빼꼼하고 튀어나와 '아니지롱'하는 거 같았다.
아직 네가 보고 싶어 언젠가 한 번이라도
잊으려 하진 않을 거야
사랑했던 그대로
사랑해 사랑해 사랑해 사랑해
- '사랑해'라고 직접적으로 말하는 가사가 들어간 곡이 지난 13년간 딱 2곡 있는데, 그 2곡이 이번 앨범에 실렸다.
이 노래를 이별 노래로 들을지, 회복 과정의 노래로 들을지는, 전적으로 대중들에게 달려있다. 어느 쪽이든 둘 다 곡 안에 살아있다. 많은 사람들의 마음에 닿아, 위로가 되길 바란다.